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PICS

키아프 서울 2021 (제20회 한국국제아트페어)
10.13~17 코엑스 홀 A&B

10월 13일 키아프 서울 2021 VVIP 오픈 직후 한 부스에서 고성이 튀어나왔다. 컬렉터들이 한 작품을 두고 서로 구매하겠다며 언쟁을 벌인 것. 이번 키아프 현장의 열기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었다. 2020년 오프라인 행사 취소로 2년 만에 문을 연 키아프는 20주년에 걸맞은 환호를 받았다. 2019년과 달리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홀 내부 체류 인원이 3,063명으로 제한되었음에도 올해 키아프 서울은 지난 키아프보다 7% 이상 증가한 8만8000여 명이 관람했으며, 5일간 매출도 지난 행사의 약 두 배인 650억 원을 경신했다. 특히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 개인전을 선보인 페로탕갤러리는 예약 작품까지 판매하는 등, 압도적인 규모로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번 키아프에는 ‘작품의 가치, 신뢰를 같이  -  미술품 감정, 작품에 신뢰를 더합니다’ 제하의 캠페인 부스가 마련되었다. 해당 부스에서는 미술품 감정과 유통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감정 신청 및 절차에 대한 간략한 유인물을 배포했으며,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 학계와 현장 전문가의 토론 역시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렸다. B홀 토크라운지에서는 10월 14일부터 현장 토크 프로그램 및 강연이 계속됐다. 특히 14일 마지막 세션 토크에는 프리즈 글로벌 디렉터 빅토리아 시달(Victoria Siddall)의 영상이 공개됐는데, 올해 키아프와 같은 시기 개최된 프리즈 마스터즈 현장에서 녹화된 시달의 인터뷰는 내년 키아프와 공동 개최될 프리즈를 소개했다. 주최 측이 “기대했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는 성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만큼, 올해 키아프는 성장하는 미술시장의 현재를 드러내고, 참여 화랑 및 관람객에게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남기는 아트페어로 자리매김됐다.

문자도, 현대를 만나다
9.14~10.31 현대화랑

현대화랑은 2018년 화조 민화에 이어 문자도를 선보였다. 그동안 빼어난 조형미로 주목받았던 조선시대 문자도, 백수백복도, 제주문자도, 화조문자도 등 11점과 문자도를 새롭게 재해석한 현대미술가 박방영 손동현 신제현 3인의 작품 13점을 선보였다.

이해민선Decoy
9.9~11.6 페리지갤러리

이해민선은 사물의 실체를 오로지 껍데기로만 파악한다. 껍데기에 몰두할 때라야만 기이하게도 물체는 생명을 얻게 된다. 대신 그것을 바라보는 ‘내’가 덩어리로 뭉개지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원래 생명이 없던 디코이가 부서지는 모양이 마치 오래돼서 부식된 회화처럼 보이는 건, 작가가 옳기 때문일 것이다.

산수도(山水陶) 
10.1~16 아트스페이스3

공예는 오감(혹은 오행)을 동원해가며 물질의 시간을 함께 견뎌내기에 우리가 두려워하는 이성과 감성, 몸과 머리의 이분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곽혜영 이승희 이은 이정석 정만영의 작품은 순환의 감각을 온몸으로 튕겨내며 감각의 확장과 흐름을 도모하는 생의 기운을 뿜는다.

김광호
철로 꽃을 그리다
9.30~10.10 금호미술관

철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그림자를 기저로 삼아 조각 작업을 이어가는 김광호의 개인전. 그의 조각은 그림자와 형상, 평면과 입체를 오가며 윤회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거울을 통한 그림자의 실체적 반영을 시도한 작업을 선보이며 조각의 실체적 그림자와 반영된 그림자가 합일되는 화면을 구현했다.

권자연 · 이성민 · 이현우
잠실스케이프
9.30~10.20 아트잠실

아카이브와 세 작가의 작업은 오늘날의 잠실을 만든 근현대사를 추적한다. 1960년대 한강 개발부터 2000년대 아파트 재건축의 역사는 고가의 브랜드 아파트에 가려져 있다. 개발로 터를 잃은 사람들의 기억과 대비되는, 재화로 치환된 거주지의 모습은 잠실의 어제를 품은 작은 공간에 머무르게 되었다.

바람보다 먼저
8.18~11.7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1980년대 한국, 민주적 시민의식 성장과 더불어 미술에서도 현실비판과 저항정신을 담아내는 새로운 형식으로서 ‘민중미술’이 태어났다. 이번 전시에서는 중앙에서 약간 비켜있는 수원 민중미술 그룹과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동시에 전국 각지의 민중미술까지 포괄적으로 조망했다.

드드드 철컥 위이잉
9.26~10.17 예술공간 영주맨션

전시는 여성예술인을 위한 공구 워크숍의 결과로 채워졌다. 구소연 김주영 김진 김진휘 김혜원 박보정 지선 황해연은 그들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를 더욱 정교하게 표현하는 과정에 집중했다. 공구 사용 방법과 기술뿐만 아니라 작업에 맞는 새로운 공구의 형태를 고민한 흔적이 흥미롭다.

데이비드 살레
현실의 연금술
10.7~11.13 리만머핀 서울

신표현주의의 대표적 예술가로 알려진 작가의 다층적인 관심사를 반영하듯, 팬데믹 기간 중 발표된 신작 〈Tree of Life〉는 작가의 대표작에 비해 사뭇 만화적이다. 작품에는 피터 아르노(Peter Arno)의 풍자만화 속 등장인물처럼 보이는 이들과 그들을 가르는 나무는 다양한 해석을 불러온다.

