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 KOREAN ARTISTS IN VENICE

1_축지법과 비행술, 2015, HD Film Installation, 10 min 30 sec

축지법과 비행술
Giardini di Castello 5.9~11.22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는 이숙경 커미셔너의 기획으로 문경원, 전준호가 참여한다. <축지법과 비행술>은 베니스 비엔날레라는 틀 안에 속한 한국관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는 내용으로 한국관의 구조적 특성을 살려 7채널 영상작업으로 설치된다. 고고학적 탐구, 과학으로 증명된 가설 등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 작품에서 두 작가는 미술에 내재한 새로운 가능성과 비전을 표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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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단색화 Dansaekhwa
Palazzo Contarini Polignac 5.8~8.15

<단색화>전은 벨기에의 보고시안재단이 주최하고 국제갤러리가 후원하는 한국현대미술특별전이다. 베니스비엔날레 재단의 심사를 통해 선발된 이번 특별전은 이용우의 기획으로 이루어졌으며 1970년대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되는 단색화의 대표적 거장인 김환기 권영우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 하종현 故정창섭의 작품을 국제무대에 선보이는 중요한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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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stic Nature and Society

Humanistic Nature and Society
Palazzo Ca’ Faccanon 5.7~6.7

큐레이터 왕순킷(Wong Shun-Kit)이 기획한 인문, 자연, 사회에 관한 전시. 한국 작가 이매리(사진)가 중국 상하이 히말라야 뮤지엄 소속으로 중국 작가 8명과 함께 참여한다. 여성성을 상징하는 ‘하이힐’을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이매리는 이번 전시에서 민족과 언어를 통한 메타포로 한 색다른 미디어 작품 2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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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이상과 현실사이

베니스, 이상과 현실사이 Sleepers in Venice
Calle del carbon 5.7~6.7

세계 미술을 이끌고 있는 전문가들이 총 집합하는 베니스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왜 베니스로 가는지?’를 되짚어보는 전시가 열린다. 독립기획자 김승민이 영국작가 2007년 터너상을 수상자인 마크 왈린저의 영상설치작품 <Sleeper>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한 이번 전시는 마크 왈린저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작가 8명(강임윤 김덕영(사진) 구혜영 우디킴 이현준 장지아 MR36)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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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구축물

개인적인 구축물 Personal Structures
Palazzo Bembo& Palazzo Mora 5.9~11.22

네덜란드 비영리재단인 GAAF가 베니스비엔날레를 위해 마련한 기획전. <개인적인 구축물-경계를 넘어서>라는 타이틀의 이번 전시에는 50개 국가에서 온 작가 100여명의 작품이 모인다. 한국작가로는 남홍을 비롯해 박기웅 이명길 이이남(사진) 차수진 한호가 참여해 빛을 매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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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ntiers Reimained

Frontiers Reimained
The Palazzo Grimani 5.9~11.22

전광영(사진)과 김준은 큐레이터 선다람 타고르(Sundaram Tagore)가 마리우스 킨트(Marius Kwint)와 함께 기획한 전시 <Frontiers Reimained>에 참여하여 생활과 물리적 국경을 넘어선 예술을 소개한다. 이 전시는 아름다운 건축과 정교한 장식으로 잘 알려진 16세기 건축물에서 이루어지며 아프리카, 아시아 등 25개의 나라에서 44명의 작가가 참여해 60여점의 조각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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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춘 Installation Butche-Collected landscape3 muck on krean paper , 130 Work 2014 (3)

박병춘 Byoung-choon Park
Universita Ca’ Foscari 5.8.~8.31

이탈리아의 명문대학 가운데 하나인 카 포스카리 대학에서 동양화가 박병춘의 개인전이 열린다. 한국인 최초로 카 포스카리 대학의 초청을 받아 베니스에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Collected Landscape(채집된 풍경)>라는 제목으로 미술관 전관에서 이루어지며 방마다 각각의 컨셉이 있는 대형작품으로 구성된다.

ART BOOK 한국 동시대미술의 뿌리를 추적하다

문혜진《90년대 한국 미술과 포스트모더니즘》현실문화, 2015

문혜진 (2)‘동시대 미술의 기원을 찾아서’라는 부제가 붙은 90년대 한국 미술과 포스트모더니즘》은 원래 309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저자의 석사논문을 새롭게 정리해 출간한 책이다. 저자는 동시대 미술이 하나의 시대성을 부여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부유하는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1980년대 말부터 1990년 초에 일어난 국내외 정세 변화와 미술계 반응을 주목했다. 1987년 민주화 항쟁, 베를린 장벽 붕괴와 소비에트 연방 해체 등 거대 이념 붕괴와 같은 국내외 체제 변화와 X세대, 압구정동, ‘서태지와 아이들’ 같은 신세대 문화와 소비자본주의의 출현은 모더니즘 대 민중미술의 이념적 지향으로 상징되는 1980년대식 미술 구도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했고 당시 미술계는 이에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해 급격한 형질 전환을 거쳤다.
특히 서구에서 유입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양식은 당시 미술계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비평언어를 모색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를 처음 소개한 모더니즘 진영에서는 모더니즘의 계승이자 차세대 미술을 설명하는 대안이었으며, 사회적 변혁과 미술의 현실 반영을 강조한 민중미술 진영에서는 원치 않지만 닥쳐버린 현실에 대해 조심스럽고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었다. 저자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수용을 둘러싼 두 진영 간 유례없이 치열했 논쟁을 치밀하게 추적하고 생생하게 재구성한다. 이를 위해 20여 년 전 아직 역사화되지 않은 자료를 사료(史料)화 하기 위해 문헌조사, 작가 및 비평가 인터뷰 등 전방위적인 리서치를 활용했다.
또한 이 책은 한국 현대미술사를 바라보는 유용한 수단으로서 ‘번역’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저자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둘러싼 열띤 논쟁을 문화 번역의 과정으로 해석하면서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서구의 원전과 모방 간의 간극에서 오역이 일어난 현상의 의미를 밝힌다. 여기에서 중요한 지점은 저자가 지배와 종속관계로 인식하기 쉬운 번역의 문제를 번역 자체의 반역적 속성에 주목해 한국현대미술사를 서구 미술의 불연속적 다시 쓰기이자 한국적 특수성이 드러나는 새로운 문화 창조의 장으로 바라보았다는 점이다.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미술 잡지에 실명 릴레이로 펼쳐진 지상공방전, 비평가가 작가를 선정하고 자신의 방향성을 뚜렷하게 보여준 전시 기획 등은 오늘날 미술계와 비교할 때 실로 비평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당시는 진영논리가 생생하게 살아있었기 때문에, 개인 대 개인의 공격이 아니라 진영에 대한 이의 제기로 논쟁이 이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아직 전시라는 제도가 완비되기 이전 단계라 비평가가 큐레이터를 대신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오늘날 비평이 그 동력을 상실하고 비평가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립근거가 약화된 상황에서 동시대 비평가로서 저자의 고민은 클 수밖에 없다. “비평가가 작가, 큐레이터, 심지어 미술시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생산적인 비판을 소신껏 제기하기 힘든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분위기가 비평가의 눈과 태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미술계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평을 통해 할 말은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저자는 그동안 미루었던 박사과정 진학을 계획 중이며 책임 번역을 맡은 사진이론 번역서를 곧 출간할 예정이다. 그리고 한국현대미술사에 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시차를 두고 도전할 생각이다.
이슬비 기자

