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to Creation_Golden Eagle

창작의 열쇠_검독수리

by PARK CHUNG KI

2021.07.31 – 2021.08.22

space jamo


스페이스 자모(강병철 대표)는 오는 7월 31일부터 8월 22일까지 미술계의 ‘라이징 아티스트 (Rising Artist)’로 부상하고 있는 박정기 작가의 개인전 『창작의 열쇠-검독수리(Key to Creation – Golden Eagle)』를 개최한다. 박정기 작가는 이번 스페이스 자모의 개인전에 2021년 제작한 영상작품 2점, 설치작품 모형 2점, 드로잉 6점, 텍스트 드로잉 1점 등 총 11점을 선보인다.

박정기 작가는 독일 뮌스터 미대(ACADEMY OF FINE ARTS MEUNSTER)에서 <새로운 슈퍼 마켓(Neuer Supermarkt)>으로 새로운 ‘레디-메이드’를 제시했던 기욤 바일(Guillaume Bijl) 교수로부터 마이스터슐러(Meisterschuler)로 사사받고 귀국한 아티스트이다.

그는 국내외에서 수 차례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독일에서 개최한 2009년 독일 뮌스터의 베베어카 파빌리온(Wewerka Pavillon)에서 개인전 『뮤지엄을 위한 뮤지엄(Museum for Museum)』, 2010년 독일 쿤스트 아카데미 뮌스터 에서 개인전 『어떻게 죽은 보이스에게 그림을 설명할까?(How to explain pictures to dead Beuys?)』, 2013년 독일 뮌스터 아펜가 22번지(Hafenweg 22) 건축물에서 개인전 『극장 아닌 극장(Theater_ Kein Theater)』 등이 그것이다.

박정기 작가가 독일 유학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귀국해 개최한 개인전들은 다음과 같다. 2016년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리서치 & 아트갤러리(Research & Art Gallery)에서 개인전 『달콤함의 무게(Weight of Sweetness)』, 2017년 봉산문화회관에서 개인전 『헬로 컨템포러리 아트 I_박정기(Hello Contemporary Art I_PARK CHUNG KI』, 2017년 대구미술관의 ‘Y+ 아티스트’로 선정되어 2008년 대구미술관에서 개인전 『걷다 쉬다(Walk & Rest)』, 2019년 세 컨드 에비뉴갤러리의 개인전 『창작의 열쇠』가 그것이다.

이번 전시 작품 중 <창작의 열쇠>, <경작본능>, <검독수리>는 한국 사회가 산업화를 거쳐 금융 자본주의로의 급속한 이행과정에서 노동과 삶으로부터 ’자기 충동‘ 과 ‘자기 표현’이 제거되어가는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박정기_경작본능, Single channel video, color, sound, 5’12. 2019

짧은 기간 산업화를 거쳐 신자유주의와 4차 산업 시대에 살고 있지만 뜻밖의 전근대적인 사고 방식을 곳곳에서 마주친다. 서울 근교에서는 아파트 단지 주변 구청에서 설치한 경작금지라는 경고표지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파트 주변 자투리땅을 경작하는 어르신들이 목격된다. <경작본능> 구시대적 유산으로 보이는 불법 경작 행위를 추적한다. 그리고 서로 다른 시대적 통념과 관념이 같은 시기에 존재하면서 충돌하는 모습을 노동과 자기 표현이라 관점에서 접근해 본다.”

박정기_창작의 열쇠, Single Channel Video, B&W, sound, 12’36’. 2019

제가 원래 작업을 하게 것은 교도소에서 누가 밥풀을 식당에 때마다 하나씩 옷에 묻혀 와가지고 그걸 떼어 눌러서 열쇠를 만들어 탈출했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감옥이나 교도소 갇힌 공간에서 뭔가 살기 위해서 아니면 시간이 남을 자신이 생업에 관련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 방법으로 무언가를 만들거나 이야기를 지어내는 그런 것을 작업으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박정기_검독수리, Single Channel Video, B&W, sound, 7”. 2021

2월 어느 날 아침 / “여기 비둘기 있네라는 아내의 목소리에 창 쪽으로 다가갔다 / 아침 저녘으로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 난간에 옹기종기 모여 아침 햇살을 쐬고 있는 비둘기 몇 마리들이 보였다 / 사람이 바로 뒤에 서 있는데도 / 달아나지도 않는 것이 신기해서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 근데 왜 우리 집 앞에 비둘기들이 이렇게 모여 있을까? / 잠시 생각에 잠겼다 / 아마도 우리 집 베란다 앞으로 난간이 있고 / 아침에 해가 잘 뜨는 따뜻한 곳이라 그렇지 않을까? / 비둘기들은 매일 아침 같은 것에 자리를 잡았다 / 그리고 수는 점점 많아졌다 / 난간에는 비둘기 배설물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 배설물들을 치워달라는 아내의 짜증 섞인 말이 있기 전까지 / 이것이 문제가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모형 작업하려고 사둔 검은 하드보드지를 발견했다 / 인터넷에 검독수리이미지를 검색했다 / 가위로 종이를 검독수리 모양으로 오려냈다 / 머리 부분에 작은 구멍을 내고 실로 묶은 뒤 베란다 창살에 걸어 두었다 / 바람이 불면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이 진짜 독수리처럼 보였다 / 검독수리를 걸어 둔 후 비둘기들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 아내는 신기해했다/ 일은 작품을 포함한 내가 일들 안되는 성공사례로 칭찬을 받았다 (…)

