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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의 공간〉 아름지기 통의동 사옥 1층 전시 전경

홈, 커밍 Homecoming

10.8~12.5
재단법인 아름지기 통의동사옥, 안국동한옥

아름지기가 맞이한 20주년

전통 문화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낙후된 한옥을 재생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비영리 문화단체 아름지기가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아름지기는 이를 기념하여 서촌 통의동 사옥과 북촌 안국동 사옥에서 특별전 〈홈, 커밍〉을 열었다. 아름지기 사옥 두 곳에서 열리는 전시는 아름지기 기획전시의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2004년부터 2020년까지 18회 선보인 한국 전통 의  ·  식  ·  주(衣食住)와 관련된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진행된다.

아름지기의 모든 전시는 언제나 ‘한옥’과 연결되어 있었다. 의식주 문화를 오롯이 담아내는 그릇으로서 한옥은 꼭 필요한 공간이었다. 전통 목가구의 미감을 되살리는 작업뿐 아니라 디자이너들과의 다양한 협업을 거쳐 2013년 이후부터는 한옥의 건축적 특성을 바탕으로 현대적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아름지기 통의동 사옥과 안국동 한옥 두 공간에서 진행된다. 전통 한옥에 현대 건축을 접목한 통의동 사옥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층별로 ‘환대의 공간’, ‘활기의 순간’, ‘머무름의 온도’, ‘아름지기 실천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환대의 공간’에서는 〈해를 기리다전〉(2017)에서 선보인 어막차, 영조 도포 등 아름지기의 주요 소장품을 통해 생활과 삶 속의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활기의 순간’은 현대건축과 전통한옥이 조화된, 전시장이자 독립적 가옥의 성격을 모두 가진 공간이다. 전통 제례의 상차림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제사상, 동시대적 미감으로 풀어낸 저고리, 배자 등을 전시한다. ‘머무름의 온도’는 최소한의 가구만을 배치한 사유의 공간이다. 비워진 공간이 주변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실천의 여정’은 재단법인 아름지기 20년사를 일별할 수 있는 아카이브 자료실로, 지하 공간을 개방해 만들었다. 아름지기가 기획해 온 문화유산 가꾸기 사업, 한옥 짓기, 생활 예술의 대중적 확산을 위해 장인들과 협업해 만들어 온 상품 등을 소개한다. 이와 함께 아름지기의 여정과 그 속에서 새롭게 발견한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기록한 20주년 기념 브랜드 북 《CONNECTING》도 만나볼 수 있다.

2013년 이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안국동 한옥은 내부 보수를 거쳐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현대적 한옥짓기 실험과 초기 전시의 역사를 상징하는 안국동 한옥은 과거 윤보선 생가의 행랑채이자 인쇄소로 쓰인 공간으로, 아름지기의 역사를 담고 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보료, 소반, 다용도 책상 등의 살림살이를 통해 아름지기만의 한옥 생활 양식을 제안하는 공간이다.

아름지기는 “장소를 지키고, 정성스레 가꾸고, 창조적으로 만들어나가는 아름지기의 활동을 소개하는 데 있어, ‘홈’의 의미를 개개인의 생활 공간이 지닌 가치뿐만 아니라 마을 공동체와 도시환경, 지구촌으로 확장해 생각해볼 수 있다”며 20주년의 의의를 밝혔다. 전시는 12월 5일까지.

〈집으로의 여행〉 아름지기 안국동 한옥 전시 전경

이건민 〈노마드 제사상〉 2018

〈실천의 여정〉 아름지기 통의동사옥 지하 1층 전시 전경

글: 염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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