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TOPIC CODY CHOI. Culture Cuts

세계적 미술관 중 하나인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Kunsthalle Dusseldorf) 에서 한국인 작가 최초로 코디 최 개인전(5.9~8.2)이 열렸다. <Culture Cuts>로 명명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80점의 작품을 전관에 걸쳐 3구역으로 나눠 선보였다. 이 전시를 통해 코디 최는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에 속해 있어 이방인 같은 삶을 살았던 자신의 자아와 그것을 바탕으로 한 콘셉트가 주를 이루는 그간의 작업 활동을 드러내 관람객을 만났다.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에 초대된 고뇌하는 이방인

최정미 미술사

국적 불문하고 작가들의 로망인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에서 <Culture Cuts>라는 타이틀로 코디 최 회고전(5.9~8.2)이 열린다.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는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작가 회고전을 열면서 대표작 외에 신작까지 포함하여 80점을 선보였다. 간간이 한국 작가를 소개하기는 했지만, 한 작가에게 미술관 전체를 내어주며 정성을 들인 것은 처음이다.
<CODY CHOI. Culture Cuts(CCCC)>, ‘C’가 네 번이다. ‘C’는 외국어나 라틴어에서 기원한 단어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철자로 독어에 그다지 많이 사용되는 알파벳이 아니다. CODY CHOI라는 작가 이름도 익숙하지 않고 전시 제목에는 ‘C’가 많고, 어쨌든 문화이질감은 아니더라도, 현지인에게 다소 생소한 것은 사실이다. 뒤셀도르프 시민은 높은 밀집도의 미술관, 쿤스트 아카데미 등을 통해 현대미술에 비교적 잘 적응하는 편이다. 그런데도 지나가다 미술관 입구에 설치된, 시뻘건 벼슬과 육수의 수탉을 배경으로 두건을 쓴 젊은 동양 남자가 무슨 병을 들고 있는 거대한 포스터를 힐끗 때로는 유심히 쳐다보기도 한다. 이 젊은 남자가 들고 있는 병은 펩토비스몰이다. 독일에는 펩토비스몰 같은 위장질환용 만병통치약은 없으며 독일인에게는 그저 어떤 핑크와 노란색 병일 뿐이다. 관람객은 전시를 보며 포스터가 내포한 의미에 대한 궁금증이 다소 풀렸다는 듯 미소 짓거나, 더욱 미궁에 빠지거나, 아니면 전시작품 중의 하나인 <The Thinker>처럼 고뇌하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전시장은 크게 3곳으로 나뉘어 있다. 천장이 높고 가장 큰 전시장인 메인 전시실은 공간 규모에 맞게 조형물이나, 설치·평면작업이 잘 어울리는 장소이다. 메인전시실 옆 공간은 회화나 드로잉 등 평면작품이 주로 전시되며 소규모의 개인전이 열리기도 한다. 위층 공간은 자체 공간 외에 메인 전시실을 내려다볼 수 있어 두 전시공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메인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은 거울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칸트, 후설, 하이데거 등 수많은 서양 철학자가 자기 반사(self-reflection)에 대하여 정의를 내리거나 명제를 확립하고자 했다. 코디 최는 이민자, 동양인 그리고 작가로서 그들 시스템에 자아를 끊임없이 투영, 반사한다. 그의 시도는 역반사로 인해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철학적 질문에 이어 전시실 중앙에는 오귀스트 로댕부터 게르하르트 리히터까지 서구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을 한곳에 모아놓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의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Cody Choi Installationsansicht [6]

< Culture Cuts > 전시광경. < The Thinker >(사진 가운데) 화장지, 펩토비스몰, 나무 110×90×277.5cm(높이) Photo: Katja Ill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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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dy’s Legend vs. Freud’s Shit Box > 브론즈, 나무, 철 96.5×96.5×264.2cm 1994~1995 Courtesy of PKM Gallery Photo: Katja Illner

상호 몰이해의 증거
특히 강렬한 핑크의 <The Thinker>가 마법처럼 발길을 당긴다. 주위에는 비교적 작은 조형물들이 크레이트 위나 군용담요처럼 보이는 천 위에 무심한 듯, 작정한 듯 설치되어 있다. 전시 포스터로 사용된 <Golden boy poster>는 다른 작업들에 비하여 크기는 작지만, 넓고 높은 전시장에서 여전히 그 포스를 내뿜고 있다. 펩토비스몰로 시작된 빨간색, 핑크, 노란색은 <The Thinker>와 따듯한 나무 크레이트 색을 통해 그 정점을 이루는 듯 보인다. <The Thinker>를 둘러싼 벽에는 회화, 사진, 드로잉 등 다양한 미디어뿐만 아니라 내용적인 면에서도 서로 다른 예술언어를 사용하고 있어 쉽게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시작품의 핵심을 관통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아마도 작가가 도미 시절 겪은 문화 충격과 적응, 정체성의 혼란 등 과정에 있지 않나 싶다. 코디 최는 한 독일 방송사 인터뷰에서 “우리는 서로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냥 서로 알고 있을 뿐이다. 마치 많은 음식을 섭취할 수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소화되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 전시실은 작가의 콘셉트가 극대화된 평면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반 고흐의 <해바라기>, 마네의 <올랭피아>,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Abstraktes Bild> 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2015년 초에 소더비 경매에서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Abstraktes Bild>가 41억 유로에 낙찰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래서일까, 피카소의 <우는 여자> 아래 찢어진 듯한 천에 ‘코니 아일랜드’라는 다소 냉소적인 문구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다소 작은 벽에는 영어를 한국어로 풀어쓴 네온 사인 작품이 차가운 하얀색으로 발광하고 있다. 관장 그레고르 얀젠 씨는 필자에게 한국어 글귀가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물어보는데 네임택을 본 후에야 무슨 말인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미술관 위층은 남근중심주의와 코디 최식 해체주의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보인다. <Cody’s Legend vs. Freud’s Shit Box>는 작가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모습으로 서 있는데 왼쪽 발은 큰 그릇에 담겨 있다. 이 작품 아래에는 작가의 두상이 어린이용 의자인 듯 보이는 구조물 위에 얹혀 있다. 그레고르 얀젠 씨는 인터뷰 후 함께 전시장을 둘러보며 <Cody’s Legend vs. Freud’s Shit Box>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성경에 나오는 다비드와 골리앗에서는 다비드가 약자로 간주된다. 미켈란젤로를 통해 다비드는 근육질 남자가 되어버렸는데 코디가 뉴욕에 와서 보니 다비드는 동성연애자의 상징이었다. 서양에 와서 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작가의 모습이 다비드에서 엿보였을 것이다. 코디는 다비드와 골리앗에서 다비드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Ego Shop>은 나무상자 여러 개를 마치 탑처럼 쌓고 노란 운반용 벨트로 묶어 놓았다. 각기 다른 크기의 페니스와 고환의 단면 형태 혹은 작은 원형으로 상자에 구멍을 뚫었다. 묶어 놓은 형태도 남근을 연상하게 하고 그 팔루스에는 성기가 들어갈 수 있는 남자 성기 모양의 구멍이 나 있다. 그야말로 반복, 해체 그리고 분산의 연속이다.
《짝퉁: 중국식 해체론(Shanzhai: Dekonstruktion auf Chinesisch)》에서 한병철 교수는 중국에서 위조(Shanzhai)는 또 다른 창조행위로 분류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한 예로 독일 함부르크 민족박물관에서 진시황릉의 병마용 순회전이 열렸었다. 전시 기간 중 이 중 8점이 복제품(?)으로 확인됐다. 독일 입장에서는 짝퉁이고 중국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진품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인에게는 전시된 병마용이 진품인 것이다. 한 현상에 대하여 다각도의 관점과 해석을 할 수 있다. 사회 전반에서 일어나는 현상, 특히 문화적 헤게모니, (탈)문화식민주의 현상과 괴리감에 대해 코디 최식 해체방법과 기호시스템을 이용하여 또 다른 질문을 제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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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gh Heel Neurosis: Study of Female Energy Balance against Gravity > 나무 91.2×37.5×65(높이)cm 1994~1995 Courtesy of PKM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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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코디의 작품세계 저변에는 심리학, 철학이 깔려있다”

