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디 있니?

김진솔 개인전

2024.3.1-3.6

김진솔이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 필연적으로 사회 안에 속해 살아가는 우리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미디어에 쉼 없이 노출되면서 자신이 누군가를 대하는 시선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 무수한 영향들 속에서 ‘나’는 ‘나’를 오롯이 바라 수 있는가지 대한 물음을 평면의 공간에 대상을 통해 담아내는 시도로 구성된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 이번 개인전에서는 관람자의 시선이 화면 속의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관람자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며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탐구하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일상 바라보기 평범하지만 특별한 날들 이번 전시는 평범한 일상을 들여다보다가 만난 사람들의 질문이 내면을 향하면서 시작된다. 사람들과 미디어들로부터 읽게 되는 전형적인 삶(특히 여성으로서)의 모습이 아닌 것은 인생에 큰 문제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그들의 시선에 띄지 않게 혹은 사회의 시선에 맞춘 목표(연애와 결혼, 맹목적인 다이어트, 연예인을 따라잡는 화장법과 같이 개인의 성취와는 연관이 없는)를 향해 가야 할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하지만 그런 것들로부터 벗어나는 발걸음으로 평범하게 느껴지는 일상의 풍경 같은 것들을 좀 더 내밀하게 관찰해나가고 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습을 만들기 위해 꿈꾸기보다는 지난날, 그리고 오늘도 나의 시선으로 나를 지켜나가는 일들을 하는 것이야말로 지루한 질문들로부터 나의 특별한 날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이름 없는 존재 ‘별’, 김진솔에게 ‘별’이라는 명칭의 존재는 단순한 작업의 소재가 아닌 관람자들로부터 그 외형적인 생김새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하고, 작가의 내면을 탐색하게 하며 사람들을 향한 시선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존재이다. 작가의 작업은 하늘에 떠 있어 마치 가상공간의 이상적인 존재임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현실 속에서 만난 시선들로부터 자신을 찾아 헤매는 여정이 화면에 나타난 것이다. 이름 없는 존재로의 ‘별’은 관람자들로부터 하여금 그 해석을 개인의 시선이 만든 시선에서 읽어내고 질문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작가는 왜 ‘별’이라는 페르소나를 탐색하게 되었을까. <Love Phobia>를 토대로 칼 융(carl Gustav Jung)의 분석심리학을 적용해보면 ‘별’은 자신(Self)과 페르소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상징이자 진정한 자기실현의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제시한 인물이다. 하지만 페르소나의 원뜻이 암시하듯이 <Love Phobia>의 ‘별’은 실제 모습과 다른 성격, 다른 감정을 드러낸다. 한 개인이 본래의 성격과 관계없이 밖으로 보이고 싶은 성격을 ‘페르소나’라고 한다면, 김진솔의 ‘별’은 페르소나 안에서 자신의 고유한 심리를 화면 속에 구조화하고 나아가 사회적 요구 간의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 때문에, 우리는 ‘별’을 무조건 작가의 본성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페르소나의 표출뿐 아니라 오히려 일상 속에 감추어진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즉 작가의 내면에 일어나는 생각과 느낌, 감정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별’은 외적 인격인 페르소나와 구별될 뿐 아니라 오히려 태도와 자세, 성향을 함축한 내적 인격과 연관시킬 수 있다.

‘보통의 날’, 당신은 무엇을 바라보나요.
: 자신(Self)의 페르소나’별’ 중 일부, 김허경(미술평론가, 전남대학교 학술연구교수)

작가가 화면에 그려내는 일상의 장면 혹은 감정과 시선들이 상징하는 요소들은 다채로운 색채와 인물의 형상이 어우러지며 현실보다는 좀 더 동화에 가까운 장면처럼 보이지만 사회가 규정짓는 개인을 향한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 누군가의 시선에 의해 흔들리고 꺾이기 쉬운 현 세대에 대한 공감을 전한다. <너는 어디 있니?>라는 전시의 주제이자 질문은 우리가 어디에 있든,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인지하는 과정에서 ‘나의’ 시선과 감정을 탐구하며, 각자의 ‘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_무제_,oil on canvas, each 30x30cm

LOVE PHOBIA, 2022, oil on canvas 72.7 x 53.0cm

LOVE PHOBIA_2, 2022, oil on canvas, 53.0×40.9cm

LOVE PHOBIA_4. 90.9×65.1cm. oil on canvas. 2022

Shape of Heart_2, 2022, oil pastel on canvas, 30.0×30.0cm

능소화 핀 여름담장, 2023, oil on canvas, 80.3×116.8cm

둥글(개)둥글(개), 91.0×116.8cm, oil on canvas, 2024

마음 모음, 2023, oil pastel on Arches, each 15.0×15.0cm

보통의 날, 2023, oil on canvas, 91.0×233.6cm

보통의 자화상, 2023, oil on canvas, 24.2×33.4cm

시선_01. 14×22.7cm. watercolor, gouache on Fabirano. 2024

시선_02. 14×22.7cm. watercolor, gouache on Fabirano. 2024

짜-잔!(TA-DA!), 2023, oil on canvas, 60.6×45.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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