문 혜 진 Moon Hyejin
1977년 태어났다. KAIST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석사 수료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예술사·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2006년 제8회 사진비평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사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 《테마 현대미술 노트》(2011)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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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세상을 바꾸다미술, 세상을 바꾸다
이태호 지음
미술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노력하는 저자가 미술관 밖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시각미술, 사회의 관행에 맞선 미술의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미술이 동시대를 변화시키고 해석하는 방법을 담았다.
미술문화 336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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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작가들응답하라 작가들
고동연 지음
2014년 열린 동명의 전시를 기획했던 저자가 우리 시대 미술가들이 살아가는 생활과 작업 환경에 대해 인터뷰하고 리서치한 내용을 정리했다. 1990년대에서 2000년대에 대학을 졸업한 작가 21명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스페이스 오뉴월 464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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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과 아이굴과 아이
문성식 지음
제51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최연소 작가로 초대돼 주목받은 작가 문성식이 2009년부터 써온 일기와 계간 《현대문학》에 발표한 칼럼, 그리고 2002년부터 2014년까지 그린 드로잉 중 엄선한 대표작 66점을 수록했다.
스윙밴드 184쪽·3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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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아트쿡북모던 아트 쿡북
메리 앤 코즈 지음/황근하 엮음
예술가와 요리는 어떤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까? 예술과 음식의 공통분모를 찾아 소개하는 ‘예술 인문 요리서적’이다. 음식을 소재로 한 정물화, 예술가들이 즐겨 먹은 음식 등과 실제 음식의 레시피를 소개해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디자인하우스 340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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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이 만난 예술가의 비밀진중권이 만난 예술가의 비밀
진중권 지음
2014년부터 창비 팟캐스트 ‘진중권의 문화다방’에서 저자가 직접 만난 인터뷰이 중 사진, 미디어, 건축,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8인을 선별해서 엮었다. 미학자가 소개하는 한국 문화예술계의 지형도를 살펴볼 수 있다.
창비 388쪽·16,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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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컬렉터들미술품 컬렉터들
김상엽 지음
근대 미술사에서 미술품을 바라보는 시선과 수집 문화의 변화 양상을 수장가의 유형을 분석해 살핀다. 근대 미술시장사의 관점에서 접근해 현대 미술시장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시킨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돌베개 352쪽·16,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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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 온다미술이 온다
류동현 지음
2012년부터 서울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아트캠페인 ‘바람난 미술’이 2014년 한 해 동안 진행한 내용을 담았다. 대중과 미술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기획된 만큼 시민이 자주 찾는 곳에서 열린 전시와 행사를 정리했다.
오픈하우스 247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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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박물관 산책터키 박물관 산책
이희수 지음
이슬람 문화의 권위자인 저자가 이스탄불 대학교에서 유학하고 교수로 재직하며 직접 본 터키의 대표적인 박물관 17곳을 꼽아 소개한다. 고대문명부터 터키공화국의 시작까지 박물관을 통해 터키의 역사를 풀어낸다.
푸른숲 328쪽•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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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적인 도시나의 사적인 도시
박상미 지음
번역가, 예술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저자가 2005년부터 5년간 뉴욕에서 살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해 블로그에 게재했던 글을 엮었다. 저자의 삶을 솔직 담백하게 기록해 거칠지만 생생한 뉴욕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난다 306쪽•1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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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아트행동주의뉴아트행동주의
이광석 지음
최근 한국 사회에서 부상하는 새로운 예술 창작과 미디어 표현의 비판적 흐름을 국내 예술가들의 예술활동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뉴아트행동주의’ 문화실천의 새로운 지형을 살펴본다.
안그라픽스 392쪽•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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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100
메리 워너 메리언 지음/최윤희 엮음
사진기법부터 제작 방식, 사진사, 사진이 영향을 끼친 문화사적 의미 등 다양한 방면에서 사진을 소개한다. 초기 사진기법과 공정에 대한 설명을 통해 현대사진에 사용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SEEDPOST 224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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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인생찬란 유구무언아! 인생찬란 유구무언
신현림 지음
시인이자 사진작가인 저자가 자신만의 시선으로 생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낸 포토 에세이를 재출간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희망과 외로움이 뒤섞일 때 터져나오는 탄성, ‘아我!’를 비유적으로 표현해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다.
문학동네 214쪽•13,500원

ART JOURNAL

여백의 공간에 예술을 세우다
이우환 공간(Space LeeUFAan) 개관

부산시립미술관 한켠에 새로운 공간이 들어섰다. 총 사업비 47억2,000만 원(국비 18억 원, 시비 29억2000만 원), 연면적 1,400m2(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이 건축물은 여백의 아름다움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작가 이우환의 작품 전시장이다. 그동안 이우환의 이름을 건 전시관을 유치하기 위해 여러 지방 단체가 경쟁을 벌여 왔다. 이우환이 선택한 공간은 부산시립미술관 내 비교적 작은 부지다. 이전에 공중화장실이 있던 곳인데다가 주변이 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인 구석진 장소다. 다소 의외의 위치다. 작은 별관의 개념으로 화폭에 새로운 고안을 창조해낸 이우환의 또 하나의 프로젝트로 볼 수 있겠다. 부산을 택한 것은 아무래도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닌 인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7월 부산시와 건립협약을 체결한 후, 2014년 공사에 착수해 4월 10일 정식 개관했다. 이우환의 이름을 딴 개인미술관은 지난 2010년 일본 나오시마에 개관한 ‘이우환미술관’에 이어 두 번째다. 이우환 공간은 건물 설계와 인테리어, 작품 배치, 디자인 등 건축의 작은 부분까지 작가가 직접 관여했다. 전시장 자체가 이우환의 작품인 셈이다.
이우환의 작품은 그 자체가 지닌 예술적 아름다움만큼이나 전시되는 장소와 공간이 중요하다. 이우환 공간은 작가가 직접 공간 설계에 참여했기 때문에 작품이 놓인 위치, 공간과의 조화 등이 특히 주목된다. 이점은 안도 다다오가 건축 설계해 공간 자체의 예술성이 큰 일본 나오시마의 ‘이우환미술관’과 차별되는 점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바로 작품과 마주하지 않는다. 좁은 통로를 몇 번 거친 후에야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회화와 설치작품 총 23점이 전시된다. 1층은 〈물(物)과 언어〉, 〈관계항-지각과 현상〉등의 설치미술을 중심으로, 2층은 1970~1990년대 회화를 중심으로 전시되었다. 특히 2층에 천장을 자연채광이 들도록 설치해 빛이 작품에 자연스레 녹아들도록 설계해 자연과의 조응을 이뤘다.
한편 르노삼성자동차(대표 프랑수아 프로보)는 이우환 공간의 운영비를 일부 후원하고 관객을 위한 다양한 행사와 홍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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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윤_The flash of passage

최정윤 < The flash of passage >

세계도자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
〈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열려

경기도가 주최하고 한국도자재단이 주관하는 도자비엔날레〈2015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4.24~5.31)가 막을 올렸다. 이번 비엔날레는 이천 여주 광주 세 곳에서 열린다. ‘색:Ceramic Spectrum-이색, 채색, 본색’을 주제로 각 지역마다 도자의 과거 현재 미래를 구분하여 보여준다. 이천에서는 ‘이색(異色)’을 주제로 〈수렴과 확산전〉이 열린다. 세계 11개국 26명의 작가가 참여해 도자부터 설치, 영상, 미디어작업까지 도자를 매개로 한 폭넓은 시각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국제도자학술회의, 국제도자워크숍 등이 개최되어 도자의 미래를 모색한다. 여주에서는 ‘채색(彩色)’을 주제로 〈오색일화전〉을 연다. 이 전시는 소리, 빛, 웹툰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현대 도자의 위치와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한다. 조선 관요가 있던 광주에서는 ‘본색(本色)’을 주제로 〈동아시아 전통도예전〉을 개최하여 전통 도자의 한국적 미를 살펴보고 그 가치를 조명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도자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의 시도를 통해 도자의 저변을 넓힐 것으로 평가된다.
전시뿐 아니라 시민참여 행사와 학술행사도 진행된다. 4월 21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제8회 국제도자콜로퀴움(Colloquium)’의 일환으로 국제도자심포지엄이 열렸다. ‘수렴과 확산: 표면 너머의 깊이와 다양성’을 주제를 다뤘다. 5월 8일에는 이천에서 국제도자학술포럼 ‘플랜 B’를 열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시와 각종 행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도자재단 홈페이지(www.koce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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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새로운 장기프로젝트를 시작하다
현대자동차, LACMA와 파트너십 체결

현대자동차는 4월 31일 DDP(동대문디자인 플라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서부 최대 규모 미술관인 LACMA( LA카운티 미술관)와 중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클 고반 LACMA 관장(사진 왼쪽), 스티븐 리틀 한국관 수석 큐레이터(오른쪽) 와 조원홍 현대차 마케팅 사업부 부사장(가운데), 이대형 현대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차장이 참여해 구체적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와 LACMA는 총 3가지 프로그램을 10년간 이어간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LACMA가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진행하다 중단된 ‘아트+테크놀러지’를 지원하는 것이다. 예술과 기술 융합의 새로운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한국미술사 연구지원 프로그램이다. 미국내 한국미술의 연구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연구 목적의 전시와 국제 학술 토론 및 출판을 후원한다. 세 번째는 대규모 한국미술 전시 지원이다. 2018년 한국서예전, 2022년 한국현대미술전, 2024년 한국근대미술의 지형을 읽는 전시를 기획 중이다.
LACMA는 1965년 처음 한국미술작품 컬렉팅을 한 이래 한국미술에 관심을 표했으며 2000년 400여 점을 구매하며 본격 수집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 내 최대 한국미술 컬렉션을 자랑하며 고려청자부터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전시를 진행 중이다. 특히 1999년 한국미술 전시실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한편 현대차는 미술 생태계를 깊이 관찰하고 다양한 세대와의 소통을 꾀해 문화적 결핍을 채우는 문화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예술의 다양성과 개방성을 추구하는 혁신적 프로젝트를 차례로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문화지원 프로젝트로 국립현대미술관, 영국 테이트미술관과 10년 중장기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으며 이번 LACMA와의 파트너십은 세 번째 문화지원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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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근원을 사유하다
김수자,〈2015 호암상 예술상〉수상

