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Ⅱ < 피란수도 부산 : 절망 속에 >

2018. 3. 16 – 7. 29

부산시립미술관

http://art.busan.go.kr/


1945년 이후 해방공간,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으로 대한민국은 사회정치 경제.문화적 혼란을 겪었다. 한국전쟁의 발발로 중앙화단을 비롯한 전국의 미술계 중 일부가 임시수도였던 부산으로 피란을 오게 되었다. 이로써 피란작가들과 부산경남 일대 작가들은 거친 호흡을 공유했고 치열한 피란의 삶과 미술계의 활동이 부산이라는 압축된 도시에서 재편성되었다. 전국의 미술인이 부산에 모여 ‘피란수도 미술문화’라는 독특한 환경이 구성되었다. 부산작가들과 피란작가들은, 전쟁의 시련과 궁핍 속에서 더욱 절박하게 ‘화가로서의 지상명령’인 창작의 열정을 태우면서 전쟁의 암울한 시대상 또는 파괴된 현실을 재현하거나 새로운 주제와 양식의 질서 및 갱신을 모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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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 < 전선만리를 너와 함께 10.7 > ,종이에 채색, 33×20cm, 195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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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출, < 위문문(고성에서) >, 종이에 연필, 27×22cm, 1950년대 전쟁기념관 소장

이 무렵 단체의 전시 중에서 부산미술의 맥을 이어나간 <토벽동인전>을 비롯하여 <신사실파전>, <기조전>, <후반기전> 등 예술의식이 맞는 작가들이 모여 만든 동인전들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전쟁의 힘들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예술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하였다. 종군화가단의 경우는 전장의 현장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전쟁의 참화를 가슴으로 느끼며 그림으로 남겼다.

장욱진, <자갈치시장 > , 종이에 유채, 13×18cm, 1956

다음으로 부산이 지닌 항구부산의 특수한 문화공간 ‘다방’을 주목한다. 전국의 문화예술인들은 임시수도 부산지역에 압축되어 유기적 영향관계를 가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방은 전쟁기 문화예술인들의 집결지로써 부흥의 꽃을 피우게 되었다. 그러면서 전쟁기의 치열했던 생존과정 중 작가들은 ‘대한도기’에서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생계를 이어나가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상들의 기저에는 항구도시 부산이라는 특수성과 새로운 사람과 문화를 부산문화로 포용하는 부산의 성향 또한 한 몫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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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기, < 판자집 >, 캔버스에 유채, 72.5×90.3cm ⓒ 1951. 김환기 all rights reserved.

한국전쟁 1950년에서 1953년까지, 압축된 시•공간의 도시 부산에서 이루어진 한국미술사의 재편화과정과 문화적 교류 현상들은 근현대미술의 흐름에 중요한 축으로 평가되어야 할 부분이다. 한국전쟁으로 전국의 미술가들 대부분이 부산으로 피란을 오게 되면서 피란작가들과 부산. 경남의 화가들은 부산에서 섞이게 되었다. 전쟁의 힘들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들은 예술열망을 더욱 불태웠다. 때로는 종군화가단에 가입하여 전쟁 상황을 가슴으로 그리기도 하였다. 그들은 전쟁의 시련과 궁핍 속에서 암울한 시대상 또는 파괴된 현실을 재현하거나 전쟁의 고통, 이산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을 직. 간접적으로 나타내었다. 전쟁의 고통 속에서 치열하게 예술혼을 불태웠던 작가들은 이후 근대미술의 선구자가 되어 한국미술 전개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개관 20주년을 맞아 부산 근대미술의 발자취를 짚어보는  < 피란수도 부산:절망 속에 핀 꽃 > 전시는  7월 29일까지 개최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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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부산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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