코디 최와는 오래 알았나?
알고 지낸 지는 약 16년 정도 되었다. 그를 처음으로 알게 된 계기는 1996년 다이치 프로젝트(Jeffrey Deitch)에서 열린 그의 개인전 작은 도록을 통해서였다. 당시 코디는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며 스타였다. 그러다 나는 2000년 5월부터 9월까지 개최된 대형 국제 프로젝트인 컨티넨탈 시프트(Continental Shift)에 참여해 한국, 일본을 맡았었다. 이 프로젝트는 독일의 아흔, 벨기에, 네덜란드 그리고 남아메리카에서 개최되었으며 당시 25명 작가와 함께 코디도 초대했다. 당시 그는 데이터/디지털 베이스 페인팅을 주로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독 국제교류 프로그램인 ‘트란스페어 한국 독일’ 때 한국을 수차례 방문했으며 이때 다시 만났다. 재밌던 것은 한국에 갔을 때 코디 최를 아느냐고 물어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저었다. 그래서 이름을 보여주었더니 “아, 최현주!”라며 알아봤다.
전시를 결정한 주요 동기는 무엇인가?
언젠가 한국 작가와 개인전 혹은 회고전을 한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코디와 이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불은 유럽에서도 워낙 유명한 작가고 도록도 수두룩하다. 독일에서는 코디 최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난 항상 코디와 그의 작품세계에 대하여 믿는 부분이 있었고 관심도 많았다. 또한, 1983년 미국에 이민 후 1986년 예술 전공 그리고 한국,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거친 점 등 그의 삶의 여정도 흥미로웠다. 코디는 미국에서 ‘아시아 남자(Der Asiate)’ 였고 귀국 후 한국에서는 ‘미국인’이었다. 이름도 ‘최현주’이자 ‘코디 최’다. 이민 전까지 그에게 금발여자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런데 실제 미국에 가서 본 금발녀는 자존감이 상당해 보이는 데다 거구에 튼튼해 보였으며 음식도 그의 거의 두 배 정도 먹는 것을 보았다. 그러한 금발녀의 모습이 무서웠다고 한다. 그가 경험한 문화충격, 이방인, 정체성 찾기 등 공감이 가는 부분이 꽤 되었다. 회고전 기획에 약 2년이 걸렸으며, 본격적인 준비는 1년 전부터 했다. 마르셸 뒤샹, 미켈란젤로, 오귀스트 로댕 등 연관 작업이 많은데 난 게르하르트 리히터와의 연계성에 관심이 갔다.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뒤셀도르프와 깊은 인연이 있으며 코디와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약 20여 년 전 이우환 전이 열렸었으며 2012년에는 소규모의 구정아 개인전도 했으나 회고전은 없었다. 서울예술재단, PKM갤러리 등 한국 측에서 협조하고 경제적으로도 지원했다. 마이크 켈리 미술재단(Mike Kelley Foundation for the Arts)을 운영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 존 웰치먼(John Welchman)은 작품 선정과 이해에 대하여 많은 도움을 줬다. 이 전시는 프랑스 마르세유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코디 최의 작품세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는 신진 작가보다는 가령 토마스 루프, 쑹둥처럼 커리어 중반에 들어섰거나, 뒤셀도르프 시에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그리고 실험예술을 하는 작가들에게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코디는 이 두 가지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소화, 배설, 성에 관련된 주제가 많다. “Liebe geht durch den Magen.”(직역: 사랑은 위장을 통한다/ 필자 은역: 사랑하는 사람이 만든 맛있는 음식은 사랑도 강하게 한다)는 독일 속담이 있다. 코디의 경우 음식뿐만 아니라 문화예술도 위장을 통한다(Kultur geht durch den Magen) 자기 아들 태변을 한국산 종이에 포장 후 2년 동안 땅에 묻었다. 배내똥은 발효, 숙성되었으며 작품으로 승화해 이번 전시에서도 볼 수 있다. 코디의 작품세계 저변에는 심리학, 철학이 깔려있다. 지그문드 프로이트, 프리드리히 니체, 마르틴 하이데거 같은 서양 석학들의 명제를 중앙 유럽적 시각이 아닌 외각에서 관찰하는 그의 관점은 매우 흥미롭다. 가령 화장지가 기본 재료인 <The Thinker>, 펩토비스몰을 들고 있는 <Golden boy poster> 등을 들을 수 있다. 탈식민주의 이론과 문화의 차이와 정체성에 대하여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마이크 켈리와 생각을 공유하게 된다. 코디에게 마이크 켈리는 멘토이자 친구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이크 켈리 또한 뒤셀도르프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어찌 되었든 코디는 마이크 켈리 작품과 공통점이 많다.
독일 현지 전시 반응은 어떤가?
언론 측 반응은 상당히 좋다. 코디 최는 독일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다. 이 전시를 계기로 코디 최를 많이 알리고 싶다. 좋은 기사도 제법 많이 나오고 관람객들은 개념예술과 유머, 진실 등이 함축된 전시를 재밌어한다.
뒤셀도르프=최정미 통신원

DSC02566 jm그레고르 얀젠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관장
그레고르 얀젠(Gregor Jansen, 1965)은 독일의 미술사가이자 큐레이터이다. RWTH 아헨에서 미술사, 건축사와 철학을 전공했으며 오이겐 쉐네벡(Eugen Schonebeck)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카를 스루에 시 Museum fur Neue Kunst의 관장으로 재직했다. 1998년에 한국, 일본 단체전 <Continental Shift>를 독일, 벨기에 등지에 소개하기도 했다. 2002년에는 <미디어시티 서울> 공동 큐레이터였다. 2010년부터 쿤스트 할레 뒤셀도르프의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CRITIC 신지도제작자

