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Jakarta 2026
질문이 바뀌기까지의 여정
노재민 기자
World Report | Jakarta
올해 16회를 맞는 2026 아트 자카르타의 변화는 페어가 연결하는 사람과 장소의 면면에서 드러났다. 신설된 엠티엔(MTN) 마켓은 수도에 집중된 미술시장의 무대를 지역으로 확장했고, 지역 미술계가 새로운 관객과 컬렉터를 만날 수 있게 했다. 한국 갤러리들이 현지 미술계와 쌓아온 관계는 현지 제작과 협력으로 이어졌다. 아트페어와 페어 밖 갤러리, 비엔날레까지 아트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자카르타 곳곳에서 작업을 만들고 나눈 그들의 여러 방식을 살펴보자.

트레저리 아트 프라이즈를 수상한 에트자 메이샤라(Etza Meisyara)의〈Gravity of the Unheld〉
들어가며
“여기는 항상 이런가요?” 자카르타에 처음 온 내가 이 도시를 여러 차례 방문한 외신 기자들에게 거듭 물었던 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질문에는 익숙한 기준으로 낯선 풍경을 가늠하려는 조급함이 섞여 있었던 것 같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으레 국제 아트페어에서는 세련된 부스 프레젠테이션을, 비엔날레에서는 충분한 외국어 안내와 완결된 전시를 기대했다. 그러나 프레스 투어를 두 시간도 남겨두지 않은 자카르타 비엔날레(Jakarta Biennale)에서는 여전히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듯했고, 당시 현장에서 영어 자료를 바로 제공받지도 못했다. 나는 언어를 경유해 작업을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섣부르게 준비 상태를 평가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사흘간의 프레스 투어는 도시의 일부를 빠르게 통과했다. 차량으로 정해진 전시장과 갤러리를 오가는 일정의 마지막 날, 냉방 시설이 가동되는 전시장을 벗어나 바깥의 후덥지근한 공기와 매연을 들이마시고서야 이질적 장소들 사이에도 도시가 이어져 있다는 당연한 사실이 실감 났다. 전시장에서 본 작품 역시 그곳에서 시작되고 끝나는 것은 아닐 터였다. 자카르타의 미술신을 이해하려면 무엇이 잘 전시돼 있는가에 더해, 그 작품이 어떤 사람과 장소를 거쳐 여기에 도착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었다.
아트 자카르타
2026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6회 아트 자카르타에는 75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이 가운데 33곳이 해외 갤러리였고, 19개 갤러리가 처음 참가했다. 올해의 변화는 외형의 확대보다 페어가 연결하는 범위에서 두드러졌다. 지역의 신생 미술 플랫폼을 모은 에이제이 스코프(AJ Scope)의 ‘엠티엔 마켓’이 신설됐고, 작가 주도의 활동을 소개해 온 ‘신(Scene)’에는 39개 콜렉티브와 협업 프로젝트가 자리했다. 지난해 시작된 ‘코리아 포커스(Korea Focus)’도 이어지며 한국 갤러리들과 현지 미술계가 다시 만났다.
처음 방문한 사람에게도 현지 갤러리인 아라 컨템포러리(Ara Contemporary), 로(ROH), 가자 갤러리(Gajah Gallery)의 존재감은 선명했다. 공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설치와 작가들의 다양한 매체 실험은 부스를 둘러보는 즐거움을 주었다. 한편 기억에 남은 곳 중 하나는 서울과 자카르타에 공간을 둔 띠오(THEO)였다. 올해가 네 번째 참가라는 갤러리 관계자는 도시에 따라 달라지는 부스 프레젠테이션 전략을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큐레이팅에 무게를 두고 동시대적인 구성을 보여준다면, 아트 자카르타에서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여러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부스 앞에는 지인과 인사하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아트 자카르타에서 오가는 대화는 명함을 교환한 뒤 다음 부스로 이동하는 짧은 인사보다 편안했고 길었다. 현지 사람들이 어울리는 것을 좋아해 페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는 관계자의 설명이 이해되는 풍경을 자주 목격했다. 압축된 기획으로 갤러리의 정체성을 전달하는 방식에 익숙했던 눈에는 다소 느슨해 보일 수 있는 구성이, 이곳에서는 취향이 서로 다른 방문객이 이야기를 시작할 계기가 됐다. 현장에서 만난 컬렉터는 작품의 투자 가치보다는 자신의 소장품이 본인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얘기했다. 아트 자카르타의 부스는 갤러리의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자리인 동시에 이미 알고 지내던 사람을 다시 만나고 새로운 얼굴을 기억하는 장소였다.