글래머샷  ·  장종완
To the Moon
9.24~10.14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반전이 있는 초현실적이고 목가적인 풍경으로 유머러스하면서도 시니컬한 메시지를 전하는 장종완과 키치한 가족사진 촬영을 주업으로 하는 글래머샷(이보라, 한대웅)의 키치 크로스 전시. 최고 상한가를 향한 현대사회의 욕망은 이들이 만든 ‘화려한’ 이미지와 설치 속에 조명되었다.

오노프
ONOOOFF
9.15~2022.2.20 부산시립미술관

언택트 시대의 온택트 전시 관람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전시는 입장 인원 수 제약이나, 물리적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전시장의 한계에서 벗어나 한층 물렁한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 VR환경에서 ‘공간을 극복한 공간’ 및 ‘시간을 극복한 시간’이라는 주제로 제작된 작품들을 탐험할 수 있다.

이매리
Poetry Delivery
9.29~10.30 표갤러리

개인의 존재론적 질문으로 촉발된 문제를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의 개인전.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매개체로서 ‘시(詩)’는 작가가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주요한 테마다. 동서양 시공을 초월한 영속적 존재를 탐구한 작가는 성경이나 시집을 금분 혹은 금박을 활용해 캔버스에 필사한다.

정비파
여정의 시작 - 한백두 날아오르다
9.25~10.5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흰꼬리수리 한백두’가 한라산부터 백두산과 개마고원까지의 여정을 시작한다. 〈신몽유   -  한라에서 백두, 백두에서 한라   -  통일대원도〉를 비롯한 신작 목판화 30점과 목판은 이번 목판화전의 주제인 통일과 국토를 이루는 산맥의 장엄함을 드러낸다.

우리 시대에
At the same time
10.12~2022.1.9 제주도립미술관

코로나 시대를 관통하며 제주를 둘러싼 이슈와 행사를 총체적으로 살피는 전시. 제주의 지리적 특수성은 이분법적인 인식을 낳는데 이 전시는 예술을 통해 이를 타개하고 ‘다시보기’ 혹은 ‘새롭게 보기’를 이끌어낸다. ‘프로젝트 제주’ 기간 중 행사와 전시를 미술관으로 모아 제주를 통해 ‘동시대적 이슈’를 살펴본다.

타이포잔치 2021
거북이와 두루미
9.14~10.17 문화역서울 284

문화의 기본이 되는 문자의 예술적 가치를 상기시키는 타이포 잔치가 올해에는 ‘문자와 생명’이라는 주제로 돌아왔다. 전시는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의 첫머리처럼, 생명에 대한 염원과 그것을 둘러싼 신념과 욕망이 번뜩이는 시대의 문자뿐만 아니라 인터넷 기반의 기록과 기호까지 포괄하여 살펴본다.

박소영
유어산수(遊於山水)
8.3~10.30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유(遊)’는 자연에서 노닐면서 도를 체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는 자연과 벗하여 소요유(逍遙遊) 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신작을 일궈냈다. 정선의 〈금강산도〉, 이징의 〈이금산수도〉를 재해석하여 작가만의 새로운 공간을 창조했다.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냈다.

정윤경
Finger Spell
9.29~10.23 GOP 성수

안에서는 흰빛이, 그 밖에서 색이 뿜어져 나오는 선이 있다. 네온 컬러의 선들은 서로 이어지고 뭉쳐진다. 휴대전화 스크린 위에 남은 손의 움직임, 작가가 종이 위에 남긴 드로잉은 정윤경의 캔버스 위에서 다시 펼쳐진다. 전시 제목처럼, 작가의 그리기는 보는 이의 마음에 서정적인 마법을 부린다.

불의 숨길 아트프로젝트
10.1~17 제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일대

2021세계유산축전과 연계해 열린 아트프로젝트.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에서 펼쳐지는 야외미술 프로젝트로 세계자연유산의 새로운 가치를 찾고자 마련됐다. 20여 명의 작가 작업은 화산의 생성과 그로 인해 제주의 지형이 탄생하는 과정을 은유하며 설치됐다.

이건 프란츠(Egan Frantz)
Not Enough Words
10.7~12.19 파운드리 서울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이건 프란츠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약 10년간 다양한 매체로 작업해온 작가는 초기 설치작부터 2019년경부터 현재까지 탐구해온 조각, 음악, 건축, 언어를 담아낸 대형 회화 작업을 선보인다.

JAD festa 2021
10.7~10 제주 캠퍼트리호텔엔리조트

한라산이 올려다보이는 리조트 각 동에 작품이 설치되었다. 작품이 생활공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시뮬레이션해 보여주는 독특한 아트페어다. 공예작업도 선보여 실생활 속에서 작품을 보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기존 아트페어에서 소외감을 느꼈을 컬렉터들에게 참여라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Herzog & de Meuron. Exploring SongEun Art Space
9.30~11.20 송은

송은문화재단의 신사옥 개관전 1부. 헤르조그&드 뫼롱이 설계와 건축 시공을 위해 송은문화재단을 탐구했던 일련의 과정들을 소개하는 전시. 레미 차우그 르네 풀버 강호연 박준범 슬기와 민 정지현 등 국내외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강요배
카네이션 -  마음이 몸이 될 때
10.13~2022.1.9 대구미술관

제21회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강요배 작가의 개인전. 대자연의 풍경을 담은 대형 회화, 상주바다 설치작업, 故이인성 화백의 대표작을 모티브로 한 회화, 사운드의 움직임에 집중해 촬영한 영상 등 다양한 작업을 선보인다.

사진: 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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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자세한 내용은 《월간미술》 2021년 11월호 SIGHT&ISSUE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