송원아트센터 8.5~26

채은영 독립큐레이터

현대미술에서 공간과 장소성에 관한 작업은 인간과 자연을 소재로 한 것만큼 흔하다. 도시 일상 공간의 규범과 제도를 일탈하고 표류하는 심리지도 방법론은 다른 장소성으로 우리의 실재를 재배치하며 재인식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이다. <신지도제작자(New Cartographers)>는 이러한 방법론에 근거해 비가시적 영역과 관계들을 14명의 작가, 디자이너가 심리적 개인적 조형 방법론에 따라 가시적 매핑으로 엮은 전시다.
1층에는 세밀한 드로잉으로 여러 도시 지도를 중첩하여 새로운 지도를 만들고, 1880년에서 1960년대 세계지도를 재구성해 드로잉을 만든 줄리앙 코와네, 에코 세대의 통계를 다이어그램으로 보여준 옵티컬레이스(박재현, 김형재), 2차원의 지도를 잘라내 3차원 공간으로 만든 임선이, 도시의 공감각적 풍경을 소리지형도로 선보인 백정기, 정치사회경제 시스템을 매핑하는 카토그래피 작업을 하는 부로 데튜드, 사회의 불안, 공포 등의 흔적과 드로잉을 만든 유창창이 신지도 제작자로 소개된다. 1층 일부와 지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서구의 당대 사회와 욕망을 보여주는 옛지도와 관련 서적들이 지도 아카이브로 소개된다.
지하층에는 자신의 일상적 공간 기록을 지도로 만든 김정은, 한강을 따라 수집한 개인의 물건과 사연을 보여준 자우녕, 근현대 서울의 도시 변천사를 슬라이드 프로젝트로 보여준 전진열+안창모, 구룡마을과 송도신도시 등 여러 지역을 GPS로 찾아 만보객이 되어 읖조리는 비디오프로젝션을 선보인 린다 하벤슈타인, 자전거 공유시스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핑하는 심규하, 오래된 골목길의 색들을 색면들로 재구성한 김태현, 도시 공간의 자연-인공 사이 관계성을 설치와 드로잉으로 보여준 심윤선이 신지도제작자다.
전시는 작가, 디자이너, 도시 연구가들의 드로잉, 회화, 사진, 비디오, 사운드, 설치, 다이어그램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됐는데, 이점에서 작가 리서치를 폭넓게 한 기획자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기획자는 이렇듯 다양한 방법으로 기존 지도가 우리에게 강요했던 세계와 삶에 대한 인식틀을 벗어나, 우리가 알고 이해해야 할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여주려 한다. 그리하여 삶정치를 회복하는 새로운 장소성을 위한 희망의 공간을 구축해가는 신지도제작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도시 일상 공간에 관련된 적잖은 작업과 전시가 심리지도 방법론의 만보객을 표피적으로 동어반복하며 일상성에 기대거나, 여러 방법론의 종합선물세트식 전시 구성에 기댄다면, 이번 전시는 그러한 전형성을 갖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비가시적 영역을 가시적으로 매핑하는 것보다 매핑의 과정을 통해 다른 맵을 만드는 지도제작자들에 주목한 것은 공간과 장소성에 대한 다른 관점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지도 제작자인 작가, 디자이너, 도시 연구가를 내세운 기획의 관점에 대한 기대에 비해 실제 전시는 왜 신지도제작자에 무게 중심을 두었는지에 대한 핵심 근거가 약간 모호하다. 다양한 제작자들이 각각의 방법론으로 다른 가시성의 지도를 제작하는 것은 개인적이고 심리적 방법론에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에 있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제작자들을 내세운 기획의 킥이 구체적이지 않아 14명(팀)의 신지도제작자 사이의 관계와 매핑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야 했는데, 최근 신지도제작자들의 유행(?)에 대한 기획자의 배경 설명이 있었다면 기획의 결이 좀 더 섬세하지 않았을까. 미술 쪽 작가와 달리, 디자이너와 도시 연구가의 참여 혹은 협력도 단순히 구성을 위한 수적 다양성의 방편일 것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선 참여에 대한 기획의 근거가 좀 더 분명해야 한다. 물론 기획의 근거나 킥이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이론적일 필요도 없고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면 되는데, ‘왜’라는 질문에 기획의 답이 열려있는 탓에 다소 전형적이거나 모호한 작업들은 기획에 힘을 주기엔 역부족이고, 상대적으로 서구 중심의 세계나 서울 중심적 매핑은 미시 영역을 자본과 제도로 내밀화화는 신자유주의적 상황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전시장의 공간적 제약 탓이겠지만 전시 구성은 언어화된 기획 글과 14개의 새로운 지도 그리고 지도 아카이브들을 물리적 공간에 매핑하기엔 조금 아쉽다. 현재 공간(전시 공간)에 여러 지도와 자료들의 시공간적 매핑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장소성이 기획의 의도를 경험하게 하는데, 공간 제약과 많은 작가와 작업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배치가 작업들과 제작자들 사이의 관계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야심차게 준비했을 지도 아카이브는 1층 작업들 사이에 커다란 지도와 박물관 유리케이스 속 고서들처럼 놓여있고, 1층과 지하층 연결 계단에 아무런 설명없이 아트 포스터처럼 걸려 있어 세계의 가시성을 위한 다른 안내서라기보단, 앤틱한 지도 이미지로 비친다. 최근 여러 전시에서 간과하는 부분인, 외국어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을 위한 최소한의 번역이나 설명은 공공기금을 받는 전시나 프로젝트에서 최대한 소통을 위한 시작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여 년간 상업갤러리에서 일한 기획자가 독립 큐레이터로서 공공 영역에서 여는 본격적 전시라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적잖은 기획자가 물리적인 자기 공간의 힘을 받아 이력과 네트워크를 쌓거나, 일반인이 공무원 시험에 붙거나 대기업 취직을 원하듯 공공기관에서 자본과 제도의 기반을 얻고자 한다. 그런 이유인지, 최근 기획전시는 공공미술관과 거대 상업갤러리의 기획전 그리고 정책적 의도와 자생적 시도가 맞물린 미술시장 관련 행사로 집중된다. 소규모 공간의 전시는 파편화와 자기복제 그리고 다른 공동체적 연대 속에 있다면, 자기 공간이 없이 재원 조성을 위한 시도를 통해 자본과 제도적 긴장을 조율하며 예술 기획을 하는 독립 큐레이터들을 만나기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것은 기획자 개인 의지나 욕망에 빗대어 탓할 현상은 아니다. 그보다는 이미 우리 미술계도 자본과 제도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창작기획자들 그리고 공간들의 각자도생 속에 미술의 삶정치성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갖기 힘든 탓이다. 이런 제도적 상황에서 건강한 자기조직화를 시도하며 자본과 제도 사이를, 중앙과 지역 사이를 넘나드는 독립 큐레이터들이 지치지 않고 오래 버틴다는 것이 심신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래서 전시에 대한 아쉬움은 다음 행보를 위한 조언의 의미이며, 전시를 준비하고 기획하고 진행하며 노력과 열정을 보여준 기획자에게 미술이 다른 희망의 공간을 안내하는 지도로써 의미를 회복하는 데 자산이 될 것이라 격려의 말과 함께 응원을 보낸다.