말 같잖은 소리 III

나의 <말 같잖은 소리> 시리즈는 대학 시절과 군복무시절 겪었던 개인적인 상황들과 고민 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런 고민 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언어와 언어적 습관과 계 되어 있는 사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말 같잖은 소리>는 사실을 왜곡하게 되는 어적 사유방식에서 벗어난 언어체계를 벗어난 직관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실험한 퍼포먼 영상 작업이다. < 같잖은 소리 III> 먼저 윤석과 만나는 장면, 윤석을 찾는 장면 A, B, 윤석이 나를 부르고 내가 대답하는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면들은 실제 일상을 연출하면서 자기 자신을 직관적으로 대면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두 사람이 출현하지만 한 사람의 독백일 수도 있고, 또 두 사람이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각자의 표현일 수도 있다. 장면은 자신을 부르고 대답하는 순간들을 대화와 액션으로 구성하였다.

– 박정기의 <말 같잖은 소리> 작가노트 2012

박정기_말 같잖은 소리 I, Single channel video, 4′. 2015

박정기_말 같잖은 소리 II, Single channel video, 10′. 2018

박정기_말 같잖은 소리 III, Single channel video, 5’55“. 2021

박정기_라스트 워드 II – 드로잉, 종이에 잉크. 2021

The last Word II – drawing

스페이스 자모는 출판사가 운영하는 전시 공간으로 이번 전시에서 언어와 연과된 주제와 소재로 개인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말 같잖은 소리], [The last Word 2 drawing], [산 책]  대부분의 작업들은 언어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작업은 퍼포먼스로 진행한 적이 있는 를 원고지를 소재로 종이에 드로잉으로 진행하였다. 원고지의 형태를 여러 칸수로 재구성하여 건축물의 단면과 흡사한 형태로 그렸다. 본래 는 언어적인 왜곡이나 한계에서 벗어난 최후의 표현을 의미하는데, 이 드로잉 에서는 빈 원고지 공간을 제시한다. ‘어떻게 빈 원고지 공간을 채워 넣을 것인가?’ 는 보는 사람의 몫이다. 생각하지 말고 머뭇거리지 말고 바로!”

– 박정기의 <라스트 워드 II - 드로잉(The last Word II - drawing)> 작가노트 2012

unfinished project

산책

집에 있을 때면 하루에 서너 번 정도 반려견 보리와 함께 아파트 주변을 산책한다. 그날은 나가기 싫어서 자는 척했더니 발로 내 팔을 툭 툭 건드렸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나서 같이 나갔다. 아파트 공원 벤치에 백발의 노인분이 기운 없이 홀로 앉아계셨다. 옆쪽으로 지나가는 보리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더니 생기있는 눈빛으로 강아지 참 깨끗하게 잘 생겼네! 진돗개 맞죠?“ ”! ! 진돗개는 아니고요. 시바견이라고 일본 강아지예요. 뭐 진돗개랑 비슷해요.“ 생겼네! 고놈.“ 보리와 나는 벤치를 지나 아파트를 바퀴 돌고 집으로 왔다. 며칠 뒤에 보리랑 산책하던 중 같은 자리에 앉아계시는 그분을 다시 만났다. ”강아지 참 깨끗하게 잘 생겼네! 진돗개 맞죠?“ ”! ! 시바견이에요. 일본 강아지!” “잘 생겼네! 고놈.” 아 파트를 한 바퀴 돌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며칠 뒤에 보리랑 산책하던 중 벤치의 그 어르신을 또 만났다. ”강아지 참 깨끗하게 잘 생겼네! 진돗개 맞죠?“ ”! ! 진돗개 맞아요.“ ”잘 생겼네! 고놈.” 벤치를 지나 아파트를 바퀴 돌고 집으로 왔다.

– 박정기의 <산책> 작가노트 2012

Museum L

어떻게 보면 <말 같잖은 소리>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가깝다고 말 할 수도 있다. 언어나 문화적인 습관적 인식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있는가?‘라고 자문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창작의 열쇠>예술이란 무엇인가?‘라고 지금 하고 있는 행위의 의미와 정의를 묻는다. 그렇다면 L> 미술관은 무엇인가?‘ 오늘날 미술관의 역할, 즉 예술의 역할을 질문한다. 미술관은 성직자와 군주들의 이해관계와 함께 생겨나서 성장하였고, 오늘날에는 자본과 자본가들의 이해에 맞추어 기능이 변화되었다. 뭐 이게 다 아는 사실일 수도 있지만, 위에 두 가지 질문과 연결하여 생각해 보면 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이 세 가지 질문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고 충돌하는 것이 문제적 현실일 수도 있다. 작업은 테이블 위에 모형으로 제작한 3개의 세탁공장의 세탁 기계를 설치하고, 세탁기 안에는 점의 작품(이미지) 각각 설치하고 모터를 이용하여 천천히 돌아 가게 한다.

– 박정기의 <미술관 L(Museum L)> 작가노트 2012

[Meditation Pavilion]은 건축, 조각, 정원, 파빌리온의 개념이 혼재되어있는 공공 프로젝트 작품이다. 이 작업은 이중의 원형 벽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 벽으로 나눠진 두 개의 공간 은 각각 소리를 조절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적 구조를 이용하여 소리를 지하는 관람자가 스스로 자기의 소리를 듣는다는 기본개념과 소리가 사라지는 순간 관람자의 인지 방향이 내면으로 전환하여 실존적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는 명상적 원리에서 시작 되었다.

글 : 하연지

자료 제공 : 스페이스 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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