호암재단(이사장 손병두)은 4월 1일 〈2015 호암상 예술상〉 수상자로 김수자(사진)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김수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로 뉴욕을 기반으로 세계 미술계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영상 회화 설치작품을 통해 그만의 독창적 예술관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불 보따리를 싣고 길 떠나는 퍼포먼스를 담은 영상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보따리 작가’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한국 여성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전통적 아름다움의 소재를 작품에 드러내며 2013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그녀는 세계 각국의 궁전이나 극장, 관공서 등 다양한 장소를 해석하고 그 장소의 성격을 적극적으로 전환하는 데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자연과 인간의 일체성을 주제로 <지수화풍> 연작을 진행 중이다.
1990년 제정돼 올해로 25회째를 맞은 호암상은 예술상 뿐 아니라 의학상 과학상 등 총 5가지 분야에 공헌한 인물을 선정해 지금까지 총 127명의 수상자에게 199억 원의 상금이 전달됐다. 호암상 예술상 역대 수상자 중 미술분야 수상자로는 백남준(1995) 이우환(2001)이 있다.
한편 〈2015 호암상 예술상〉 시상식은 6월 1일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수상자에겐 상금 3억 원과 순금 50돈 메달이 수여된다. 호암재단은 시상식에 앞서 5월 29일과 6월 2일 두 차례에 걸쳐 호암상과 노벨상 수상자 등이 참석하는 ‘제3회 호암포럼’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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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기

작가 김덕기 주연 영화
〈제5회 로마오버룩국제영화제〉감독상 수상

작가 김덕기의 철학을 담은 이색 다큐멘터리 영화 〈The Artist〉 (감독 김선영)가 〈제5회 로마오버룩 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김덕기가 새로운 작업의 영감을 얻기 위해 제주도 여주 부산 가덕도 등의 지역을 돌며 스케치하고 수첩에 시를 적어내려가는 모습을 담았다. 남북 분단의 상처와 가족 간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고 그것을 치유하고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부산 소울아트 스페이스에서 이탈리아 풍경을 담은 김덕기 개인전 〈아말피 해안으로 가는 길〉(4.28~6.25)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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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화구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그림
‘Think art korea 선정작가’ 〈오흥배 개인전〉

㈜신한화구(대표 한봉근)가 주최하는 작가 후원 프로그램 ‘Think art korea’의 선정작가 오흥배가 〈보는 것, 보이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획초대전을 헤이리 포네티브 스페이스갤러리에서 4월 11일부터 5월 3일까지 이어간다. 신한화구는 2014년부터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작가를 선정해 봄 가을로 나눠 전시를 열고 있다. 오흥배는 포트폴리오 모집 공고를 통해 선정되었으며 하이퍼 리얼리즘 회화를 선보인다. 공모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www.thinkkorea.com에서 확인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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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seoul

차별화된 아트페어
〈G-SEOUL 2015〉열려

올해로 5회를 맞이한 〈G-SEOUL 2015〉 아트페어가 DDP(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4월 23일부터 26일까지 열렸다. 갤러리 현대. 갤러리 스케이프, 학고재를 비롯 국내 19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또한 아트페어 기간 동안 비디오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특별전을 열어 전시 기능도 강화했다. 특별전은 아트페어 참여 갤러리가 직접 선별한 소장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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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모텔2아라 (2)

아라리오뮤지엄의 다섯 번째 전시공간, 제주에 세워지다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 Ⅱ 개관

제주도 구도심에 빨간색 건물이 또 하나 세워졌다. 바로 4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산지로 23(건입동 1140-1)에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 Ⅱ가 건립된 것. 이곳은 아라리오뮤지엄의 다섯 번 째 전시공간이자, 아라리오뮤지엄 측이 구상하는 아트타운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추를 꿰는 것이기도 하다.
직접 공간을 설명한 김창일 회장의 목소리는 감개무량함이 느껴졌다.
“될 수 있는 한 이전 모텔의 원형을 유지하려 했습니다.” 이와 같은 건립방침은 서울과 제주에 있는 아라리오뮤지엄에 모두 적용되던 바다. 뮤지엄 측은 “동문모텔Ⅱ는 젊은 작가를 위주로 전시를 개최, 그들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공간으로 운용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9월 6일까지 열리는 개관전은 <공명하는 삼각형>. 박경근(사진 오른쪽) 정소영 잠비나이 이주영 4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 전시는 영화, 설치, 음악, 사진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내용으로 앞으로 이곳의 운영방향을 암시하는 듯했다. 실제로 동문모텔Ⅱ는 비정형의 삼각형 건물로 뮤지엄 측은 “건물의 형태처럼 고정된 형식이나 의미 너머를 탐구하고 새로운 예술의 흐름을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라리오뮤지엄 탑동바이크샵에서는 4월 1일부터 9월 6일까지 권오상의 개인전 <구심점들>이 열린다. 작가의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작업을 선보인다. 또한 인근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 5층에서는 윤명로 개인전 <정신의 흔적>이 역시 9월 6일까지 열린다.
제주=황석권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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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전북도립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추진
타이베이 관두미술관과 미술가 교류협약 체결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장석원)은 전북 지역 미술가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하면서 아시아 미술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창작스튜디오 공간을 확보했다. 창작스튜디오 구축을 위해 완주군으로부터 (구)상관면사무소에 대한 무상사용, 수익허가를 받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는 9월 개막하는 〈아시아 현대미술전 2015〉와 관련된 국내외 작가와 도내 작가 중 총 8명을 선정해 입주할 계획이다. 창작스튜디오는 미술가들이 체류하면서 창작하고, 아시아의 미술가들과 협업하고 소통하는 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전북도립미술관은 대만의 관두미술관(Kuandu Museum of Fine Arts)과 작가교류협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도내 청년작가 1명을 선정해 1개월 동안 관두미술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또한, 내년에는 도내 미술작가 1~2명이 타이베이의 레지던시 빌리지에 2개월 동안 머물 예정이다. 또한 중국 청두(成都)의 블루 루프 미술관과도 전시 및 작가 교류 추진에 합의했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창작스튜디오를 활용해 해외 창작스튜디오와 연계할 계획이다.
전주=최정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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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풍경 Pigment Mixed media 725x910mm 2015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화가의 시선
김영환 개인전〈조용한 풍경〉수성아트피아에서 열려

대구 현대미술의 계보 가운데 화가 김영환이 서있는 자리는 특별하다. 동시대미술에서 2세대 작가로 분류되는 그는 예컨대 1970년대 <대구현대미술제>가 유산으로 남긴 영상설치 작업이나 단색화 경향과는 전혀 다른 작업을 펼쳐왔다. 그의 작업은 정통적인 서양화 형식과 입체 조각을 병행하는 방식을 보여주는데, 이는 템페라 회화와 테라코타 조소와 같이 미술사의 특정한 시대에 등장한 기법으로 완성된다. 따라서 김영환의 미술은 현대미술가라는 표제가 무색할 정도로 과거에 준거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처럼 모순된 형식의 양면성은 내용적인 면에서도 비슷하게 관찰된다. 즉 그가 내용 속에 담은 도상은 현실과 초현실이 겹치는 풍경을 곧잘 펼쳐내면서, 집과 새 혹은 손과 같은 소재를 등장시켜 신비로움을 더해왔다. 그런데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익숙한 소재 대신 인물을 중심에 세워두었다.
4월 7일부터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김영환의 개인전 〈조용한 풍경-만남〉은 제목이 가리키는 것처럼 작가가 그리기 작업 속에서 이미 고인이 된 부친을 재회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전 작업인 〈조용한 풍경〉의 테두리 안에 만남이라는 각별한 이야기가 들어간 이번 연작은 당연히 그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배경으로 자리 잡은 풍경은 그의 아틀리에가 터한 도시 외곽의 강과 들녘을 여전히 몽롱하게 재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색조는 전작들에 비하여 한층 밝고 투명해진 면으로 그려졌다. 이 화면의 중심에 말을 타고 등장한 남자는 부친의 모습이다.
신작을 중심으로 수성아트피아 전관에서 공개된 그의 작품은 기억 속에 담긴 과거를 현재로 끌어들인 미술의 전형을 세웠다. 지금껏 작품에 빈번하게 등장한 손은 대대로 숙련된 미술가들의 그것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지만, 특히 〈조용한 풍경-만남〉에서 손은 애틋함이나 그리움과 같이 충만한 감성의 매개체로 그려졌다. 영천 시안미술관의 〈2nd Studio 2015〉 단체전에서 대표작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열흘 먼저 공개된 이번 개인전은 작가 김영환의 예술적 평가를 새롭게 쓰는 원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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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18년간 예술가의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다
〈MOMENTUM: ART/OMI 1997~2014전〉열려