위 심윤선 <Constructed Island> 혼합재료 가변설치 2014

CRITIC p.2(전소정&안정주) 장미로 엮은 이 왕관

아뜰리에 에르메스 6.25~8.23

안경화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실장

안정주와 전소정의 공동 작업으로 구성된 <장미로 엮은 이 왕관전>은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한 작가와, 그녀의 일상을 촬영한 영상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가는 두 명의 작가를 교차 편집한 <카메라를 든 여자>로 시작한다. 새로운 작업실을 둘러보고, 흙으로 무언가를 빚고, 카메라를 들고 낯선 도시를 기록하는 그녀의 행위는 “다 자르고 진짜 중요한 것만 남기자”거나 “그녀의 눈 말고 카메라의 눈으로 찍은 풍경들”을 넣자는 작가들의 대화 내용에 따라 갑자기 정지하고, 때로는 다음 장면으로 급격히 전환된다. 서로 간의 의견 교환을 통해 영상을 완성해가는 작가들의 대화와 카메라를 든 작가의 독백에는 안정주와 전소정이 p.2(두 번째 페이지)라는 이름으로 협업하기 이전부터 공유한 예술에 대한 생각이 들어있다.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던, 지금보다 젊은 시절의 그들에게 예술작품을 제작하는 일은 “일상에 대한 기록과 수집, 그것들의 변형”이자 “남에게는 하찮지만 지금의 나를 이루는 것들”로 규정되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평가나 인정에 얽매이지 않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찾아”가야 한다고 다짐한 작가들은 두 번째 영상작업 <누드 모델>에서도 예술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일상과 예술, 주체와 타자, 관습과 혁신 사이를 오가면서 예술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구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누드 모델들은 남녀의 신체적 특성을 과장되게 표현한 누드 옷을 입은 채, 서양미술사에서 미(美)의 기준으로 평가받는 옷을 벗은 인물들의 포즈를 자랑스럽게 모방한다. “아름다움은 꿈에서나 가능”하다고 울적해 하다가 “아름다움은 내 안에 있”다고 흐뭇해하는 누드 모델의 상반된 감정 표현은 지난한 작업 과정 중에서 희비(喜悲)를 오갈 수밖에 없는 예술가들의 숙명을 희화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천박할 것도, 숭고할 것도 없는” 예술을 업으로 삼고자 노력하는 연습생들에게 감정을 몸짓으로 전달하는 행위(예술작품을 만드는 일)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지 않다. 등장인물들은 모델과 아티스트의 시각을 오가며 예술과 예술작품을 만드는 것에 대한 각자의 견해를 펼쳐 나간다.
이 전시에 소개된 마지막 영상작품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은 안정주의 영상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절대적인 존재와 개념에 대한 의문과, 전소정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실제와 허구를 넘나들며 포착한 사소하지만 소중한 삶의 모습이 결합된 작업이다. 전쟁과 재난처럼 인간이 초래한 사건들을 기록한 영상 자료를 기반으로 한 이 작업은 현실의 장면을 보여주는 영상과 그 장면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작업 과정을 기록한 영상, 그리고 소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춤으로 소개하는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극히 주관적으로 선택한 영상과 이와 연결된 춤과 소리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혀내기 어려운 부조리한 현실을 은유적으로 제시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읽어내며 이를 다시 뒤집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예술의 힘을 경험하도록 한다.
전시 제목인 ‘장미로 엮은 이 왕관’은 <누드 모델>의 대사인 동시에 예술가의 지위를 의미한다. 가시의 고통을 견뎌낸 자만이 쓸 수 있는 장미 왕관은 모든 예술가가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p. 2는 앞으로도 개별적으로 또는 협업을 하며 두 손의 모습을 형상화한 을 통해 현실의 이면을 바라보고, 이를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예술로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다. 어쩌면 예술가에게는 상을 받거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것보다 이러한 과정 자체가 장미 왕관이 아닐까.

위 왼쪽 p.2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3채널 비디오 & 스트레오 사운드 16분 50초 2015

CRITIC 2015 한국현대형상회화전

갤러리 팔레드서울 7.29~8.11

최금수 이미지올로기연구소 소장

“해방은 도둑처럼 왔다”는 함석헌 선생의 말씀이 가슴을 울리는 광복 70주년의 8월이다. 이를 축하하기라도 하듯 남과 북은 총부리를 겨누며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를 조장하고 있다. 이제는 상당수가 전쟁을 경험한 적이 없는 세대들이 살아가고 있는 반도에서 해방 또는 광복이라는 기쁨은 분단의 그늘 아래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공교롭게도 광복 70주년 불꽃놀이 행사와 맞물린 남북의 피 말리는 대치 상황은 21세기 이 땅에 살고 있는 민중에게 ‘극과 극을 달리는 20세기형 블록버스터 판타지’를 선사했다.
주지하다시피 ‘남한의 형상회화’는 1980년대 미술운동을 뿌리로 하고 30여 년이 넘게 현장에서 쓰이는, 필요에 의해 고안된 실용 개념의 단어이다. 즉 ‘우리의 역사와 시대현실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되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회화의 한 경향’이기에 그 투박함과 애매함만큼 무궁무진한 스펙트럼을 지닌다. 바로 그 현실 환원적 덩치 탓에 때로는 형상회화가 변혁운동에 복무했던 민중미술 또는 자연적 재현에 몰두한 구상회화와 구분되지 못하고 혹은 현란한 감각으로 치장한 팝 내지는 감정에 호소하는 심상회화로 오인되기도 하며 짧지 않은 시간들을 흘려버렸다. 지금에 와서 그 범주의 불명확성의 원인을 따져보자면 그것은 바로 ‘자각과 자생’이라는 현실과 맞닥뜨린 궁색한 창작환경과 연동된 탓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솔직히 형상회화란 설익고 어설픈 남한 미술계의 특수성에 기반을 둔 좀더 효율적이고 유연한 성격을 지닌 전문 시사용어에 다름아니다.
그렇기에 혹자는 남한 형상회화를 성급히 해방 전후의 이념적 회화 또는 외국 사회운동 성향의 회화 등과 결부시키기도 한다. 물론 이는 가능하고 유효한 되짚음이다. 하지만 전자 후자 모두 현장과 거리를 둔 다른 환경의 학습에 기인하여 남한 형상회화의 키워드인 ‘자각과 자생’의 의미를 놓치기 십상이다. 남한 형상회화에 좀 더 밀착하기 위해서는 1980~1990년대라는 시대상황과 더불어 창작환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야만적 군부정권의 폭압이 일상이었고 미숙한 미술제도하에서 ‘몰개성적 집단적 회화’에 의한 표백된 창작환경은 창작자 개개인의 상상력을 고사시켰다. 이에 따른 필연적인 움직임으로 기존 환경에 반기를 들고 현장으로 뛰쳐나와 변혁운동에 복무한 민중미술 또한 그 시기적 다급성과 도구적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90년대 중후반에 ‘대항에서 대안으로’ 방향을 바꾸기는 했지만 새천년 이후 가속화된 ‘대안의 제도화’는 결국 좀 버겁지만 ‘공공미술과 국제화’라는 거대한 요구에 적응하기 바쁘다.
한편으로는 새천년 들어 지자체 기반의 대형 국제미술행사들과 더불어 국공립미술관들이 과거와 사뭇 다르게 약진하고 각종 레지던시 등을 비롯한 창작환경 개선사업이 펼쳐졌으나 미술의 영역도 그만큼 넓어져 그 많은 요구에 부합하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와 비슷한 시기 미술시장은 일희일비이지만 블루칩 젊은 작가들을 출시하며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히려 남한 형상회화의 호흡을 좁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남한 형상회화의 핵심인 ‘자각과 자생’은 ‘창작과 환경’에 다름아니다. 즉 전달받는 향유자적 입장이나 집단적으로 제도에 의해 학습되고 기안되어 유포되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창작환경에서 체득한 동시대적 자각을 바탕으로 한 개별 창작자의 고유한 자기진술인 셈이다. 물론 뭇 예술작품이 그렇듯이 ‘생산’ 이후의 문제들은 현실만큼이나 들쑥날쑥하다. 그래서 다시금 길고 깊은, 다소 불안정한 호흡을 즐겨야 한다.

