[Exhibition]< Counterbalance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보고전

아르코미술관은 3월 20일 부터 5월 20일 까지 < Counterbalance > 전시를 선보인다. 전시는 2017년에 이탈리아에서 개최되었던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보고전.  당시 비엔날레에 참여했던 코디최와 이완 작가의 전시를 아르코미술관 공간에 맞춰 설치했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전시를 단순히 재현하지 않고 두 작가 모두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Image | 이완, <고유시>와<더욱 밝은 내일을 위하여> 가 함께 전시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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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의심의 눈초리, 해외에서는 칭찬 일색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이 준비되던 당시, 한국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발발했다. 국정농단 사태에 예술계가 연루되면서 자연스레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선정과정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예술감독으로 선정된 이대형이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되었다는 가짜 뉴스가 등장했고 루머는 순식간에 퍼졌다. 24시간 만에 ‘ 페이크 뉴스(Fake-news)’ 라는 게 밝혀졌지만 이미 퍼져나간 루머는 의심의 눈초리를 키웠다. 기업들은 비엔날레 후원금을 취소했고 각종 예술 단체는 관련 특강, 학술세미나, 인터뷰까지 취소했다. 불신의 여파로 작가는 작품 설치비용을 40%나 절감해야 했으며 예술감독은 심리적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한국의 현대사 속에서 우여곡절을 겪으며 준비된 전시였다. 그러나 막상 베니스에서 개막한 한국관 전시는 성공적. 개막식부터 외신들의 칭찬이 쏟아졌다. 전시 오픈과 함께 아트넷(Artnet) 선정 탑 5, 아트시(Artsy) 선정 탑 11, 월페이퍼(Wallpaper)가 뽑은 탑 10, 아트뉴스페이퍼(Artnewspaper)가 뽑은 탑 8에 선정되었으며 한국관 역대 최다인 402,435명의 관객수를 기록했다. 전시는 뉴욕 타임스, CNN, 아틀란틱, 로이터, 텔레그래프, 가디안, 프리즈, 아트뉴스, 아트리뷰 등 해외 매체로 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에서는 불신의 눈초리를 받았지만 상반되게도 해외에서는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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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 트랜스-네셔널(trans-national) 과 트랜스-제너레이셔널(trans-generational) 문제의 교차

Image | 이완, < MR. K 미스터케이 > 아르코미술관 설치 모습

2017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는 ‘할아버지-아버지-아들’ 3세대의 시각으로 ‘한국-아시아-세계’를 바라보았다. 코디최(2세대)를 중심으로 이완(3세대) 그리고 실존인물인 미스터 K(1세대)로 대표되는 ‘3세대 구성’ 가족 계보를 연출해 3세대의 관점과 세 가지 지정학적 관점을 결합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그리고 전세계에 팽배해 있는 정치, 경제, 문화적 불균형의 문제를 다루며 오늘날 세상을 관통하는 뒤틀린 가치와 갈등의 뿌리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의 근대사를 재방문한다.

1961년 태어난 코디최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80년대 미국에 이민을 갔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한국과 미국, 더 크게는 동양과 서양 사이에서 한국인 이민자로서 겪어야 했던 문화적 불균형을 패러디와 차용을 통해 표현해 온 작가. 전시에서 그는 서구 문화와 직접 충돌한 ‘아버지’ 세대를 대표한다. 1979년에 태어난 이완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세계의 불균형 문제를 내밀하게 들여다본다. 특히 2013년 이후 이어오고 있는 <메이드 인> 시리즈는 한 끼의 아침 식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아시아의 10개국을 탐방하며 직접 쌀을 재배하고, 설탕을 만들고, 나무젓가락을 만드는데 총 5년이란 시간을 투자한 일종의 퍼포먼스 작업이다. 그는 실제 아시아 각국을 돌며 현장 사람들을 만나고 해당 국가의 생산 시스템 속에 들어가 아시아 내부에 존재하는 문화, 역사, 경제, 정치, 사회의 문제를 탐구한다. Mr. K는 ‘할아버지 세대’를 대변하는 실존 인물이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8.15 광복과 6.25 한국전쟁을 거쳐, ‘한강의 기적’, 군사독재, 1997년 IMF까지 몸소 체험한 익명의, 수백만 명인 우리 모두의 할아버지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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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 이완, < MR. K 미스터케이 > 아르코미술관 설치 모습

Mr.K라는 고스트를 소환하면서까지 3세대의 관점을 구성한 이유는 ‘가족사진’에 있었다고 예술감독 이대형은 밝혔다. 그는 가족이야말로 인류가 지금까지 인류의 가치를 지켜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며, 앞으로도 지속적해서 용서와 화해로 인류의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한국의 문제가 아닌 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문제라고 보았다. 전시장을 방문한 각국의 인사들은 “‘트랜스-네셔널(trans-national)’의 문제와 ‘트랜스-제너레이셔널(trans-generational)’의 문제를 교차해 한국-아시아-세계의 문제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있음을 보여준 매우 명쾌한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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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미술관에서 펼치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보고전

Image | 코디최, <베네치안 랩소디> 설치모습 (사진제공 : 아르코미술관)

아르코미술관에서 5월 20일 까지 선보이는 <Counterbalance>전시는 2017년에 개최된 베니스비엔날레의 귀국보고전이다. 2017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했던 코디최와 이완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두 작가 모두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베니스 한국관 외부에 설치해 전 세계 매체의 주목을 이끌어낸 코디최의 <베네치안 랩소디>는 아르코미술관 외부 설치가 불가능해 미술관 내부(1층)로 들어 왔다. 이완은 <고유시 Proper Time>와 <Mr. K 그리고 한국사 수집>, <더밝은 내일을 위하여> 등 베니스에서 선보인 작품뿐만 아니라 규모를 확장하며 각각의 작품 사이에 ‘불 꺼진 주방,’ ‘미용실’, ‘레스토랑’ 의미를 도입해 초현실적인 공간을 구성했다. 한국관의 전시 개념을 드러내는 또 다른 작가이자 이완 작가의 동명 작품이기도 한 제3의 인물 ‘Mr.K’는 이번 귀국보고전에서 더 큰 규모로 전시되었다. 이완 작가가 황학동에서 단돈 5만원에 구입한 사진 1,412장의 실존인물인 故 김기문씨의 삶을 통해 한 개인의 치열한 삶을넘어 한국 근대화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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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민경 (monthlyart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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