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찾아라
박물관에서 즐거운 보물찾기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023. 4. 25 – 8. 20
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과 함께 어린이들의 방학도 시작되었다. 긴 기간 동안 무엇을 하며 보내야 할지 막막해질 때, 시원한 박물관을 찾아보자. 박물관도 즐거운 놀이터가 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린이를 찾아라!”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상설전시실 곳곳에 있는 ‘어린이’ 관련 전시품 20건 25점을 소개한다. 참가자들은 지도를 들고 전시관을 요리조리 다니며 유물에 등장하는 어린이를 보물찾기하듯 찾아볼 수 있다.
천진난만한 어린이는 옛 미술품에서 여러 모습으로 등장한다.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을 외치던 석가모니를 표현한 고려시대 〈탄생불〉 종교미술 속 어린이를 담았다. 〈백동자도〉에서 포도와 연꽃 넝쿨을 잡고 놀고 있는 어린이는 다산과 풍요를 기원한다. 조선시대 풍속화에서도 다양한 모습의 어린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서당에서 공부하거나 씨름판에서 엿을 팔며 생계를 돕기도 한다.
탄생불, 고려 13-14세기, 신수 3721
석가모니 태자가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은 뒤 오른손으로 하늘을, 왼손으로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 天上天下 유아독존 唯我獨尊’이라고 말했다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표현한 탄생불이다. 갓 태어난 아기임에도 석가모니 태자는 성스러운 존재로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씨름, 김홍도(1745-1806 이후), 조선 18세기, 본관 6504-22
체격 좋은 두 사람이 힘겹게 씨름하고 있다. 사람들이 둥글게 앉아 이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긴박한 씨름판 분위기와 달리 시합에 무관심한 듯 씨름판을 등지고서 엿을 파는 아이가 눈에 띈다. 대개 조선시대 평민층 남자아이들은 열 살이 되면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림 속 아이가 멘 엿판에 엽전 몇 개가 있다. 생각보다 장사가 잘되었는지 아이 표정이 밝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친구들과 어울려 놀이하거나 어른의 심부름을 하는 모습은 오늘날 아이들과 비슷한 점이 많다. 옛 미술품 속 어린이의 모습을 만나면서 그들과 우리를 비교해보거나 옛사람들의 어린이를 향한 다양한 시선과 표현 양상을 감상해보자. 어린이를 찾아 박물관의 곳곳을 살피다 보면 딱딱하던 공간이 놀이터가 되고, 어려웠던 고미술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보물찾기가 끝난 후 온라인 활동지(▶온라인 활동지 바로가기)까지 수행한다면 학습과 놀이, 둘을 한 번에 잡은 일거양득의 시간이 될 것이다. 수준 높은 특별전도 준비되어 있으니 이번 방학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즐거움을 찾아보자.
특별전 정보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기간: 2023. 6. 2 – 10. 9
장소: 기획전시실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상형토기와 토우장식토기기간: 2023. 5. 26 – 10. 9
장소: 특별전시실
글, 사진: 문혜인
자료: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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