위 신학철 <한국현대사-광장> (사진 맨 왼쪽) 캔버스에 유채 2015

CRITIC 샌정 study painting

누크갤러리 7.30~8.26

이윤희 미술사

샌정의 회화작품들을 보면서, 이 작가가 한 작품을 제작할 때, 이제 완성이라는 생각을 어느 지점에서 갖는지가 궁금해졌다.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모호한 배경 위에 모호한 형태들이 부유하고 있으며, 이미 그려진 어떤 형태가 다시 숨기도 하고, 형태라 부를 만한 것들 역시 하나같이 완결된 선으로 마무리된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그리다 만 듯한 인상을 주는 화면들이고, 그 모든 작품이 완결되기보다는 어딘가로 향해 가는 중인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화면에 가하는 그의 붓놀림이 호방하여 그리는 순간의 일시적 기분이나 감정을 듬뿍 담아내는 종류의 것도 아니다. 기하학적 형상처럼 보이는 것이든, 인물이나 자연물을 연상시키는 그 어떤 것이든, 형태를 이루어가는 그의 붓질에 모호한 색채 선택만큼이나 조심스럽다. 한 획 한 획의 조심스러운 붓질이 비하면, 흘러내리는 물감자국들의 생동감이나 속도감이 화면에서 낯선 요소로 보일 정도이다. 그는 어느 지점에서 완성이라는 느낌을 가지는 것일까.
거의 비어있는 것 같은 그의 작품 앞에서 최근의 어떤 미술 동향, 목표한 결과치를 위해 꽉 짜여 있는 회화의 경향을 역설적으로 반추하게 된다. 계산된 수수께끼의 답을 풀어낼 때 재미를 느끼는 것처럼, 그러한 작품들을 감상할 때 다가오는 쾌(快)가 분명 존재한다. 그러한 작품들 앞에서 감상자는 작가가 화면에 숨겨둔 사유의 단서들을 찾아내고 그 의미를 추적해보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샌정의 작품 앞에서는 감상자의 눈이 화면에서 집중력을 갖게 되기보다는 더듬더듬 길을 잃고 돌아다니게 된다. 말(馬)이나 새, 소녀, 나무와 같이 알아볼 수 있는 형태를 인지하고 인물이나 사물들의 관계를 생각하기도 하고, 경계가 불명확한 배경과 형태 사이의 경계에서 그려지지 않고 남아있는 빈 공간이 무한히 확장하는 것 같은 심리적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의 작품 앞에서는 감상자가 바라보는 지점이 어느 곳에 멎지 못하고 화면 안을 끊임없이 돌아다니게 되는 것이다.
결코 명확해질 수 없는 비언어적 사유를 이끌어내는 그의 화면 속에서 가끔 또렷하게 쓰여진 글자들을 발견하는 것은 또다른 놀라움이다. 모든 작품에 언어적 개입을 거부하는 작품의 제목 가 일괄적으로 붙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작품들에는 꽤 지시적인 언어들이 화면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다. “SOBERING REALITY”, “INDIAN SUMMER”, “LINES AND COLORS” 등의 글자들은, 화면의 조형 요소들이 서로의 정체를 숨겨주는 듯한 그의 화면에서 급작스러운 명확함으로 다가오는, 대단히 이질적인 부분으로 보인다.
비언어적인 사유를 이끄는 모호함과 명확한 글자들의 대비처럼, 그의 작품 전체를 일별해보면 개념적으로 정반대로 여겨지는 것들의 대비가 줄곧 눈에 띈다. 미술의 역사 속에서 한 시기, 지역, 혹은 한 미술동향의 화두였던 것들, 구상과 추상, 유기체적인 것과 기하학적인 것, 서사성과 서정성, 동양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 등의 대비적 요소들이, 한 작품에서 드러났다가 다른 작품에서 사라지고, 때로는 한 화면 안에서 만나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시각적 경험들을 하나하나 어루만지면서 그 의미를 탐색하는 것일까.
그런 의미에서 “study painting”을 이번 전시의 제목으로 삼은 점을 다시 떠올려보게 된다. 굳이 소문자로 시작하는 이 전시의 제목은 한편으로는 겸허한 표현인 것 같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작품이 지향하는 바와 태도를 알려주고 있다. 한 점 한 점의 작품은 그가 자신의 삶 속에서 공부하고 사유하는 흔적이라는 것, 그 결과물 자체가 어떤 결론을 향해 가기보다는, 그리하여 어떤 결론에 도달한 완성의 지점이라기보다는, 끝없는 과정 속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끝을 알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 있는 삶의 과정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위 샌정 <무제>(맨 오른쪽) 캔버스에 유채 2015

CRITIC 오유경 COSMOS

스페이스K 서울 8.6~9.10

신승오 페리지갤러리 디렉터

오유경은 오브제를 이용하여 그 안에 내재하는, 우리 눈에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들을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작업들을 해왔다. 이번 전시 는 지금까지 작가가 해온 작업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조금 다른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전까지의 작업에서 작가는 가장 가볍고, 하얀색의 단순한 기하학적인 오브제, 예를 들면 종이컵, 탁구공, 밀가루 등을 통하여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비물질적인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작업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여왔다. 작가가 이런 오브제를 지속적으로 선택하는 이유는 최대한 비물질적인 것에 가까운 것들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하기에 적합한 소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단순한 기하학적인 형태는 복잡하고 미묘한 무형의 것을 상대적으로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작가는 가변적인 설치작업을 통해 이러한 오브제들이 고정된 형태를 가지지 않고 언제든지 그 모습이 변할 수 있게 자유로운 형식을 추구한다. 따라서 오유경에게는 사용하는 오브제들의 결과물이 아니라 그것을 가변적으로 쌓고 흐트러뜨리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과정이 중요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작가가 기존에 사용하던 오브제들이 아니라 새롭게 배경으로 나타나는 것들이다. 이 배경들은 모두 오브제를 반사시키는 거울 역할을 한다. 이는 전시장 곳곳에 배치되어 그 안에 배치되어 있는 작가의 또 다른 개인적인 경험과 이야기들이 담긴 오브제들이 여기저기에 반사되어 나타난다. 시각적으로 복잡하게 반사되는 오브제들은 관객의 움직임과 작가가 만들어 놓은 바람과 조명에 의한 그림자 등 다양한 장치에 따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우리는 작가가 만들어내는 작품 안에서 어떤 연관 관계를 쉽게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배경처럼 보이는 거울 역할의 오브제에서 그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작가는 여전히 오브제들이 가진 물성 자체의 성질을 그대로 활용하여 그 의미를 증폭시키는 방식으로 설치에 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기존에 작가가 활용하던 부분을 유지하면서도 거울 효과를 가진 오브제들의 장치로 인하여 나타나는 우연성을 더하고 있다. 이전까지의 작업에서 사용된 오브제들은 어떤 특정 인과 관계에 의해 나타나는 결과로서의 현상과 상황을 위한 도구였다면, 이번에 사용하는 거울들은 정확한 인과관계와 더불어 우연적이고 가변적인 상황들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 작가의 통제를 벗어나 자유롭게 공간에 존재하게 하는 도구다. 따라서 이 장치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는 그릇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는 전시 타이틀인 라는 주제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오유경이 말하는 우주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이 뒤섞인 복잡한 인과관계들과 우연들로 이루어진 시공간이다. 작가는 우리의 눈으로는 인식하지 못하는 이 시공간을 거울과 같이 사물을 비추어주는 오브제들을 통해 보여주면서 변화무쌍하고 경계조차 없는 우주를 담아낸다. 따라서 이 반사되는 오브제들은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우주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매개체인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오유경은 그녀가 천착하고 있는 화두인 시(詩)적인 언어를 오브제들이 가지고 있는 물질과 비물질성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둘러싼 환경으로까지 그 대상을 넓혀 찾으려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작가만의 감각적인 오브제에 대한 시각과 개인적인 성찰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해석을 자연스럽게 녹여내서 자신의 변화해가는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위 오유경 (가운데) 황동에 은도금, 탁구공, 색실 2015

