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시선을 따라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2023. 6. 2 – 10. 9

국립중앙박물관의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는 영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내셔널갤러리와 함께 준비한 특별전시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온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르네상스시대 회화부터 인상주의 회화까지 대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보티첼리, 라파엘로, 티치아노, 카라바조, 푸생, 벨라스케스, 반 다이크, 렘브란트, 터너, 컨스터블, 토머스 로렌스, 마네, 모네, 르누아르, 고갱, 반 고흐 등 시대를 대표하는 서양 미술의 거장 50명의 시선을 따라 유럽의 풍경을 상상해본다.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르네상스, 종교개혁, 그랜드 투어, 프랑스 대혁명, 산업혁명 등을 거친 유럽은 사회·문화 전반에 지대한 변동이 있었고, 거듭된 변화의 바람은 고스란히 화가들의 화폭에 담기게 되었다. 전시는 미술의 관심이 ‘종교와 신’에 집중되던 시대에서 ‘사람과 일상’에 대한 주제로 확장되어가는 과정을 4부에 나눠 설명한다. 1부에서는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에 관한 관심과 함께 인간을 돌아보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을 소개한다.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 국가의 미술과 프로테스탄트 국가의 미술은 2부에서 전개된다. 3부에서는 꾸준히 확장된 사람에 관한 관심을 표현한 18-19세기 작품을 조명한다. 이후 프랑스 대혁명을 거침에 따라 개인의 자유와 행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에 등장한 인상주의 작품들을 통해 몇 세기에 걸쳐 예술이 우리 곁에 가까이 오는 과정을 살펴본다.

전시장에 이어지는 아치 형태의 회랑은 고풍스러운 미술관의 느낌을 더해준다. 덕분에 유럽 여행에서 느꼈던 설렘과 추억을 되새겨볼 수도 있다. 전시는 유럽의 변화하는 시대상을 통해 미술과 문화, 세계사를 전반적으로 톺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작품마다 덧붙여진 친절한 설명과 별도로 제작된 영상은 전시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는 멀리 떠나는 수고로움 없이도 거장의 시선과 함께 풍성한 유럽을 만날 수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글, 사진: 문혜인
자료: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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