〈MOMENTUM: ART/OMI1997~2014전〉이 4월 1일부터 15일까지 토탈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1997년부터 2014년까지 18년간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아트오마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작가 중 30인의 작품을 둘러 보는 자리다. 오마이프로그램은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이 창의적이고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1997년 만든 레지던시 프로그램이다. 김소라(1997)를 시작으로 이후 이소미(1998,) 김홍석 이순주(1999), 김종구 정소연(2000), 김범 유현미(2001), 오인환 정재철(2002), 박윤영 정연두(2003), 박용석 최진기(2004), 김창겸 함연주(2005), 강영민 조병왕(2006), 송명진 진기종(2007), 뮌 정해윤(2008), 홍순명 정상현(2009), 박성연 장보윤(2010), 이소영 정승(2011), 강상빈 한석현(2012), 이정배 최성록(2013), 리경 이호진(2014)으로 이어지는 총 34인/팀의 작가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파라다이스재단은 아트오마이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 참가비와 항공료 등 체류비를 지원해 왔다.
한편 파라다이스 그룹은 인천 영종도에 문화예술이 결합한 복합리조트를 2017년 완공할 예정이다.
한국 문화예술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수행할 거점으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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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어스

한국 현대미술의 비전을 선보이다
대한적십자사 110주년 기념 특별전 열려

오션어스 아트홀이 주최하고 한국미술경영연구소가 주관하는 〈2015 OCEANUS K-ART : 한국 현대미술의 비전전〉(4.15~6.14)이 오션어스 아트홀에서 계속된다. 대한적십자사 11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색채의 향연’과 ‘생명의 환희’ 두 가지 섹션으로 구성되며 40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색채의 향연’에는 원색의 강렬함이나 한국적 오방색의 조화를 보여주는 노세환 민경갑 정종미 하태임 등의 작품이 전시되고, ‘생명의 환희’에는 활기찬 생명력과 생동감 넘치는 기운을 전하는 김병종 이왈종 이이남 황주리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해운대 달맞이고개에 위치한 오션어스 아트홀 1주년 기념전으로도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수익금 중 일부는 대한적십자에 기부될 예정이다.
부산=김은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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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파편화된 장소의 분열
〈북극의 개념: 정신분열증적 지리학〉열려

<제2회 아마도 전시기획상> 수상전인 〈북극의 개념: 정신분열증적 지리학〉이 4월 13일부터 5월 12일까지 계속된다. 수상자 강영희는 ‘북극’을 메타포로 두면서 참여 작가 각각의 장소를 복원하고 구축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동 혹은 운동성을 주제로 영토와 탈영토화의 문제를 풀어냄으로써 명확한 연결고리를 구성하기보다는 서로 충돌하고 흩어지는 ‘분열증적인 지리학’을 표현했다. 강영희는 이번 전시 기획에 대해 “전시의 주제는 제안하되 작업의 표현과 얼개는 전적으로 작가에게 맡겼다. 파편화된 작업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분열증적 장소의 이동과 조형언어를 표현하려는 의도는 드러나지만, 각각의 작품이 전체적으로 만들어내는 연결성은 다소 느슨해 관객에겐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다.
파리의 역사적인 장소의 새벽 길거리 풍경을 담아 개인의 은밀한 언어와 시각적 기록을 재구성한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단편영화 〈부정한 손들〉은 기획자의 전시구성에 중요한 바탕이 되는 작품으로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데 매개 구실을 한다. 전시장 한켠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이아람 이은새 장르 최대진 함진 WATP이 전시에 참여했다. 4월 27일에는 큐레이터 토크를 열어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한편 아마도예술공간/연구소는 4월 20일 첫 난상토론을 시작으로〈제3회 아마도 애뉴얼날레_목하 진행 중〉을 진행한다. 전시는 5월 18일부터 7월 21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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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책

월간미술이 출간한 미술분야 스테디셀러
《세계미술용어사전》《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재출간

월간미술은 미술분야 베스트셀러로 독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세계미술 용어사전》(15쇄)과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9쇄)을 재출간했다.
<세계미술용어사전>은 동서고금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미술 용어 2000여 항목을 쉽고 간결하게 풀어 쓴 스테디셀러 서적이다. 시대별로는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역적으로는 동서양과 제3세계 등 모든 문화권을 포괄했다. 회화와 조각에 중점을 두고 판화・공예・건축・디자인・사진・미학・미술사 등 미술 전 분야의 필수 용어를 수록했다. 용어 찾아보기와 인명 색인까지 충실하게 편집해 한 권의 집대성된 미술 사전을 완성했다.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은 한국 전통회화 중 걸작으로 손꼽히는 우리 그림 27점을 오주석 특유의 유려한 글맛으로 풀어내 오랜 기간 사랑받아왔다. 오주석을 그리는 벗(오주석유고간행위원회)들이 그의 글을 모았고, 도판을 풍부하게 수록해 보는 재미와 읽는 맛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비주얼북’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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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 안젤리 미술관
안젤리인물 (3)“지역 문화를 이끄는 예술인의 정원”

“젊은 시절 프랑스 니스에 위치한 샤갈미술관에 간 적이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다보니 어느 순간 눈앞에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아담한 니스 해변과 햇살에 취해 막연히 이런 미술관을 짓고 싶다는 맘을 먹었다.” 안젤리미술관 관장 권숙자(사진)는 미술관을 짓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소 비현실적이고 낭만이 가득한 꿈같은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안젤리미술관은 20여 년의 세월을 거쳐 5월 16일 개관한다.
기업의 후원이나 지자체의 지원 없이 개인이 미술관을 건립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녀는 니스의 샤갈 미술관을 맘에 품고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마침내 꿈을 이뤘다. 어려움도 많고 좌절도 많았다. 미술관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설치미술’이라 여기며 작업했다. 토지 매입에서부터 건물 벽돌 하나하나까지 그녀의 손을 거치지 않은 구석이 없다. 미술관이 세워지기까지 그녀의 또 다른 호칭은 ‘소장님’이었다고 할 정도다. 경기도 용인시 처용구에 자리잡은 안젤리미술관은 마가미술관, 한국미술관, 이영미술관에 이은 용인시 4번째 미술관이다. 권 관장은 안젤리미술관이 지역사회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예술혼을 나누고 펼칠 수 있는 공간 기능을 하기를 원한다. 미술을 멀게 느끼던 지역 주민들에게는 다소나마 근거리에서 미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작업을 하는 작가에게는 작품을 맘껏 펼칠 전시공간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권 관장은 현재 강남대 예체능대학 회화과 교수로서 젊은 작가 후원에도 관심이 있다. 젊은 작가들에게 격려가 되도록 나이의 구분 없이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하는 단체전을 기획해 나갈 예정이다.
‘안젤리’는 이탈리아어로 ‘천사들’을 뜻한다. 권 관장은 “미술의 가치에는 미의 구현뿐 아니라, 선의 구현 역할 또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와 선, 그리고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삶과 예술관의 일치가 미술관의 최종목표다. 이곳을 오가는 모든 사람이 아름다운 마음을 나누면서 휴식을 취하고 방문하는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예술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천사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듯 예술이 지역사회에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미술관의 기능과 의미를 전했다.
개관전은 미술평론가 장준석이 기획한 〈한국대표작가 50인전〉이다. 윤명로 유희영 이숙자를 포함한 한국미술계의 원로작가 단체전이다. 미술관은 전시장 외에 카페,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한다. 체험학습 차 방문하거나 전시 참여 작가들이 들려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당분간 사용될 예정이다. 아직 시설 사용과 프로그램에 대해 여러 가지 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개관 이후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교류를 통해 완성시켜 나갈 계획이다. 개관까지 20년이 걸렸듯 앞으로 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을 확고히 하는 데에도 조바심 없이 나아가기를 바란다.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연과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임승현 기자

안젤리미술관 (5)