로가 스폿 섹션에서 선보이는 알베르토 완마(Albertho Wanma)의
〈The Nature Womb〉과 부디 산토스(Budi Santoso)의〈Mother Trees〉
제공: 아트 자카르타
엠티엔 마켓
올해 신설된 엠티엔 마켓은 만남의 범위를 자카르타 외 지역의 작가와 새로운 구매자에게까지 넓혔다. 인도네시아 문화부의 프로그램인 엠티엔 스니 부다야(MTN Seni Budaya)가 지원하는 이 섹션에는 군도 곳곳의 신생 미술 플랫폼 6개가 모였다. 현장에서는 자바에 집중된 미술 인프라를 분산하고 지역 작가들이 활동을 지속하게 할 방안이 반복해서 언급됐다. 수마트라 최초의 작가 중심 아트페어로 설명되는 아티스트 아트페어 프칸바루(Artists–Art Fair Pekanbaru, A–AFP)의 관계자는 갤러리 같은 중개 주체를 거치지 않고 작가가 직접 부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또한 고론탈로의 예술 공동체 하트디스크(Hartdisk)가 3년마다 개최하는 벼 수확 예술축제 마 렛둥가(Maa Ledungga)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내어준 공간과 노동, 회비와 기부로 운영된다. 이번 아트 자카르타에서의 판매 수익은 2028년 제5회 마렛둥가에 보탤 예정이다.
그중 헬로굿바이 포토마켓(Hello Goodbye Photo Market)이 흥미로웠다. 헬로굿바이 포토마켓은 인도네시아 브카시(Bekasi)의 판나랩(PannaLab)에서 열리는 소규모 아트마켓이다. 주최 측은 브카시가 높은 경제적 잠재력과 지속적인 도시 인구 증가에도 불구하고, 동시대 시각예술을 위한 지속 가능한 플랫폼이 부족한 지역이라고 설명한다. 헬로굿바이 포토마켓을 기획한 판나포토 인스티튜트(PannaFoto Institute, 이하 판나포토)는 2006년 설립된 비영리 기관으로, 사진과 시각적 스토리텔링 교육을 통해 사진가와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해 왔다. 헬로굿바이 포토마켓은 예술 교육에서 미술시장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마련하려는 시도다. 이를 통해 판나포토의 교육과정을 거친 신진 사진가와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업을 발전시키고 대중에게 선보이며 직접 판매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사진을 중심에 둔 마켓이지만 소개되는 결과물은 하나의 매체나 정돈된 에디션 체계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운영자는 사진을 배우는 수업과 수입을 얻는 기회를 함께 이야기했고 수강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작업도 다룬다고 설명했다.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배운 것을 어디에서 보여줄 수 있으며, 그것으로 어떻게 활동을 이어갈 것인지가 함께 있었다.
이 작은 시장들은 컬렉팅에 입문하는 경로이기도 하다. 익숙한 작가의 이름이나 경매 기록 없이도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골라 구매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지역마다 다른 양식과 가격대의 작품이 한곳에 모이면서 관객은 자신의 취향을 비교할 수 있다. 작품을 사는 사람에게는 첫 구매의 기회가, 만드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바깥의 관객을 만날 기회가 생긴다. 엠티엔 마켓은 지역에서 마련한 작은 유통망들을 한 장소에서 서로 연결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한국 갤러리들의 참가에서도 연결의 구체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협력하는 코리아 포커스는 해외 진출의 부담을 낮추며 한국의 신진 갤러리들이 인도네시아 현지 관객을 만날 기반을 제공했다. 지난해에 이어 참가한 상히읗은 반복 방문을 통해 현지 반응을 살피고 있었고, 띠오는 기존에 이어온 참가에 지원이 더해진 점을 의미 있게 언급했다.
올해 처음으로 참여하는 샤워는 특히 임재균의 출품작 제작 과정에서 눈에 띄었다. 상히읗을 통해 이어진 인도네시아 작가들과의 인연을 바탕으로 임재균은 인도네시아 작업실에 일정 기간 머물며 현지 재료를 사용해 작업했다. 기존에 해오던 작업 방식을 다른 제작 환경에서 펼쳐본 것이다. 임재균의 대형 작품은 결국 현지 컬렉터의 구매로 이어졌지만, 그전부터 작품의 보관을 두고 로와 협력이 논의된 상태였다. 갤러리의 관심은 판매와 더불어 현지에서 레지던시 방식으로 함께 협업해서 작업을 만들어보는 경험에 있었다.
