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신발을 벗으세요!

아트피크닉 ③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23. 4. 4 – 10. 1
《터치미텔》

이번 피크닉은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가 되고 싶은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키즈 카페에 놀러 온 것처럼 신발을 벗고 구르고 부대끼며 신나게 미술을 경험해볼 기회, 《터치미텔》에서 놀아보자.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과 만나며 접촉하고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 잠들기까지 우리의 몸은 얼마나 깨어있을까? 메라니 보나요는 한국 어린이들이 자기 신체와 감정을 인식하고 사람들 간의 친밀함에 대해 사고하도록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작가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고 편안한 조건에서 놀이와 활동을 통해 몸과 사람들 사이의 접촉, 친밀감, 신체의 경계와 감정에 대해 파악하게 하였다. 부드러운 매트와 푹신한 쿠션이 깔린 전시 공간은 권위적이고 딱딱한 공간에서 꺼내기 어려웠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게 돕는다.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더욱 상냥한 마음으로 공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지는 일일 것이다.

“우선, 신발을 벗으세요!”

멜라니 보나요, <터치미텔>, 2023,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2분 25초.
테오 드망과 전시 디자인 협업, 서울시립미술관 제작 지원

2019년 네덜란드 아이들과 제작했던 동명 작품을 한국 아이들과 새롭게 제작했다. 5세부터 9세까지 13명의 어린이가 참여하였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몸, 접촉, 친밀감, 그리고 나의 경계 및 감정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정형의 설치 구조물에 편히 몸을 기대고 작가의 질문에 나만의 답을 해보는 건 어떨까?

멜라니 보나요, <진보 vs 일몰 (자연 다큐멘터리 재구성)>, 2017, Full HD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48분 20초.
테오 드망과 전시 디자인 협업, 작가 및 아킨치 제공

인간과 타자에 대한 복잡한 문제를 아이들의 눈과 목소리를 통해 아주 쉽고 정확하게 설명한다. 이세계 같은 노란 방은 나와 구별된 외부의 존재들과의 관계에 집중하게 도와준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는 어린이를 위한 특별한 공간이 곳곳에 숨어있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여름을 피해 어린이의 손을 잡고 미술관으로 피크닉을 떠나보자! 어린이가 아니어도 좋다. 어린이 같은 마음이라면 충분하다. 미술을 즐기는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글, 사진: 문혜인
자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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