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파편들

2020. 6.13 – 7.24

RYSE HOTEL 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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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공식채널

나의 파편에게

지금 우리가 만나기 위해 애써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는 하나의 조각으로서 나와 같은 곳에서
흩어진 파편들을 만나기 위해 이 전시를 열었습니다.
내가 홀로 남았을 때 하는 생각들과 사색들이 결코
어긋나지 않았음을 확인 받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다른곳에서 흩어진 파편이더라도
결코 아쉽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 뒤엉켜 있을 때 더 많이
반짝이는 유리조각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성립은 낯선 공간 속 하나의 작은 조각인 ‘파편’으로서 작가를 규정하고 새로운 세계, 공간을 만들어 냈다. 성립의 세계에서 관람객은 또 다른 파편들로 존재하게 된다. 조각나고 흩뿌려진 파편들은 그들의 일부를 찾아 헤매며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각기 다른 500여 장의 드로잉은 작가의 조각으로 전시장을 빼곡하게 채운다. 조각난 드로잉들은 각각의 소리를 내지만 이내 하나의 벽으로, 하나의 전시로 성립의 이야기를 전한다. 전시장 내의 수십 개의 대형 천과 영상 그리고 설치 작품들은 흩어진 파편들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나는 파편이다. 수많게 쪼개진 파편들 중 하나.
맞는 조각들은 어디로 흩어진 것인지 찾을 수 없다.
기어코 나는 혼자 남은 파편.” 

150평에 달하는 대형 전시장에는 성립의 초기작푸터 최근 드로잉까지 방대한 양의 작업세계가 전개된다. 오디오 부스, 드로잉, 행잉, 영상 의 네가지 구역으로 구성된 전시는 드로잉을 입제척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샤이니, 딘, 2AM 임슬옹 등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로부터의 꾸준한 러브콜을 받으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성립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영상으로 세계에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성립은 바쁜 작업중에도 틈틈히 팬들과 소통하며 작업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높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특별 심야티켓을 통해 팬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만들었다.

전시는 7월 24일 까지, 서교동에 있는 라이즈 오토 그래프 컬렉션에서 열린다. 여름 밤 작가와 함께 흩뿌려진 파편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글, 사진: 문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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