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상
OKSANG LIM

<나는 나무다>

2021.02.02 – 2021.02.28
갤러리나우


봄날은 간다 181.8x518cm(2pc) 캔버스에 흙, 아크릴릭, 2019

임옥상은 흙, 종이, 쇠, 유화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또 동시에 페인팅, 조각, 설치를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를 통해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이다. 그는 미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 특히 대중과의 소통을 도모하며 실천하는 문화 전달자로서 오랫동안의 역할과 시선, 삶, 땅, 자연, 역사에 대한 관심과 서사가 있는 임옥상이 이제는 나무를 통한 깊은 성찰의 시간의 궤적을 보여준다. 나무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거치면서 이어지는 죽음과 소생의 반복은 만물이 흙에서 생명의 움을 틔우고 흙으로 되돌아가는 흙의 모습과 그 궤를 같이한다. 흙 위에 나무가 서 있듯이 그의 캔버스 위에 나무가 서 있다

봄바람 4.27 227.3×545.4cm 캔버스에 혼합재료 2018

갤러리나우에서 열리고 있는 <나는 나무다>展은 임옥상이 오래 전부터 사용했던 흙이 주재료이다. 흙을 두툼하게 캔버스에 올린 후 일필휘지(一筆揮之)의 음각 드로잉과 채색을 통해 완성된다. 민중미술가 1세대로 불리워지는 임옥상의 이번 나무와 매화 작업은 봄바람이 일기 전의 미묘한 생명의 신호와도 같이 그의 작업의 새로운 변화의 신호탄과 같은 작업이다. 문명비판적, 정치고발적, 사회참여적인 민중미술가로서가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숙명을 지닌 한 예술가의 모습으로만 서 있음을 볼 수 있는 전시이다.

나무 연작, 132x392cm(64pc), 캔버스에 혼합재료, 2021

나목과도 같이 인간의 모습을 인간이 아닌 다른 무엇에게서 찾는다면 단연 나무일 것이다. 임옥상의 나무는 바로 자신이다. “나는 나무다. 나무로 산지 오래다. 나무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나무가 춤추면 나도 춤춘다.” 임옥상의 나무는 바로 자신이다, 정제되어 있지 않은 날것의 모습을 보는듯한 임옥상의 ‘나무’에서 어깨춤이 저절로 들썩여지고 마음을 베어내는 듯한 감동이 가슴에 스미는 이유다. 그의 삶의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먼저 배경은 완성하고 그 위에 매화를 심듯, 키우듯, 뿌리를 박듯, 그 힘이 솟구치듯 일필휘지로 그린다. 기운생동이 제일 강령이다.” 임옥상의 나무와 매화는 살아있는 생명, 날것의 숨길 그 자체이다. 무(無)로부터 어떤 것이 만들어질 때의 순간의 힘, 순간의 숨결이 기운생동의 강인하고 거친 숨결을 거쳐 일어난 가녀린 매화로 피어난다. 이것이 ‘임옥상 매화’의 매력이다. 익숙하지만 낯선, 낮설지만 익숙한 그 경계의 힘, 기운생동의 봄의 기운이다. 그것이 캔버스로 흙으로 나무로 매화로 온 것이다.

“아~ 봄이 가깝다. 이젠 매화를 그릴 때다. 심매도(尋梅圖)는 새해를 맞는 나의 통과 의례이다.”

이제 나목 속에 든 봄의 씨앗과 눈속에서 피어날 매화를 맞이하는 마음을 가져 봄직한, 정제된 본연의 어떤것과 솟구치는 봄의 에너지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이다.

느티나무, 227.3×545.4cm(3pc), 캔버스에 흙, 먹, 아크릴릭, 2020

부여 浮山(부산)의 冬梅(동매), 캔버스에 혼합재료, 112.1 × 324.2 cm, 2020

임옥상은 1950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미대 회화과 및 동대학원, 프랑스 앙굴렘 미술학교를 졸업했다. 광주교대, 전주대 미술학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민족미술협의회 대표를 지냈다.

‘아프리카 현대사’, In the spirit of Resistance(NY), ‘바람 일다’, ‘The wind rises(LA)’, ‘흙 Heurk(Hongkong)’ 등 개인전 21회, ‘십이월전’, ‘제3그룹전’,’현실과 발언 동인’과 광주/베니스 비엔날레, 시드니 트리엔날레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하였다.

현재 (사)세계문자연구소 대표이사, (사)자문밖문화포럼과 (사)흙과 도시에서 부이사, 임옥상미술연구소 대표이다.

글: 하연지
자료 제공: 갤러리나우

갤러리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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