CRITIC 김윤재 메탈산수

포스코미술관   7.23~8.12

함선미 예술학, 미술비평

우리의 상상은 제아무리 새로움을 향해 발버둥을 쳐보아도 경험의 범주 속에서 증폭되어 간다. 또한 미래에 새로이 등장할 많은 것은 과거와 현실을 등에 업은 채 다양한 변수로 엮여 있을 것이다. 김윤재의 <메탈산수전>에서는 그러한 변화의 흐름을 포착한 태도에 거점을 두고 출발한 작업들이 놓여있다. 근작들은 과거와 현재를 부유하던 하나의 세계가 또 다른 세계를 만나는 것, 과거와 현실에서 쏟아진 흔적들의 접합을 통해 새로운 풍경을 일궈냈다.
그간 김윤재의 작품은 인물의 두상이나 팔과 같은 신체의 일부분 위에 풍경들이 솟아오른 것처럼 보이는 조각들이 주를 이루었다. 전통의 산수화나 사적인 기억의 풍경들을 신체 속에 이식한 것처럼 이질적인 만남을 의도한 것들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이와 유사한 논리에서 신체와 풍경이 만나는 작품들이 소개되었는데 가령, <메탈산수> 시리즈의 작품에서는 사람의 등줄기를 타고 매화가 자라나기도 하며, <하우스> 시리즈를 통해서는 켜켜이 쌓인 기와집 골조가 사람의 뼈대로 오버랩 되도록 구축한 작업들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작업들은 전작들에서 보이던 구체적이고도 섬세한 조각의 형태이기보다는 금속의 재료들을 용접하는 방식을 통해 날것 그대로의 느낌과 금속 질감 특유의 비현실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또한 작품은 거시적인 시점에서 바라보면 익숙한 현실의 풍경으로 보이지만 미시적인 시점으로 한걸음 더 다가가면 이내 생경한 일탈의 흔적들을 내보이며 위태로움을 유발한다. 이것은 흡사 푸코(Michel Foucault)가 미완의 논의로 남긴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적 공간처럼 다가온다. 작품 속 현실의 만남들은 판타지적 결합을 통해 그것을 비틀어가고, 현실을 반영한 공간이지만 그 안에 자리한 이질감은 이내 모순을 드러낸다. 즉 SF영화에서 등장하는 기계와 인간의 결합과 같은 판타지처럼, 김윤재의 작품도 인간과 자연, 부품처럼 느껴지는 메탈의 질감들이 뒤엉켜 낯선 모습들을 자아내었다.
전시에서는 더욱이 <메탈산수> 시리즈를 비롯하여 <콘크리트 위에 핀 꽃>과 같은 작품에서도 콘크리트 빌딩들이 즐비한 마천루의 공간 위에서 신선(神仙)이 등장하는 등 자연물과 인공물의 형태들이 소재와 재료를 아우르며 비논리적인 만남들을 시도한다. 한편 <기와> 시리즈의 작품을 통해서는 현대의 콘크리트 빌딩과 과거의 기와집과 같은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한데 가두며 현실과 가상이 응축된 모습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결국 <메탈산수전>의 작업들은 여러 층위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혼종의 산수풍경이다. 김윤재의 작품은 과거와 현재가 버무려진 상상을 통해 미래로의 열린 공간을 내포하고자 했다. 어쩌면 그것은 미래를 내려다보는 조감도와 같을 것이다. 나아가 자연적인 소재와 인공적인 재료의 만남, 인간과 자연물의 조화, 일상의 삶에서 시작하여 그것을 벗어난 비현실의 공간으로 전이되는 과정들은 때로는 삶을 넘어선 문턱에서 죽음을 환기시키기도 한다. 그것으로 작가는 시공간이 사라진 곳, 그 생경함 속에서 삶과 자연이 흐르는 방식, 더불어 삶의 이면 혹은 바깥에 놓인 의미들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위 김윤재 <메탈산수 시리즈> FRP, 강화플라스틱 2015