Editor’s letter

망원경과 현미경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이었어요. 초저녁에 즐겨듣는 에프엠 라디오에서 아주 인상적인 얘기를 들었지요. 물론 방송작가가 써준 대본이었겠지만, 그날따라 디제이의 오프닝 멘트가 귀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특유의 느끼하고 낮은 음성으로 느릿하게 말하는 남자 디제이가 하는 말은 대충 이랬어요. “계절은, 그러니까 봄은 꼭 직선으로만 오지 않는다. 성큼성큼 앞으로 쭉~ 올 것만 같더니만 오른쪽으로도 비틀거리고 왼쪽으로도 비틀 거린다. 두 발자국 다가오다 이내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주춤 거린다”면서 어쩌구저쩌구 하더니만 “자연이 창조한 거의 모든 선은 곡선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만든 인공물의 선은 대부분 직선이다”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저는 특히 나중 얘기에 공감했습니다. 자연이 만든 곡선, 사람이 만든 직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두 개의 점 사이를 가장 짧은 길이로 잇는 선이 바로 직선이죠. 군더더기 없이 효율적이면서 합리적이고 반듯한. 그럼에도 저는 직선보다 곡선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직선은 이성적이고 곡선은 감성적이니까요. 조금은 늦고 멀리 돌아가더라도 왠지 직선보다는 구불구불한 곡선에 마음이 끌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무모한 삽질과 콘크리트로 무지막지하게 정리한 ‘4대강’ 둔치 공원보다 모래톱과 수초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섬진강변이, 거리와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태백산맥을 관통한 터널이 있는 미시령 고속도로 보다는 한계령 꼬부랑길이, 수많은 터널과 방음벽에 가로막힌 KTX 레일보다는 차창 밖 풍경을 보며 달릴 수 있는 국도가 좋다는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아닌 게 아니라 고루하다는 소리를 종종 듣습니다. 그 말을 적극 부인하지는 않을 랍니다.
아무튼 편집장으로서 이와 같은 태도를 ‘망원경과 현미경’에 빗대어 부연 설명해 드리고 싶군요. 어쩔 때에는 고개를 들어 망원경으로 광활하고 먼 밤하늘을 보고, 어쩔 때에는 가깝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립자의 세계를 고개 숙여 현미경으로 탐구할 때도 있다고 말입니다.
이번 ‘민화’ 관련 특집기사도 이런 맥락에서 준비했습니다. 지난 3월호 특집 ‘이슬람 문화’가 망원경으로 보기였다면 ‘민화’는 현미경으로 보기쯤 되지 않을까요? 국립현대미술관 신임관장이나 일부 젊은세대 미술가들이 제기하는 권익문제, 또는 미술시장 활성화나 광복70주년처럼 타이밍을 놓치기 전에 다뤄야할 이슈가 눈앞에 산적해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끔씩은 뒤도 돌아보며 일부러 멀찌감치 돌아서 조금은 천천히 가고자 합니다. 심사숙고하겠단 말입니다.
미술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눈으로 본다고 작품의 속마음까지 알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미술이 인간의 시각에 호소하는 예술임이 분명함에도 그것을 한눈에 알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봐도 그렇고 가까이에서 들여다봐도 제대로 알지 못하기는 사람이나 미술이나 비슷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그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뭔지 모를 그 정답에 가까워지고자 할 뿐이죠. 그러니 조바심 내고 서두를 필요도 없습니다. 설렁설렁 느긋해도 좋고, 때로는 아주 집요하고 철저해도 좋습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월간미술》이 미술이라는 정답을 찾아가는 여정에 친절한 안내서 혹은 좋은 지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P.S. 특히 이번호는 특집을 비롯해 앞쪽 ‘강수미의 공론장’부터 작가와 전시 꼭지를 거쳐 뒤쪽 ‘강성원의 인문학미술觀’까지 읽을 만한 글이 많답니다. 좋은 봄날, 따뜻한 햇살아래서 부디 정독 해주시길….^^
편집장 이준희  dam2@unitel.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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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모윤범모 가천대 교수
이번 특집의 불씨를 지핀 주인공이다. ‘민화’가 가진 한국적 아름다움이야말로 우리 미술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힘이라고 확고히 믿고 이를 위한 발판을 다지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경주민화포럼2015〉에서 그가 주창한 ‘길상화’란 용어는 많은 민화인의 반발을 사기도 했지만 그는 늦은 밤까지 진행된 토론 말미에도 “더더욱 길상화를 강조한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 말대로 나이와 무관하게 그는 “진취적이고 도발적인 젊은 평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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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Sni Factory 대표
김 대표가 보내준 한 권의 책이 이번 호 특집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책의 제작 과정에 대해 예상보다 긴 원고를 보내주었는데 지면이 한정돼 안타깝게도 일부만을 게재하게 되었다. 출판사 대표이기 이전에 동국대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한 문학박사로서 《한국의 채색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이 느껴졌다. 현재 숙명여대 국제교류학부 객원 교수이자 문화콘텐츠 기업 Sni Factory 대표로 한국문화 및 한국학 관련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COLUMN 강수미의 공론장 3