코리아 포커스와 별도로 페어에 초대된 휘슬은 로와 오랫동안 이어온 관계를 바탕으로 아트 자카르타에 처음 참여했다. 이에 앞서 휘슬과 함께한 소속 작가들의 작업은 이미 자카르타에서 소개된 적이 있었다. 샤워가 현지 제작을 통해 활동 범위를 넓혔다면, 휘슬은 앞서 쌓은 작가와 인도네시아 갤러리의 교류를 페어로 이어간 셈이다. 국가별 지원 프로그램과 개별 갤러리의 오랜 협력은 서로 다른 속도로 진행되며 자카르타에서 만났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미술계가 서로에게 제공하는 기회도 이와 같은 장면에서 구체화된다. 페어에 앞서 맺어진 관계는 현지의 재료와 작업실을 이용하고 작가를 소개하며 전시 이후의 보관을 협의하는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졌다. 정부 지원이 한국 갤러리의 참가 부담을 낮추는 가운데, 갤러리와 작가들이 쌓아온 관계는 작품을 제작하고 선보일 조건을 마련해온 것이다. 아트 자카르타는 그렇게 만들어진 작업이 새로운 관객과 컬렉터를 만나는 자리였다. 사흘간의 페어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그보다 긴 시간에 걸쳐 이어진 교류의 한 장면이었다. 한국의 어떤 갤러리들이 얼마나 많이 참여했는지보다도 이들이 무엇을 함께 준비해왔으며 페어가 끝난 후 어떤 관계를 이어갈 것인가가 궁금해졌다.

21명의 작업을 선보인 헬로굿바이 포토마켓 부스 전경 
샤워는 김대환과 임재균의 작업을 출품했다. 사진 오른쪽은 임재균의〈Rules〉2026
제공: 샤워
그 외의 연결
작품이 도시 밖의 현실과 연결되는 장면도 페어 곳곳에 있었다. 에스에이엘 프로젝트(SAL Project)가 ‘스폿(Spot)’ 섹션에 선보인 앙키 푸르반도노(Angki Purbandono)의 〈베르붕아-붕아: 남파푸아 붉은 십자가 운동에 바치는 헌사(Berbunga-bunga: Tribute to Red Cross Movement in South Papua)〉(2026)는 사진으로 만든 꽃들로 거대한 십자가를 감싼 작업이다. 앙키는 다큐멘터리 〈돼지 잔치: 우리 시대의 식민주의(Pig Feast: Colonialism in Our Time)〉(2026)에서 작업의 계기를 얻어, 남파푸아의 숲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투쟁으로 시선을 옮겨놓았다. 영화는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토지와 숲을 잃는 원주민들의 현실을 다룬다. 공동체가 관습적으로 관리해 온 숲에 십자가를 세우는 저항에서 출발한 작품은 그 움직임을 수도의 아트페어로 가져왔다. 사진 속 꽃들은 멀리 떨어진 이들의 희생에 바치는 헌화가 된다. 작품의 규모와 아름다움에 이끌려 모인 관객은 자신이 선 전시장과 다른 지역의 삶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마주하게 된다.
올해의 기업 협업도 관객이 작품 앞에 머무르고 참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디위르만 사푸트라(Handiwirman Saputra)와 줄리어스 베어(Julius Baer), 엔드리 프라구스타(Endry Pragusta)와 비빗(Bibit), 엣자 메이샤라(Etza Meisyara)와 트레저리(Treasury) 등의 협업은 후원사의 자원과 작가의 구상을 연결했다. 조각과 빛, 참여형 장치를 활용한 특별 프레젠테이션이 갤러리 부스 사이의 관람 경험을 확장했다. 앞선 회차에서도 기업과 작가의 협업, 사회·정치적 문제를 다루는 대형 설치는 페어의 중요한 일부였다. 아트 자카르타의 변화는 기존의 성격을 바꾸기보다 이미 작동하던 관계를 더 많은 주체에게 여는 방향에 가깝다. 종이 작업과 야외 조각을 각각 만나는 아트 자카르타 페이퍼스(Art Jakarta Papers)와 아트 자카르타 가든스(Art Jakarta Gardens)로 이어지는 일정 역시 관객이 미술을 접할 장소와 시기를 늘린다. 다음 페이퍼스는 내년 2월 18~21일 시티 홀 피아이엠 3(City
Hall PIM 3)에서, 가든스는 5월 5~9일 후탄 코타 바이 플라타란(Hutan Kota by Plataran)에서 열릴 예정이다.
페어 밖의 로에서 열린 바구스 판데가(Bagus Pandega)와 케이 이마즈(Kei Imazu)의 첫 협업전 《Wet》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관계와 그 안에 담긴 역사를 함께 생각하게 했다. 반둥에서 작업실을 공유하는 두 작가는 회화와 키네틱 설치를 결합했다. 전시장에는 기계로 움직이는 호랑이가 있고, 〈Waterfall〉(2026)서는 물에 반응하는 흰색 도료 아래의 이미지들이 드러났다 사라진다. 숲과 광산, 노동과 군인의 형상은 일정하게 고정된 장면으로 남지 않고, 관객은 물이 닿고 마르는 변화 속에서 이미지를 기다리게 된다.