CRITIC 김다움 대나무 숲 옆에서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8.6~26

고윤정 갤러리 구 협력 큐레이터

김다움은 현대인이 살면서 엮이게 되는 각종 ‘관계망’들을 탐구하고, 이를 시각 예술로 풀어내는 작가이다. 이 관계망은 인터넷 영역처럼 눈에 보이지 않기도 하고, 전시 공간처럼 물리적으로 존재하기도 한다. 작가는 관계망이 얽힌 영역의 구조를 관찰, 수집하고 분류하여 전시마다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한다.
김다움이 주목하는 ‘영역’은 사적인 부분과 공적인 부분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살아 있는 유기체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객관적인 현실의 세계이자 물질적으로 표현되는 공간인 것이다. 그 공간 속에서 발화하는 파편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사연들에서 시작된다. 이미지, 데이터, 사운드 등등이 공존하는 ‘영역’에서는 각종의 기호들이 정보를 주기도 하고, 상호교류를 하기도 하며, 안내자의 역할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접촉’에 의해 새로운 일들이 발생과 소멸을 반복한다.
2009년의 , 2010년의 <리카>, 2012년의 <정일> 등 작업 초기에는 인터넷 채팅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이루어지는 장기간의 리서치 결과물을 다시 분류하고 정리하여 영상작업으로 풀어냈다. 최근의 전시에서는 작가로서 자주 마주하게 되는 장소로서 전시장, 관람객, 작가, 작품이 만나는 전시공간 그 자체에 주목한다. 2013년의 <상호간접>, 2014년 등의 작업은 전시공간에서 작업의 흔적, 혹은 관람객을 맞이하고, 작품과 관람객이 상호교류하는 방식에 대해서 탐구한 것이다.
마치 한 개인전 자체가 하나의 큰 유기체적인 작업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의 최근작들은 ‘간접’이라는 틀 안에서 여러 가지 시각화 과정을 보인다. 김다움이 평소에 관찰하는 관계망 속에서의 관계는 매우 직접적이지만 전시장에서는 ‘간접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간접’이라 함은 중간에 매개가 되는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통하여 맺어지는 관계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각각의 사물과 사람을 김다움이 재구성한 장치들이 관람객과 매개되고, 김다움의 실험은 이 매개의 방법에서 지속된다.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의 <대나무 숲 옆에서>에서는 이 매개체가 미니멀한 방음판과 글자들의 조합을 관람객이 읽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본래 김다움이 이번 전시에서 수집한 자료들에서 중심이 되는 개념은 ‘대나무숲’ 이라는 트위터 계정이다. ‘디자인 회사 옆 대나무숲’, ‘출판사 옆 대나무숲’, ‘신문사 옆 대나무숲’ 등 대나무숲이라는 계정이 상당히 많이 있는데, 이 계정들은 디자인회사나 신문사, 출판사 종사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계정으로 조직생활에서 힘든 점을 토로하는 영역이다. 같은 분야에서 일하기 때문에 공감대도 강력하고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폭로를 하기 때문에 이 계정에 등장하는 언어들은 걸러지지 않은 상당히 원색적인 형식을 띤다. 일종의 공론장 역할을 하는 대나무숲 인터넷 계정에 대해서 작가는 <어쿠스틱 디퓨저>라는 제목으로 각종 책들 혹은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파일정리함을 미니멀하게 보이고 있다. 책이나 파일정리함을 배치하고 외형적으로 음향을 분산시키는 장치를 보이면서, 보이지 않는 틈으로 감정과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을 은유한다.
<어쿠스틱 디퓨저>가 사회적 공감대를 뜻하는 대나무숲을 표현했다면 <마리>와 <미교>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의 대나무숲을 보인다. 이 두 작업은 개명(改名)하게 된 두 사람의 각각의 이야기를 영상화한 작업인데, 두 사람 모두 이름을 바꾸게 된 사연이 매우 기구하다. <미교>의 영상들은 4등분되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는데, 관람객은 이 장치들을 스스로 재조합하거나 짐작하면서 그 내용을 찾아들어가야 한다. <마리>는 주인공의 직업이 DJ인 특성을 따라 영상과 음향의 만남이 위트있게 진행된다.
<크레딧>이라는 작업은 박수갈채 소리가 다양하게 들리는 작업인데, 이 작업은 작가 자신의 대나무숲으로 그동안 작업을 진행하기까지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준 사람들에 대한 고백을 표현한 작업이다. 직접적으로 사람들의 이름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작가 스스로가 ‘수고했어, 오늘도!’라고 말하듯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작업을 관통하는 작업이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내부에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다. <무향실>이라는 제목의 방음벽이 궁극적으로는 4면을 담고 있지만, 때로는 흩어져서 때로는 모이면서 시각적인 궁금증을 유도한다. 김다움의 작업은 한번에 파악되기보다는 하나씩 접촉과 참여를 거듭하면서 작업의 진정성을 알아가야 하는데, 분산과 집합을 거듭하는 <무향실>은 보이지 않는 보물섬 지도를 찾아들어가듯 짐작과 공감으로 이어진 김다움의 작업 성향을 대변하는 듯하다.

위 김다움 <무향실>(오른쪽) 흡음판, 와이어, 경첩 2015

REVIEW

물성을 넘어, 여백의 세계를 찾아서
가나아트센터 8.14~9.29

1970년대 이후 한국 추상미술의 흐름을 일견할 수 있는 전시.
이승조 박석원 이강소 김인겸 오수환 김태호 박영남의 평면과 조각작품을 선보였다. 김복영 전 홍익대 교수가 기획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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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작가를 찾는 8인의 등장인물
아르코미술관 7.15~9.6

문학에 기반을 둔 창작물에서 영감을 받은 사운드, 장르융합형 퍼포먼스 등의 작업을 선보인 전시.
7월에는 퍼포먼스가, 8월에는 싱글채널 비디오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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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나_갤러리엠 (2)

박미나 개인전
갤러리 엠 7.29~8.29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24&36 Grays>로 명명됐다.
24색 색연필을 이용, 색칠공부 도안을 채워 넣은 드로잉과 36가지 혼합색으로 다이어그램을 채우는 등의 작업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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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품전_서울대미술관 (6)

흔적에서 작품으로
서울대학교미술관 8.12~9.20

미술관 소장품 기획전으로 회화와 조각, 사진 등 30여 점이 출품됐다. 작가의 노동의 흔적과 그것의 결과물로서 작품의 과정에 주목했다. 전시는 ‘물감’, ‘물질’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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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 (2)

구성균 개인전
한원미술관 8.18~28

작가의 11회 개인전. 작가는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병행전시 에 참여했으며, 이번 전시는 당시 작품에 근작을 더해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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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리

이매리 개인전
갤러리 GMA 8.6~9.6

2015 베니스비엔날레 광주아티스트 리뷰전 형식의 전시로 작가가 당시 병행전시에 출품했던 <시(詩) 배달>을 선보인다. 이와 더불어 그간 하이힐에 천착했던 작가의 설치작업도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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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1)

Metaphysics
한미갤러리 서울 7.22~9.12

윤성필 홍정욱의 2인전. 두 작가의 공통 관심사인 우주의 원리와 비가시적으로 존재하는 에너지에 대한 각각의 해석을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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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해

박건해 개인전
A1갤러리 7.21~8.3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나무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다. 수묵화 외에 골판지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표현의 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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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거울 (2)

역사의 거울
아라아트센터 8.22~31

광복 70주년을 맞아 사단법인 민족미술인협회가 주최하는 전시. 110명의 작가가 출품한 대규모 전시로, 왜곡된 역사를 미술로 재정립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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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최수정 개인전
아마도 예술공간 7.30~8.25

개인전 타이틀을 <無間>으로 명명한 작가는 “하나의 사건이자 가능성의 기호로서 예술적 공간을 관계성의 미학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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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호,박은하_미메시스 (4)

강석호 개인전
미메시스아트뮤지엄 8.8~9.29

<토르소> 연작으로 알려진 작가는 인체의 특정 부위가 트리밍된 작업을 진행한다. 따라서 작품은 옷의 질감, 행위 등을 담아내게 되며,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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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연2

강부언 개인전
여행문화카페 낯선 눈으로 보다 8.4~23

작가는 그간 무채색으로 캔버스를 채웠으나 이번 전시에는 밝고 화사한 색채를 쓴 작품을 선보였다. 또한 묵직한 선을 과감히 탈피, 경쾌한 필선으로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았다.