새로운 관계미학, 미술정치학의 문제

마를렌 뒤마는 2012년 네덜란드 정부가 수여하는 요하네스 페르메르 상(Johannes Vermeer Award)을 받았다. 당시 작가의 수상 소감이 특히 화제가 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고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이 작가는 인종 갈등, 약자와 불평등, 반테러리즘 등 무거운 사회적 의제를 감각적인 필체로 그려내 평단으로부터 자신만의 회화예술을 인정받았다. 동시에 현대미술 시장의 가장 확실한 블루칩으로 꼽힌다. 그런 그녀가 상을 받는 자리에서 그즈음 긴축 재정에 들어간 네덜란드 문화예술계에 대한 후원, 이민법 개혁, 미술시장에 대한 창작과 비평의 생산적 견제를 호소했다. 나아가 상금으로 받은 10만 유로를 자신이 강의하던 아트 인스티튜트 드 아틀리에(De Ateliers)에 쾌척하며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1 뒤마의 이 같은 언행에 언론과 미술계의 박수는 당연하다. 그런데 우리가 더 가치를 부여할 지점은 그 말과 행동을 통해 미술이 사회와 관계 맺는 접점, 의사소통하는 질(質)적 순간이 부각됐다는 점이다. 나아가 많은 이가 새삼 미술을 사회적으로 존중할 분야로서 인정했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술이 현실사회와 대중을 향해 구사할 수 있는 세련된 정치학이란 이런 것일 것이다.
한국 미술계에는 그 같은 멋진 담화가 있는가, 저처럼 존경할 만한 작가의 대의적 행위를 통해 미술의 사회적 존재와 역할이 조명된 순간이 언제인가, 생각해본다. 분명 어딘가에서 빈번히 일어났겠지만 과문한 내게 퍼뜩 떠오르는 일화는 드물다. 하지만 한 화가의 그림이 아시아 미술품 경매에서 예상치를 뛰어넘은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는 소식, 한 사진작가가 큰 상금이 부상으로 주어지는 상을 받았다는 소식, 한 설치미술가의 전시와 한 사회비판적 작업을 하는 작가의 영상작품이 다양한 사회적/공적 후원을 받아 이뤄질 수 있었다는 소식은 줄줄이 기억난다. 지난 10여 년을 되짚어봐도 많은 사례를 들 수 있고, 최근 사례로도 꽤나 많다. 2007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경색됐던 한국미술시장이 바야흐로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오늘의 뉴스에 인용된 젊은 작가의 작품 낙찰가는 기본이 수천만 원이다. ‘단색화’라는 이름 아래 제2의 절정기를 구가하고 있는 원로들의 추상화는 사상 최고가에도 구하기 어려워 국내든 국외든 아트 딜러들이 애태운다는 뉴스가 ‘한국 미술계에 부는 한류’라는 수사학에 실려 떠돈다. 그 와중에 젊은 자신부터 앞길이 막막한 후배들을 위해 아주 작은 기여라도 하겠다고 나서는 ‘잘나가는 영 아티스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제 한 몸 서 있기도 만만찮은 현실이니). 한국미술계의 기성/원로세대로서 다음 미술세대를 위해 국가 예술정책에 고언을 던지거나, 사회에서 미술이 존중받을 만한 일을 도모하는 미술계 웃어른들의 행보도 별로 접할 수 없다(자칫 잘못 나섰다가 젊은이들로부터 핀잔이나 듣고, 안하무인 싸움에 말릴 수도 있으며, 그전에 무엇보다 내 삶의 절박함에 쫓긴다면). 대신 국공립미술관의 ‘젊은 작가전’에서, 사립미술관의 ‘동시대 회화 주제전’에서 뒤마의 그림과 스타일이나 분위기 면에서 거의 동일한, 한국의 20~30대 여성 작가들 그림은 심심찮게 마주친다. 또 대신에 명분과 역량은 어쨌든, 힘 있는 자리나 배타적 이익을 챙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믿는 미술인들(세대나 분야에 상관없이)의 이기적인 행보를 직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겪게 된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미술을 하는 이유는 자유롭고자 함이고, 미술계의 근원 동력 또한 독립적이고 자율적이며 창조적인 사고와 행위에 있다. 그런 만큼 지금 여기 어느 미술인이, 어떤 동기와 목적 아래 활동을 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에 대해 타인이 왈가왈부할 수 없다. 게다가 이 영역의 특성상 절대적으로 옳은 기준이나, 객관적으로 명석하게 판명한 가치판단, 보편적으로 동의할 도덕과 윤리라는 것도 설정하기 어렵다. 그러니 개인적 차원에서든 한국 사회 내 ‘미술계’라는 집단으로서든 무엇을 원하고, 말하고, 행하고, 외부에 내보이고, 스스로를 정립할 것인지는 결정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 모른다. 극단적인 예로, 어떤 작가가 작품을 팔아 큰 부를 축적했는데 더 악착같이 사적 이해득실에 몰두한다 해서 누구도 나무랄 수 없다. 한국미술 전체의 현재와 미래를 고려할 때 정말 올바르고 능력 있으며 그릇이 큰 인사가 필요한 자리에 악성 루머가 무성하고 일부에서는 패권 다툼이 일어난다 한들, 그래서 대외적으로 한국미술계의 질적 수준과 구성원의 가치가 의심받는다 한들 막을 도리도 명시적 근거도 없다.
그러나 우리, 이를테면 심리적으로 ‘미술계’라는 동일한 준거집단에 있고, 정도 차(差)는 있을망정 물리적으로 그 집단과 결부된 행위를 통해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를 둘러싼 사회 전체, 또는 현실의 여러 집단 및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할 것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관계란 특정 작품이나 전시, 미술 이론이나 비평이 사람들의 감각과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데서부터 미술계가 외부로부터 듣는 인정과 평판에 이르기까지 추상적이면서도 단순하다. 또 미술계의 관대함, 세련됨, 진보성, 혁신, 보편성 등에 기초해 한국의 문화행정과 예술경영 전략이 발전하는 데까지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무엇이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우리의 미술계 활동과 처신, 미술인으로서 밖으로 드러내는 사고와 행위, 그리고 그 결과물은 사적 관심에 국한되지 않는 공공성과 정치학적 의식이 수반돼야 한다. 명문화된 공공성이 아니며, 직업 정치인의 그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2014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받은 장민승은 수상 소감으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우리의 집합적 기억회로에 비극적 온기를 불어넣었는데, 바로 그런 행위 속에 공공성이 있었다. 그리고 그 말들이 회자되는 데 미술의 정치학적 차원이 열렸어야 했다(어느 언론도, 어느 SNS 사용자도 정작 그 말을 전달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사회의 미술에 대한 관심 범위, 소통의 정치학적 경로가 이렇게 편벽하다). 본심이라든지 마음 깊숙한 곳의 진정성에 기댄 공공성이 아니어도 좋다. 거짓의 공공성도 무방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잴 수 없고 나누기도 힘든 공공성보다 미술의 구조적 특성과 지각경험 가능성에 기초한 공공성이 정치학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이다. 정연두는 얼마 전 한 대기업이 주재한 소규모 세미나에서 자신의 최근 프로젝트 작품이 시각장애인을 사회적 약자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신체적 조건에 근거해 세계에 대한 독특한 이미지를 산출하는 존재임을 깨닫게(작가부터 그 장애인과의 관계를 통해 귀한 깨달음을 얻었던) 하는 장치라고 역설했다.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은 작가의 경험담에 흥미를 느꼈고, 부쩍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후원 폭을 넓혀가고 있는 그 대기업의 관계자들 또한 그의 말과 작품에서 새삼 현대미술의 다양한 역할과 가치를 봤을 것이다. 그 맥락에서는 사회 참여적 미술의 진실을 의심하거나, 프로젝트에 관여한 장애인의 행위와 사고가 결국 작가의 것이 되는 모순을 지적하는 언변이 적절하지도 의미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바로 그런 작품과 함께, 또 작가의 실행력과 사후 의견에 공감하며, 사람들은 사회에서 피상적으로 작동하는 정치적 올바름을 넘어서 한 명의 미적 주체로서 누군가(장애인/비장애인이 아닌 바로 그/녀)의 세상 경험과 감수성을 수용해 나갈 것이다. 나는 이런 식의 순환, 이와 같은 새로운 관계와 의미의 작용이 미술이 구사할 수 있는 독특한 정치학이라 생각한다.
최근 4~5년 사이 한국 작가들과 이론가들이 부쩍 많이 참조한 니콜라 부리요의 관계의 미학(Relational Aesthetics)에서 관계는 인간들의 상호작용 및 예술과 현실의 사회적 맥락(context)을 뜻한다. 이는 19세기 말 이후 서구 아방가르드 예술이론에 비춰볼 때 혁신적인 논변이 아니다. 하지만 부리요는 1990년대 길릭, 티라바니자, 곤잘레스 토레스 같은 작가들이 전시를 “순간적인 공동체성이 만들어지는 특권적 장소”로 개방했다고 비평하고, 거기에 “현대예술의 아우라는 자유로운 연합”2이라는 미학적-정치학적 논설을 부가함으로써 당대 미술의 매력을 증강시킬 수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훨씬 더 나아가야 한다. 즉 한정된 작가, 특정 경향과 매너의 작품을 비평적으로, 전시 공학적으로 옹호하고 부각시켜 미술 내부를 다양화하는 관계미학에서 멈추지 않고, 여기 미술계 구성원의 의식이 현실 사회와의 정치학적 관계 속에서 새로 마름질되고 구축되는 장(場)을 열어야 한다. 장 뤽 고다르와 장 피에르 고랭이 1968년 ‘지가 베르토프 그룹(Groupe Dziga Vertov)’을 창설하면서 슬로건으로 삼은 말을 갖다 쓰자면, ‘문제는 정치적 미술[영화]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술[영화]을 정치적으로 만드는 것이다.’3
강수미 동덕여대 교수

1 요하네스 페르메르 상 홈페이지 www.johannesvermeerprijs.nl
2 니꼴라 부리요, 현지연 역, 《관계의 미학》, 미진사, 2011, p.28. p.109.
3 Colin McCabe, 《Godard: Image, Sound, Politics》, Macmillan, 1980, p.19. 꺽쇠 안이 원문이다.

(위)장민승 <검은 나무여> 싱글 채널 흑백영상, 멀티 채널 사운드 약 25분 2014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만든 이 작품은 최소한의 단어 구성으로 감정을 절제한 시구를 수화로 번역해 팽목항에서 녹음된 사운드와 함께 하나의 추상적인 손짓으로 관람자에게 전달한다.

Column 시각예술 전문지의 디지털화, 그 명과 암

예술, 특히 시각예술을 다루는 잡지를 전자책으로 기획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 (만약 종이책과 별도의 편집이 가능하다면) 고해상도의 이미지나 영상 자료를 분량 걱정 없이 집어넣을 수도 있고 클릭 한 번을 통해 인터넷으로 바로 기사에 사용된 레퍼런스에 접근함으로써 종이책의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다. 잡지 콘텐츠의 주인공이 여전히 텍스트라고는 해도 거기에 전자책의 멀티미디어적 성향이 커다란 도움이 될 거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소 고리타분한 발상이기는 해도, 예술이 감각적-비언어적 지각을 통해 감상자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면, 그 예술 작품을 다루는 기사 또는 해설의 ‘언어’와는 별개로 독자로 하여금 해당 작품을 보다 깊이 감각할 수 있도록 하는 쪽이 작품에 접근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향에 다다르기에는 갈 길이 멀다. 인터넷 시대에 들어 하이퍼텍스트와 멀티미디어라는 가능성 자체는 언제나 열려 있었지만 이를 기획하고 편집할 수 있는 역량은 종이책에 얽힌 감수성과는 큰 차이가 있다. 아직 활성화하지 못한 전자책 잡지에 앞서 이와 유사한 시도를 진행 중인 웹진의 경우가 그렇다. 특히 국내에서 웹진은 종이 잡지로 타산을 맞추지 못한 잡지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후퇴한 장소인 경우가 많았다. 웹진으로 변신한 잡지들은 기존의 종이 시절 포맷을 고수했다. 비용을 줄이면서 뒤로 물러서는 과정에서 플랫폼의 특징을 살필 만한 여유가 없어서다. 이런 과정을 거친 웹진은 대부분 몰락한다. 독자 수가 줄고 수익성이 악화돼 웹진으로 변신을 꾀한 뒤에는 그 줄어든 독자들을 대상으로 웹상에서 장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판매 권수가 광고 수익과 직결되는 종이책과는 달리 대부분의 웹사이트 광고는 해당 배너를 클릭하거나 노출되는 빈도를 통해 유동적인 비용을 지불한다. 즉, 콘텐츠를 보러 온 독자들이 곧 수익과 직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비용 절감을 위해 플랫폼을 웹으로 옮긴 잡지 대부분이 얼마 가지 못해 문을 닫은 건 당연한 수순이다. 비용은 줄었지만 수익 역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달라진 플랫폼에 맞추어 잡지의 정체성을 바꿈으로써 새로운 독자층을 끌어들일 여력이 없었던 ‘후퇴형 웹진’들의 마지막은 한결같았다.
전자책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종이 잡지보다는 웹 형식의 기사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국내 전자책 플랫폼 소비자층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20세기가 종언을 고할 무렵 한국에서는 수많은 예술 리뷰 잡지가 함께 수명을 다했다. 영화 월간지들이 사실상 전멸했고, 음악 리뷰 잡지 역시 대부분 아예 사라지거나 웹진이 되거나 무가지로 후퇴하는 등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몇몇 잡지가 포맷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버티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분야는 미술이나 사진 정도다. 비교적 높은 연령대의 보수적인 아마추어들이 존재하는 분야를 다루는 잡지들이 그나마 상황이 좋았던 셈이다. 1970년대 이후 교양-문화-잡지라는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세대가 아직 독자층으로 유지되고 있어서다. 반면에 키노나 서브처럼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종이 잡지 문화는 20세기를 기점으로 저물었고, 그 자리를 웹 텍스트가 대신했다. ‘키노 이후의 젊은이들’은 전자책 플랫폼으로 진입할 개연성이 가장 높은 세대지만 동시에 종이 문화 잡지에 대한 경험을 거의 해본 적이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나마 동시대의 예술에 대해 관심이 있는 젊은 독자들은 전통적인 콘텐츠를 가진 잡지보다는 좀 더 현장의 목소리에 가까운 독립출판 계열의 여러 개성적인 잡지로 분산되어 퍼져나가는 중이다. 이들에게 잡지는 동인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와 달리 보다 보편적인 독자층을 상정한 문화 잡지들이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 어필할 가능성은 낮으며(‘우리꺼’가 없다), 반면에 충성도가 높은 중년 이상의 독자층은 디지털 플랫폼을 별도로 학습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다. 현 시점에서 전자책 형식의 문화 잡지가 당장의 돌파구를 찾기 어려운 이유다.
시간이 갈수록 전자책 독자층이 두터워지기는 할 것이다. 현재 국내 전자책 시장의 낮은 성장률은 전자책 자체의 가능성에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열악한 디바이스 때문이다. 이 부실함은 언젠가 개선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매스미디어가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온 것처럼 단행본이나 잡지 시장도 자연스럽게 넘어올 것이다. 다만 관건은 처음에 언급한 대로 바뀐 플랫폼에 얼마만큼 적응하고 그를 이용할 수 있느냐다. 단지 대세가 이동한다는 이유로 옮겨가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자신의 육체가 담긴 장소를 고찰하지 않는 ‘디지털 문화 잡지’에 눈길을 주는 젊은 예술 애호가는 많지 않다. 표현 방식에 따라 콘텐츠의 성질이 바뀌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보여주는 잡지라면 그 자신의 폼/표현 방식부터 신뢰를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신뢰에 다다르는 순간에야 ‘예술 잡지’는 디지털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꽃필 수 있을 것이다.
최원호  인터넷서적 알라딘 MD

