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미술관 속 사진페스티벌 – 사진과 너, 나, 우리의 대화
사진과 너, 나, 우리의 대화
우리에게 사진은 무엇일까. 사진의 의미를 살펴보는 전시가 전국 4개 시도립미술관에서 잇달아 열린다. <미술관 속 사진페스티벌>이 바로 그것. 이에 ‘사진 한국을 말하다’라는 대주제 하에 <사진과 사회전>(대전시립미술관, 2013.12.6~2.16), <사진과 도시전>(경남도립미술관, 1.16~4.16), <사진과 미디어전>(서울시립미술관, 1.28~3.23), <사진과 역사>(광주시립미술관, 2.6~4.13)가 각각 진행(개최일 順)된다. 또한 아르코미술관에서는 ‘사진과 담론'(1.10~3.21) 워크숍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 사진기가 대량 보급된 당대 우리 사진문화의 현주소를 살펴보자는 계기로 마련됐다. 사실 동시대 현상을 담아내는 예술 장르 중 사진만한 것이 없다. 게다가 ‘찍는다’로 표현되는 사진 이미지 생산 과정이 더 이상 특정 작가의 전유물이 아니며 유효하지도 않은 가운데, 이번 전시는 그러한 대중적 에너지가 “한국 사회와 문화예술의 발전 그리고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 요소로 작동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한다. 특히 <미술관 속 사진 페스티벌>은 “국내에서 최초로 진행되는 릴레이 사진전으로 각 도시가 저마다의 주제를 갖고” 기획했다.
그럼 각 도시를 순회해보자. 대전시립미술관의 <사진과 사회전>은 60여 명(팀)이 참여한 대규모 전시였다. 전시 타이틀이 암시하듯 “사회를 다루거나 사회 속에 뛰어드는 사진예술의 태도와 방법을 ‘비판적 성찰과 참여, 개입, 동행’ 등의 관점에서 조망”했다. ‘성찰’, ‘행동’, ‘공동체’, ‘공공’의 전시 구성으로 사진작업은 물론이고 아카이브도 소개했다. 이어 개최된 경남도립미술관의 <사진과 도시전>은 10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도시의 풍경과 그곳에서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추한다. 작가의 시선이 담긴 사진을 통해 “즉각적으로 도시 풍경을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는” 전시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사진과 미디어전>을 전시 타이틀로 내걸었다. 이는 우리 삶의 행위와 그 양태를 매체를 통한 사진을 조망함으로써 보여준다는 기획의도를 내포한다. 과거 존재했던 매체 속 사진, 즉 보도사진, 광고사진은 물론 최근 등장한 SNS 속 사진 이미지를 함께 보여주며 이른바 ‘미디어의 시대’에 사진은 과연 우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볼 계기를 마련해준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립미술관의 <사진과 역사전>은 말 그대로 우리의 삶의 흔적을 기록한 사진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록’의 의미를 단순하게 해석한 것이 아니라 기록자 시선의 영역으로까지 확대, 당대를 바라봤던 사진가의 태도를 ‘Document’, ‘Monument’, ‘Memory’ 세 영역으로 나줘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번 <미술관 속 사진페스티벌>은 전시로서 어떤 의의를 가질까? <미술관 속 사진페스티벌> 운영위원회 위원장인 박주석 명지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사진 찍기의 대상이 자연과 풍경에 경도되어 있는 아마추어 사진가, 일반 시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며 “전문 작가들이 다루는 대상은 사회적 의제, 즉 도시, 역사, 미디어, 사회적 관계와 자본 등과 같이 우리 한국 사회가 고민하고 성찰하는 문제”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물론 한국 사회가 한두 가지 관점으로 파악될 리 만무하다. 그래서 이번 각 전시장에 걸린 전시의 주제가 다양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박 위원장은 이번 전시를 시도립미술관 순회전 형식으로 기획한 이유에 대해서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사진계의 작품 평가 기준을 미술관에 제시, 사진계와 미술계 사이의 사진작품을 보는 눈의 간극을 줄여보고자 하는 의도였다”고 밝혔다. 사진 전문 큐레이터가 거의 없는 미술관에서 소개되는 사진작가가 사진계의 시선과 다름을 지적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박 위원장은 “예산만 확보된다면 트리엔날레 형식으로 이러한 사진전시를 꾸며보고 싶다”며, “주제로 ‘자연’과 ‘풍경’을 다루는 전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창원 광주 서울= 황석권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