PRIVIEW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최종태〉〈황용엽〉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9.1~11.8, 7.25~10.11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을 정립하고 새롭게 고찰하기 위한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 시각예술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각기 독보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거장들을 초대해 선보이는 자리로 9월에는 한국 현대조각계의 거장이자 우리나라 교회조각의 대표적 인물인 최종태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작가의 작품을 총망라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세계 전반에 녹아있는 구도의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조각 영역뿐 아니라, 평면 작업에서도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온 작가의 50여 년에 걸친 역작들을 한자리에서 감상 할 수 있다. 또한 앞서 같은 시리즈의 전시로 황용엽의 개인전 <황용엽:인간의 길>이 진행되고 있다. ‘인간’을 화두삼아 자신만의 독자적인 형상회화의 세계를 구축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다양한 형태의 ‘인간상’을 현재의 시선과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선보이며 인생이라는 굴곡진 삶의 여정을 지나는 인간에 대한 작가만의 시선을 선보인다.
황용엽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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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이불
pkm갤러리 8.26~9.25

현대미술계를 선도하는 대표작가 이불이 5년 만에 국내에서 개인전을 연다.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파격적이고 강렬하게 전달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양면 거울과 LED 조명이 부착된 크리스털 구조물로 거대한 공간감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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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론디노네
국제갤러리 9.1~10.11

탁월한 감각적 미학과 동시에 철학적인 작업 태도로 주목받아온 스위스 출신 작가 우고 론 디노네의 개인전.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영역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작품 형식과 미디어를 통해 시적인 심상의 대규모 신작 조각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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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 Jinks(대전시립)

21C 하이퍼리얼리즘 : 숨 쉬다
대전시립미술관 9.4~12.20

시각의 한계를 넘어 현실을 리얼하게 묘사하는 미술의 경향인 하이퍼리얼리즘을 통해 시대성을 표현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하이퍼리얼리즘 중에서도 인간이 중심이 되는 부분을 살펴보고자 하는 전시로 최근 중요시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기획되었다. 전시의 부제인 ‘숨쉬다’를 대상의 차이로 나눠 ‘대중과 숨쉬다’, ‘현실과 숨쉬다’, ‘이상과 숨쉬다’ 세 파트로 나누어 구성되며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사회와 시대를 그려온 15명 작가의 작품 105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핵심을 보여주는 극사실주의의 작품들을 전시함으로써 관객들의 호기심과 경이감을 유발시키며 사회와 동떨어진 예술이 아닌 작품을 통해 사회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을 느낄 수 있다.
샘 징크스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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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재-김정희

불계공졸과 불각의 시공
학고재갤러리 9.11~10.14

한국미술이 국제적 관심을 끌고 있는 시기에 그 조형성의 뿌리가 되는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기회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추사 김정희의 서예 30여 점과 우성 김종영의 드로잉, 서예, 조각 30여 점을 통해 창조의 발판을 마련한다.
김정희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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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이승택
갤러리 현대 9.16~10.18

전위적인 작업을 통해 한국 최초의 아방가르드 미술가로 불리는 이승택의 개인전 <이승택:드로잉>. 작가는 바람, 불, 물, 연기 등 시각화하기 어려운 ‘비물질’을 소재로 존재와 소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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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 아르나우트믹

아르나우트 믹
아트선재센터 8.29~11.29

시스템 안의 개인과 집단을 모습을 보여주는 네덜란드 작가 아르나우트 믹의 개인전 <평행성>.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국가, 민족, 그리고 이데올로기의 차이로 인해 만들어지는 경계들과 그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회심리적 현상에 주목한 영상 설치작품 4점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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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9.9~10.11

김동규는 우연히 구입한 추상화 한 점을 소재로, “정념의 연대”라는 주제를 내걸고 영상과 출판, 드로잉, 도해 등으로 구성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비정형 특강>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천착해 온 ‘정념’을 회화와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파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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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9.15~2016.2.14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중진 작가를 지원하는 연례 프로젝트인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 2015>에서 <안규철_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전을 개최한다. 초대작가로 선정된 안규철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인 〈1,000명의 책〉을 비롯해 총 8점의 신작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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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 Perjovschi, emoji, 2015

지식박물관, 의문과 논평
토탈미술관 8.28~10.25

루마니아 출신 댄 퍼잡스키와 리아 퍼잡스키가 서로 보완적인 작업을 선보이는 2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단순하면서 예리한 드로잉과 오브제를 활용해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현재의 사건들과 과거의 담론들을 투사하는 반사 표면으로 변형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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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림

그냥 지금 하자
OCI미술관 9.4~10.25

아방가르드 예술의 선구자 김구림과 극사실주의를 구사하는 젊은 작가 김영성의 2인전 <그냥 지금 하자>. 시대의 유행, 조건 등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고 오직 예술을 위해 ‘현재’를 살아가는 두 작가의 거침없는 작가정신을 펼쳐 보인다.
김구림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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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부산2

김태호
부산시립미술관 9.5~11.15

<김태호 공간구조를 조작하다>라는 타이틀로 기획된 김태호의 개인전. 최근 새롭게 재평가되는 단색화에 대해 조망해 볼 수 있는 자리로 30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개괄할 수 있도록 초기작 <형상> 시리즈부터 최신작 <내재율> 시리즈까지 80여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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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남신_덫2

곽남신
아트파크 8.27~9.25

다양한 형식과 기법으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곽남신의 개인전. 오랜 세월 작가의 작업실을 지켜온 오브제들이 ‘덫’ 이란 제목으로 전시된다. 푸른 동록(銅綠)을 뒤집어쓴 잡다한 형상의 작은 오브제들은 마치 영겁의 시간을 견디어 온 부장품처럼 우리가 살아온 세상을 박제된 모습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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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호

옥정호
갤러리 조선 8.28~9.16

사회적으로 쟁점이 될 수 있을 만한 사안들을 개인적 창조의 영역으로 끌어와 희화화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해 온 옥정호의 개인전 <하마르티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사회적 죄의식이 개인의 죄의식으로 전가되는 방식, 그리고 그 죄의식을 감내해야만 하는 개인의 감정적 투쟁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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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킴2

씨킴 / 공성훈
아라리오미술관 천안 9.1~11.1/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9.4~11.8

씨킴의 여덟 번째 개인전 을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개최한다. 다양한 소재로 실험적인 작업을 진행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여러 갤러리를 개관, 운영하며 그 과정에서 친숙해진 소재인 시멘트와 콘크리트 등의 건축재료를 이용한 조각과 설치작업을 선보인다. 또한 같은 갤러리의 서울지점에서는 <어스름>이라는 타이틀로 공성훈의 개인전이 개최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6미터에 달하는 대형 버드나무 연작을 선보이며 전통적인 회화의 힘을 새롭게 보여준다.
씨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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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영

정은영
아트스페이스 풀 8.20~9.20

정은영의 개인전 <전환극장>. 이번 개인전에서는 정은영이 7년 남짓 진행한 여성국극 프로젝트의 일부 작품과 작품을 구상, 실현하면서 수집하거나 참조한 아카이브 자료들을 재구성하여 소개한다. 수집된 자료 사이에서 작업을 구상하고 실천하기 위한 고민의 과정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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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지(하이트)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하이트 컬렉션 9.11~12.12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에서 작가의 감성과 작품의 감각적 측면을 최우선적으로 감각하기를 강조한다. 강서경 김영은 로와정 박형지 이은우 정희승이 참여해 현대미술이 현학적인 언사로 무장하지 않았을 때 우리들에게 어떻게 다가올 수 있는지를 살핀다.
박형지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