 

 

HOT PEOPLE 표미선 재단법인 서울예술재단 이사장

작가에게는 창작의 동기부여를, 후원자에게는 자부심을

6년을 짊어진 한국화랑협회 회장직을 내려놓았다. 그간의 부담과 고단함을 달랠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표미선 표갤러리 대표는 바로 ‘(재)서울예술재단’을 설립하고 곧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문화예술 창작자와 수요자(후원자)들의 구체화된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새로운 문화/예술시장의 플랫폼을 형성한다”는 것을 재단 설립의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는 표 이사장을 성곡미술관 바로 옆 ‘서울예술재단 PLUS’에서 만났다.
“제가 화랑을 34년간 운영했습니다. 그간의 성과와 미술계 현황을 돌아보니 글로벌한 시대에 전시 이외 뭔가 다른 미술 움직임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표 이사장이 구상하는 예술재단 운영의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서울예술재단의 첫 번째 행사인 ‘포트폴리오 박람회’를 통해 신진작가군을 선발한 뒤, 그들을 후원할 후원자들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모집한다. 이들은 월 일정금액을 후원금 명목으로 내게 된다. 이 후원금을 바탕으로 서울예술재단 소속 작가의 작품을 후원자가 원할 경우 작품을 대여한다는 것이다. 작가에게는 후원금의 50%를 창작활동비용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작품 훼손에 대비하는 보험료와 기타 창고 운영이나, 재단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게 된다. 물론 후원자가 구매를 원할 경우 재단은 작가와 후원자를 매개하는 플랫폼 역할도 하게 된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단지 의욕이나 소명의식만 앞서서 되는 것이 아니다. 재단 운영의 법률적 뒷받침과 작품 훼손에 대비한 보험 가입 등이 담보되어야 한다.
“우선 매월 소액(1만 원)을 후원할 수 있는 후원자를 모집할 겁니다. 현재 1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만, 궁극적으로 많은 국민이 참여하게 할 겁니다. 그들에게 “당신이 패트런이예요, 당신이 메디치예요”라는 의식을 심어줘 예술 후원자로서 자부심을 갖게 하고 싶어요. 그런데 운영 계획에 있어서 봉착한 큰 문제는 바로 작품의 관리를 보장할 수 있는 보험 문제였어요. 바로 이점을 해결한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표 이사장은 재단 설립을 준비하면서 이상하리만큼 주변의 도움과 성원이 답지했다고 전했다. 국내 유수 법률회사는 공익 부서를 통해 재단 정관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보험회사는 작품 대여의 발목을 잡았던 보험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했다고. 물론 표 이사장 사재도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10억 원의 재단 출연금은 그간 개인 컬렉션으로 소장했던 작품을 시장에 내놓아 마련했다.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이제 4월 7일 재단 운영의 공식돌입과 함께 ‘포트폴리오 박람회’를 열 예정이다. 심사위원단의 포트폴리오 리뷰를 거쳐 평면과 입체 분야 각 1명을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해 각각 1000만 원을 수여하고, 우수상 총 20명을 선정해 국내외 전시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작품 공모에 참여할 ‘新진작가’는 포트폴리오를 출품할 수 있다. “처음부터 그 수를 다 채울 수는 없겠지만 해마다 행사를 열어 500명 작가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후원자는 물론 기업화랑, 화랑, 미술관 등도 그들의 작품을 보고 빌려갈 수 있습니다.” 표 이사장은 특히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했다. 그 중심점은 ‘서울예술재단 PLUS’가 될 것이다. 표 이사장은 “여기에서 후원자는 작가의 작품과 자료를 열람하고 작가는 후원자를 직접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이러한 소통은 신진기획자, 비평가에게도 열려있다”고 문호를 대대적으로 열 것임을 천명했다.
화랑협회 운영에서 쌓은 노하우가 재단 운영에도 분명 녹아들 것이다. “화랑 대표로서 할 수 없었던 일을 재단을 운영하면서 맘껏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표 이사장의 이 말에는 제대로 해내겠다는 의욕이 가득 차 있었다. 표 이사장의 이 실험이 어떻게 진행될지,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석권 수석기자

표 미 선 Pyo Misun
1949년 태어났다. 영남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했다. 1981년 표갤러리를 개관하고 현재까지 대표직을 맡고 있다. 한국화랑협회 재무이사(1989), 국제담당이사(1991), 부회장(2003), 한국미술품 감정위원회 위원(2006~2008), 그리고 한국화랑협회 회장(2009~2015) 등을 역임했다. 또한 베이징(2005)과 L.A.(2008)에 표갤러리 분관을 열었다. 현재 강남문화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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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재단 사무소로 쓰일 ‘서울예술재단 PLUS’ 전경. 사무공간 외에 작가와 후원자를 매개하고 작품을 직접 만나는 전시 공간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HOT PEOPLE 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 소장

 

걸어다니는 미술자료 전문가 홍지동에 정착하다

 

김달진미술연구소와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홍지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개인주택을 사들여 개조해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단독 건물을 마련했다.
새 공간을 열기까지 많은 도움이 있었다. 특히 광장건축환경연구소 김원 소장의 재능기부는 큰 힘이 되었다. 정부 지원이 끊겨 작년 말부터 속앓이하던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김달진 관장은 “이제 이 공간을 어떻게 독립적으로 운영할지 걱정이다”면서도 안도와 기쁨의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박물관 관장이자 미술연구의 소장인 그가 미술자료를 처음 수집한 것은 무려 4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생 시절 각종 잡지와 화집에서 서양명화 이미지를 손수 오려 스크랩북을 제작하며 수집 역사가 시작됐다. 197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현대미술 60년전>은 김 소장이 우리 근대미술로 눈을 돌리는 계기였다. 미술 수집벽은 그가 아카이브 전문가로서 자리매김하는 기틀이 되었다. 박물관 지하에는 김 소장의 수집인생을 엿볼 수 있는 자료와 고 이경성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기증한 자료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이처럼 지하 전시장은 현재의 공간을 세우기까지 김 관장의 수집인생을 보여주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신사옥 이전 첫 전시는 주요 소장품 250여 점을 모은 〈아카이브 스토리 김달진과 미술자료〉(3.12~5.31)다. 연구소는 작년 국립현대미술관 자료실에 2만 권의 단행본을 포함, 미술자료를 기증한 바 있다. 그러나 단독 자료와 많은 희귀자료는 김달진미술박물관과 연구소에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는 근현대 희귀 도서, 전시 팸플릿과, 사진, 아카이브 자료와 박물관 컬렉션의 대표작만을 모아 보여준다. 전시와 별개로 한국미술정보센터는 예약제로 열람을 원하는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김 소장의 수집벽은 현재진행형이다. 직접 구입하기도 하고 많은 이들로부터 자료를 기증받아 자료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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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및 김달진미술연구소 연혁

