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는 이 전시를 !

마냥 희망을 노래할 수 없는 4월의 봄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코시국은 여전하고, 네 번째 유행이 시작될까 전전긍긍한다. 그럼에도 미술은 쉬지 않는다. 지금의 현실을 양분 삼아 우리에게 꾸준히 질문을 던지고 이야기를 건넨다. 뒤얽힌 문제들 틈의 새로움을 찾아, 시각의 즐거움을 쫓아 마스크를 잘 챙겨 전시장으로 떠나보자. 방역지침에 따라 건강하고 안전하게!

2021 금호영아티스트-1부

노은주, 문이삭
2021.3.12 – 4.18 금호미술관

금호미술관이 2004년부터 이어온 금호영아티스트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선을 제시해온 공모 프로그램이다. 《2021 금호영아티스트》 1부는 2020년 제18회 공모에서 선정된 4명의 작가 중 노은주, 문이삭 2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노은주의 회화 작업은 실재와 환영 사이를 오가는 사물-모형을 통해 익숙한 듯 낯선 장면과 관계를 만들어 내고, 문이삭은 시공간을 초월한 사물-조각으로 오늘날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봄이슬

피터문
3.18 – 4.18 프라미스갤러리

3.18 – 4.18 프로미스갤러리

모든 생명의 근원, 성스러운 본성을 지닌 ‘물’을 물로 그려내는 작가 문승현의 전시가 프라미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치밀한 기교, 섬세한 묘사보다 흐르는 물의 본성에 그림을 맡긴다. 무정형의 물은 번지고, 스며들고, 자리 잡으며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낸다. 생태계를 순환하며 회복시키는 물성으로 순수가 회복되기를 바란다.

화가의 글씨, 서가의 그림

김광업, 최규명, 중광, 이응노, 황창배, 곽인식, 김환기, 정규, 한묵, 김종영, 백남준
3.5 – 4.25 김종영 미술관

한국추상조각의 선구자 김종영을 연구하고 기리고자 설립된 김종영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20세기 한국 미술사 기술을 되새기며 <화가의 글씨, 서가의 그림>은 그 관점에 문제의식을 상기시킨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가들은 전통 서화에서 미술로 전환되던 시기에 서예와 미술에 정진하던 이들이다. 일제강점기, 한국 문화의 단절 위기 속 강화된 민족의식은 미술에도 영향을 끼쳤다. 작가들은 혼란한 세태에도 끊임없이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여 자기화하고자 했다. 전통 서화의 전개 양상을 통해 21세기 한국미술이 참고할 바가 무엇이지 살펴보고자 한다.

상신유신

천제런
3.11 – 5.2 아트선재센터

천제런은 대만의 냉전, 반공, 계엄 시기에 반체제 전시와 게릴라식 퍼포먼스로 당시의 계엄 체제에 저항해 왔다. 이후 실업 노동자와 임시 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 실업 청년, 사회운동가 등과 손잡고 신자유주의에 의해 겹겹이 가려져 있던 민중의 역사와 당대의 현실을 다시 상상하고, 서술하고, 쓰고, 연결하는 비디오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국내 첫 개인전인 이번 전시를 통해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작업한 6점의 영상과 1점의 사진 연작을 소개한다.

이른 봄

손동현
3.4 – 5.8 페리지갤러리

대중문화의 소재를 동아시아의 수묵 방식과 접목하여 다양한 인물화 작업을 선보여온 손동현 작가는 슈퍼맨, 배트맨과 같은 영웅에서부터 007시리즈의 악당, 마이클잭슨의 초상화 연작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을 작품에 등장시켰다. 가상의 존재이거나 대중문화의 특정 상징들을 다루던 데서 더 나아가 자신이 창조한 새로운 영웅들을 그려내던 손동현은 <이른 봄> 전시에서 인물화라는 틀을 깨고 산수화에 도전했다. 곽희의 〈조춘도(早春圖)〉를 작가의 방식대로 재해석한 산수화는 그의 작업 세계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게 한다.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2.4 – 5.30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국가적 암흑기, 절망의 시대인 일제 강점기. 식민지화된 국가의 일원으로 살아가던 예술가들이 ‘문학’과 ‘예술’에 헌신하며 모순된 사회를 살아 내었던 이야기를 이번 전시에 담았다. 전통 사회와 오늘날 현대 사회를 잇는 역동의 시대에 빠른 속도로 유입된 서양의 것들은 그날의 젊은이들을 자극하고 매료시켰다. 1930-40년대 경성이라는 시공간을 중심으로 예술을 논하고 우정을 쌓아온 자유로운 영혼들의 가난했지만 풍요로웠던 멋진 신세계를 만나보자.

대구근대미술전: 때와 땅

작가 64인
2.9 – 5.30 대구미술관

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획한 대구근대미술전 《때와 땅》은 파란했던 한국 근대를 함께 했던 미술인들의 행적과 정신을 보여주고, 진화해가는 시대의 모습을 증언한다. 작가 64인의 작품 140여 점은 대구 미술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5개의 섹션에 걸쳐 전시되었다. 전시를 통해 한국 근대미술의 발원지 중 하나인 대구의 시대정신을 읽어볼 수 있다.

글: 문혜인
자료제공: ⟪월간미술⟫ 4월호 SIGHT&ISSUE, EDITOR’S PIC
금호미술관, 프라미스갤러리, 김종영미술관, 아트선재센터, 페리지갤러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대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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