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윤병주-Exploration of Hwaseong

윤병주-Exploration of Hwaseong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7~28

윤병주는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의 신진작가 지원프로그램인 PT & Critic에 선정된 올해의 작가이다. 작가와 전문가, 컬렉터(collector), 그리고 관객의 진지한 토론을 통해 향후 작업방향에 대해 다같이 고민해볼 수 있게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윤병주는 이러한 과정에 기꺼이 진입하고자 하는 작가이며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 졸업을 앞둔 무한 가능성을 가진 예비작가인 셈이다.
이번 전시에서 윤병주는 현재 땅을 파헤치고 도시개발이 한창인 경기도 화성(Hwaseong)지역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미지의 세계인 우주의 화성(Mars)을 탐험하고 기록한 것으로 설정한다. 실제 존재하는 지명인 화성과 비실제적인 우주 화성 간 동음이의어적 측면에다 동시에 두 장소 모두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지역으로서의 유사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렇게 화성이라는 특정 장소와 미지의 장소 화성 간의 간극은 우리 삶의 소통 중 생겨나는 끊임없는 미끄러짐과 닮아있다. 그리고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가상 현실이 실재(the Real)를 드러내듯 이번 전시는 우주 화성에 대한 우리의 판타지(Fantasy)와 함께 미지의 것을 정복하고 경쟁적으로 자본화하고자 하는 인간의 무한 욕망을 보여준다.
전시장은 실제로 존재하는 화성지역 곳곳의 사진과 영상, 사운드 채집 등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작가는 사진가의 시선이 아닌 기계(무선 조종 자동차에 카메라를 장착하여 촬영)에 위임하여 자료를 객관화하고 마치 달 탐사선이 달을 탐사한다는 듯 조작된 사진과 영상을 배치한 후 이미지 자체는 화성(Mars)의 느낌으로 붉게 조작한다. 이때 조작이라는 기제를 통해 실제와 비실제 사이에 흥미로움과 재미가 더해진다. 작가는 붉게 또는 외계인 존재의 흔적인 양 조작된 이미지들, 마치 우주탐사기록과 결과를 홍보 전시하는 양 조작하는 행위들에서 상당한 쾌를 찾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즐거운 조작행위는 화성탐사과정과 수집된 조작물들을 아카이빙(archiving)한 것처럼 가정되고 멋진 탐험가로 위장한 작가 자신의 사진과 함께 영웅으로서의 기념비적 상황이 전개된다.
사진을 전공한 윤병주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에게는 매체에 대한 실험이었을 것이다. 그의 다른 사진작업 <우사단>에서는 카메라적 시선의 문제나 그 시선이 가진 정치 · 사회적 문제를 이미지 자체의 조작을 통해 다루고 있다. 반면,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 <화성>, , 에서는 사진과 영상매체를 통해 가상 상황을 만들고 실재를 드러내는 기록으로서의 사진매체에, 즉 도시화의 욕망과 미지의 세계를 식민화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비교하여 다루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 전공자로서 사진이미지의 미학적 조작보다 실재를 드러내는 가상의 설정 속에서 사진과 영상매체를 기록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에 방점을 둔 것이다. 결국 그는 사진매체에 대한 다양한 탐험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예비작가 윤병주는 다음 전시에서 어떠한 작업을 보여줄 것인가? 향후 작업방향이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오세원・문화역서울 284 운영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