2001년 종로구 평창동에 김달진미술연구소 개소
2002년 월간 서울아트가이드 창간
미술정보포털 www.daljin.com 오픈
2007년 연구소 종로구 통의동 91-26 이전, 미술자료실 개관
2008년 연구소 종로구 통의동 129-2 이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서울시 2종 전문박물관 등록(제81호)
박물관 개관전 〈미술 정기간행물 1921~2008〉(10.22~2009.1.31)
2009년 박물관·연구소 창성동으로 이전
제1회 아트북페스티벌 개최(9.18~20)
2010년 마포구 창전동 이전, 한국미술정보센터 개관
2013년 〈한국 미술단체 자료집 1945~1999〉발간 (문화체육관광부 지원)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에 미술자료 2만여 권 기증
2015년 박물관·연구소 홍지동 사옥 개관

HOT PEOPLE 〈베니스비엔날레〉본전시에 참여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3인방

김아영 <PH Express>
남화연

남화연 < Field Record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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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순 < 비념 >

올해 56회를 맞는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한국 작가 3명이 참여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아영, 남화연, 임흥순 작가가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의 본전시(총감독 오쿠이 엔위저)에 초청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그동안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는 서도호(2001), 김소라, 김홍석, 장영혜, 주재환(2003), 구정아, 양혜규(2009)가 참가했다”며, “6년 만에 한국작가가 본전시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는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를 주제로 53개국 136명의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김아영(위)은 1979년생으로 국민대 시각디자인과와 런던 칼리지 오브 커뮤니케이션 사진학과, 첼시 칼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 파인아트학과(석사)를 졸업했다. 비디오, 사운드, 이미지, 텍스트와 내러티브 구조를 이용한 작업을 하고 있으며, 독일 베를린 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영국 런던 로열 아카데미 오브 아트, 리움미술관 등에서 열린 전시에 참여했다. 2010년 브리티시 인스티튜션 어워드, 플래시 포워드-Emerging Photographers, 2008년 중앙미술대전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이번 본전시에서는 김희라 작곡가와 함께 <제페트, 그 공중정원의 고래기름을 드립니다, 쉘 3(가제)>라는 설치·퍼포먼스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남화연(가운데)은 1979년생으로 코넬대와 한예종 전문사를 졸업했다. <Move: on the spot>(국립현대미술관, 2012), <드로잉을 위한 공간들>(하이트컬렉션, 2013) 등의 전시에 참여했고, 2009년에는 에르메스 미술상 후보에 올랐다. 이번 본전시에서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 시대의 튤립포마니아(Tulipomania)를 바탕으로 제작한 <욕망의 식물학(The Botany of Desire)> 영상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며 오는 4월 10일부터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
임흥순은 1969년생으로 가천대(舊 경원대)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광주비엔날레>(2002), <부산비엔날레>(2004), <미래는 지금이다-Future is now>(국립로마현대미술관, 2014), <역병의 해 일지>(아르코미술관, 2014) 등의 전시에 출품했다.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 버터플라이상(2012),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상(2014), 인천다큐멘터리리포트 ‘베스트트러프컷상’(2014)을 수상했다.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에서 촬영한 <위로공단>이라는 영상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이번 <베니스비엔날레>는 5월 9일부터 11월 22일까지 진행되며 한국관 전시작가는 문경원 전준호(커미셔너 이숙경)가 선정된 바 있다.
황석권 수석기자

SIGHT & ISSUE Art|Basel Hong Kong|March|15-17|2015

〈아트바젤 홍콩〉의 변화와 한국미술의 붐

아시아 아트페어 시장은 <아트바젤홍콩(Art Basel Hong Kong)>과 각국의 토종 아트페어로 크게 나뉜다. 45년 역사의 <스위스 아트바젤>을 기반으로 한 <아트바젤 홍콩>은 6월에 열리는 스위스 바젤의 285개 화랑, 12월에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의 267개 화랑과 강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는 아트페어계의 실력자다. 한국의 <KIAF>, 싱가포르의 <Art Stage Singapore>, 대만의 <Art Taipei>, 중국의 <Art Beijing>, 일본의 <Art Fair Tokyo>, 인도의 <Art India> 등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국제 아트페어와 격차는 크지만 경쟁상대다.
233개 화랑이 참가한 <아트바젤 홍콩 2015>는 마케팅과 홍보는 기본이고 스폰서팀과 VIP 및 고객 담당팀을 별도로 운영하는 경영 중심의 아트페어이다. 메인 전시인 <갤러리(Galleries)>, 큐레이팅 프로젝트 형식인 <인사이트(Insights)>, 신진 아티스트의 쇼케이스인 <디스커버리(Discoveries)>로 나누어 참가 화랑을 경쟁시키는 식으로 심사를 강화한다. 2015년의 참가 화랑수는 233개로 2014년 245개보다 12개 줄었다.
2014년 가을 아시아 디렉터를 교체한 이후 2015년 페어는 VIP 프리뷰를 금요일과 토요일 첫 이틀에 집중시켜 VIP 위주의 판매 전략을 폈고, 일반고객 공개기간은 하루 줄인 일요일부터 3일간 진행하는 것으로 바꿨다. VIP 오픈 첫날부터 판매경쟁이 치열했다. 화이트 큐브는 2시간 만에 2억3400만 홍콩달러(34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고, 뉴욕의 굿맨갤러리, 가고시안갤러리 등도 1~2시간 만에 수십억 원어치를 팔았다. 대만의 티나 켕 갤러리는 자오우키의 <1980년> 3부작을 국제 컬렉터에게 미화 3000만 달러(337억 원)에 판매했다.
<아트바젤>은 전략적으로 기관 관계자를 대거 초청한다. 개인과 기업의 개별 수요 외에 공적 수요자인 미술관과 기관의 대표, 이사, 큐레이터, 재단 및 후원자들을 초청해 작품을 구입하게 한다. 2014년 스위스 바젤에 70개 기관의 관계자들이 초청되었고, 미국 마이애미에는 160개, 그리고 이번 홍콩페어에도 삼성 리움미술관을 비롯한 26개 기관의 관계자를 초청했다.
한국 갤러리는 총 9개가 참가했다. 국제갤러리/티나킴갤러리, PKM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학고재갤러리, 원앤제이갤러리, 갤러리 스케이프가 메인 전시 격인 <갤러리>에 참가했고, <인사이트>에 리안갤러리, 갤러리 인, 갤러리 EM이 참가했다. 갤러리 특별전인 <인카운터> 코너에서도 국제갤러리의 이우환, 아라리오갤러리의 탈루 L.N, 리안갤러리의 DZINE, 원앤제이갤러리의 김태윤의 전시가 열렸다. 국제갤러리의 이우환 박서보 하종현 이불, PKM갤러리의 윤형근 코디최, 학고재갤러리의 정상화 이우환 백남준 등 출품한 한국 대표작가와 단색화 작가의 작품이 좋은 판매실적을 올렸고, 아라리오갤러리의 강형구 회화작품과 리안갤러리의 김승주 조각작품은 높은 인기도 만큼 세일이 잘 되었다.
메인 아트페어 옆 위성 아트페어인 <아트 센트럴>은 한국의 갤러리 현대와 카이스갤러리가 참여해 현대의 단색화와 카이스갤러리의 전속작가 작품의 판매실적이 좋았다. 경매회사 소더비의 한국 단색화와 일본 구타이로 꾸민 <아시아 아방가르드전>은 프라이빗 세일로 빅히트를 기록했으며, 크리스티의 소규모 경매도 활발했다. 한국의 K옥션은 홍콩에서의 첫 단독경매를 실시해 56점 출품에 50점 낙찰로 89.3%의 높은 낙찰률을 보였고, 71억 원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단색화 21점이 모두 추정가를 뛰어넘으며 낙찰경쟁이 치열했다. 김환기의 추상화 작품이 수수료 포함 8억3302만 원에 팔렸고, 이우환과 쿠사마 야요이 등의 작품도 낙찰되었다.
홍콩 미술시장은 서비스 산업과 금융산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자본력, 영국적 관습과 문화의 영향, 백만장자와 억만장자들의 미술품 소비와 투자, 매일 열리는 쇼와 컨벤션에 참가하는 이동인구, 홍콩정부의 낮은 세금과 관세 정책, 그리고 영업과 금융의 자유로 인해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홍콩에서 처음으로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국 미술 붐이 일기 시작했다. 대우 받기 시작한 우리 미술의 기반 다지기와 포스트 단색화 전략을 구상하는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홍콩=서진수 강남대 경제학과 교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

갤러리 인 부스의 김명범의 설치작품 〈무제〉 2014

갤러리 인 부스의 김명범의 설치작품 〈무제〉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