이마즈의 이미지와 판데가의 기계 장치는 식민의 역사와 자원 채굴이라는 문제를 작품의 실제 작동 방식으로 옮긴다. 과거의 흔적은 설명문 속에만 머물지 않고 눈앞에서 나타나고 가려진다. 로가 다른 갤러리의 제작·교류에 관여하는 모습은 작가의 협업과 연구를 전시로 발전시키는 이러한 활동과 함께 놓일 때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에스에이엘 프로젝트가 스폿 섹션에서 선보인 앙키 푸르반도노의
〈꽃 피우기: 남파푸아 붉은 십자가 운동에 바치는 헌사〉아트 자카르타 전경 2026
제공: 아트 자카르타
자카르타 비엔날레
자카르타 비엔날레에서는 사람을 모으고 전시를 운영하는 방식이 전면에 드러났다. 1974년 시작된 회화전을 기원으로 하는 이 행사의 올해 주제는 ‘케발(Kebal)’이다. 면역과 저항의 의미를 담은 말로, 불안정한 조건 속에서 살아가는 도시 주민, 특히 노동계급의 삶에서 출발했다. 16개 콜렉티브로 구성된 마젤리스 자카르타(Majelis Jakarta)는 주제를 논의하고 작가와 작품을 제안해 함께 선정했다. 미술의 내용뿐 아니라 그것을 결정하는 과정에도 여러 주체의 경험이 들어가는 구조다.
연계 프로그램 ‘루앙 타무(Ruang Tamu)’는 그 구조를 도시의 장소들로 펼친다. ‘거실’ 또는 ‘응접실’을 뜻하는 이름 아래 사진 공간과 대학, 역 주변 공원, 시장 옥상과 맹그로브 숲 등에서 전시와 워크숍, 상영과 대화가 이어진다. 타만 이스마일 마르주키(Taman Ismail Marzuki)의 본전시는 10월 28일까지지만 일부 연계 활동은 11월 24일까지 계속된다. 운영진은 관객이 예술을 찾아오게 하는 데서 나아가, 예술이 시민에게 어떻게 찾아갈 수 있을지 묻는다고 설명했다. 자카르타의 행정구역에 속하지만 중심부의 이미지에서는 빠지기 쉬운 섬 지역의 참여도 그 질문을 넓혔다.

〈Tyger〉(사진 가운데) 2026,〈Waterfall〉(사진 뒤) 2026《wet》로 전시 전경 2026
나가며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면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자카르타가 늘 이런 모습인지, 아니면 이번에만 유독 낯설게 다가오는지였다. 사진을 가르치고 판매하는 지역 마켓, 한국 작가에게 열린 현지 작업실, 다른 갤러리의 작품 보관에 협력하는 갤러리, 함께 프로그램을 결정하는 콜렉티브 등을 보고 여러 공간을 지나며 질문은 조금씩 달라졌다. 교육과 제작, 유통과 만남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맡고 있는 이 지역의 미술계를 서구의 시선으로 해석하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그런데 이 고민을 하자마자 수전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1964)에 실린 마지막 문장 “해석학 대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술의 성애학이다(In place of a hermeneutics we need an erotics of art)”가 떠올랐다. 학교에서 서구의 담론과 역사를 공부한 나는 글로벌 노스의 틀을 벗어나려는 순간에도 다시 그 안에서 말을 찾고 있었다.
프레스 투어 두 시간 전, 손으로 벽에 이미지를 찍어내던 비엔날레의 참여 작가는 상황을 살피고 있던 나에게 함께 핸드 프린팅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먼저 제안했다. 내가 어느 나라에서 온 누구인지는 그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보였다. 다만 그 순간 나는 완성 상태를 살피며 혼란스러워하던 사람에서, 지금 진행되는 신나는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초대받았다. 그 권유는 머릿속에서 거듭 떠오르던 나의 질문을 무화시켰다.

니아 가우타마(Nia Gautama)의〈신타스(Sintas)〉 (2026)는 자카르타 도시 노동계급의 반복적인 일상에서 영감을 받은 지속형 퍼포먼스이자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이다. 작가는 출퇴근과 노동, 휴식이 되풀이되는 삶을 시시포스의 형벌에 빗대며, 도시노동자들이 처한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식을 성찰한다. 자카르타 비엔날레 전시 전경 2026
제공: 자카르타 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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