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칼더 개인전
《CALDER》 개최

알렉산더 칼더(1898-1976)
〈Black Squids〉
1963
Gouache and ink on paper
68.58 x 101.6 cm
Image courtesy of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 Resource, New York
© 2023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고 혁신적인 예술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는 철사를 구부리고 일그러뜨리는 방식으로 대상을 입체적으로 구현하는 새로운 조각법을 개발했다. 철사를 비롯하여 평범한 조각적 재료들을 사용한 퍼포먼스 작품 〈칼더의 서커스〉의 발표 이후 당대 파리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1933년까지 주로 파리에 거주하던 칼더는 1930년 피에트 몬드리안의 스튜디오 방문을 계기로 구상에서 추상으로 변하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며, 곧 그의 유명한 키네틱 조각을 발명해 선보인다.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은 공중에 매달려 공기의 진동으로 움직이는 칼더의 작품에 ‘움직임’을 뜻하는 불어의 언어유희로 ‘모빌’이라 이름 붙였다. 금속과 움직임을 도입한 칼더의 움직이는 조각은 받침대 위의 ‘고정적 오브제로서의 조각’이라는 관습적 개념에서 탈피함으로써 후대 미술사의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초기에는 손이나 작은 전기 모터로 구동되던 작품들이 1934년부터 기류에 의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조각으로 발전한다. 부동적 조각을 일컫는 스테빌이라는 명칭은 이후 조각가 장 아르프에 의해 제안되었다. 1950년대 이후부터 칼더는 거대한 규모의 야외 설치작업에 몰두했으며, 이 조각들은 오늘날 세계 각지의 공공기관에 설치되어 있다.

이번 전시는 칼더 작업에서 ‘제스처 gesture’라는 요소가 어떤 방식으로 그 근간을 구축하는지, 곡선 내지는 끊어진 선 등의 가장 단순한 형태의 물리적 구현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임과 생동감에 대한 작가의 비전을 뒷받침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특히 이번에는 작가가 방대한 양의 작품을 제작하며 왕성하게 활동한 시기인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작품들을 조명한다. K2와 K3에 나뉘어 전시된 칼더의 작품들은 마치 보컬과 각 악기가 서로 호응하며 상호작용하듯이, 선창과 후창이 이어지는 악구의 반복처럼 일종의 음악적 대화를 만들어낸다. 칼더가 연주하는 봄의 악상을 상상하며 작품과 어우러지는 풍성한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