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꿈속에서는 계획이 있다(In our dreams we have a plan)

국제갤러리 부산 

2019. 8. 14 – 10. 27

kukjegallery.com


수퍼플렉스 프로필 이미지, 사진: Luka Rone

수퍼플렉스 프로필 사진, 사진: Luka Rone

국제갤러리는 이달 14일부터 10월 27일까지 덴마크 출신 작가그룹 수퍼플렉스(SUPERFLEX)의 개인전을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선보인다. 1993년 야콥 펭거(Jakob Fenger),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Bjørnstjerne Christiansen), 라스무스 닐슨(Rasmus Nielsen)이 결성한 그룹인 수퍼플렉스는 현대사회 속 작가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며 글로벌 세계 및 권력 시스템의 성격을 고찰해왔다. 

이번 전시 제목은 1976년 발표된 아바(ABBA)의 <머니 머니 머니(Money Money Money)> 곡의 가사 한 소절을 차용한 것으로 기존 가사의 ‘나(I)’를 ‘우리(we)’로 바꿔 더 이상 개개인이 맞서 싸울 수 있는 것이 아닌, 인류 전체가 당면한 위기를 시사한다. 

수퍼플렉스, < Bankrupt Banks >, 《The Corrupt Show and the Speculative Machine》 전시전경, 후멕스 현대미술재단, 멕시코 시티, 멕시코, 2013, 사진: 수퍼플렉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수퍼플렉스, < Connect With Me > , Steel tubes, polyurethane enamel paint, 423 x 75 x 86 cm, 2018, 사진: Ben Koechlin,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갤러리 한쪽 벽면을 장식하는 < Bankrupt Banks > 작업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당시 파산을 선언하고 여타 금융 및 정부 기관에 인수된 은행들의 로고를 회화의 형태로 번안한 작업이다. 한때 권위와 자신감의 상징으로 기능하도록 고안된 로고들이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징물, 실패한 권력구조의 초상이 되어 내걸린다. 그 반대쪽 벽면에는 2008 년 7월 14일 얼라이언스 앤드 레스터(Alliance and Leicester)가 산탄데르 은행(Grupo Santander)에 인수되었다는 사실을 시작으로, 세계 금융권의 구조조정에 대한 전체적인 연대기가 기다란 검은색 패널 위에 정리되어 있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변칙성을 시각화한 또 다른 작업인 < Connect With Me >는 동시대 가장 논쟁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치 변동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급변하는 사회를 자연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착안한 < Après Vous, Le Déluge > 조각 작품은 기후변화에 대해 경고한다. 벽면에 새겨진 세 개의 푸른 유리 조각은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에서 정리한 예상치에 근거하여 향후 기후변화에 따라 상승할 해수면의 높이를 의미한다. 시대를 가늠하는 새로운 눈을 제공하는 것이 현대미술가의 역할이라 상정할 때, 수퍼플렉스는 우리의 현재와 근미래를 추동하는 비가시적 힘을 충실히 시각화해 내고자 한다.

자료 제공: 국제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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