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작가상 2020 수상자 발표

최종 수상자 이슬기

관계 맺기에 대한 시적인 은유와 성찰

‘전통과 유희적 요소들의 조화’

‘이중적 정체성 반영한 독특한 분위기’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공동으로 주최해온 《올해의 작가상》은  역량 있는 동시대 시각 예술가 4인을 선발하여 신작 제작 지원 및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최종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의 작가상 2020》은 국내․외 미술계 전문가들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 선정된 4인의 후원작가 김민애, 이슬기, 정윤석, 정희승의 신작을 2020년 12월 4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선보였다. 이슬기, 김민애는 조형 언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미술관의 공간을 새롭게 인식,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고 정윤석과 정희승은 인간과 삶에 대한 진지한 고찰의 시간을 제안했다. 코로나 19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애써준 작가들 덕분에 오늘의 수상자 발표까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다.

오는 3월 25일, 최종 수상자로 이슬기가 선정되었다. 《올해의 작가상 2020》 수상자 이슬기는 이번 전시에서 한국 전통 건축의 요소인 문살과 민요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 설치 작품 <동동다리거리>를 선보였다. 심사위원단은 이슬기의 작품이 세련되면서도 독특한 장소 특정적 설치로 전통을 현대적이면서도 유희적으로 재해석했으며, 코로나 시대의 관계 맺기에 대한 은유를 섬세한 방식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슬기를 올해의 작가로 선정했다. 

심사위원 이영철 계원조형예술대 교수는 이슬기의 작품에 대해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감각과 시적인 분위기가 돋보였다”라고 평했다. 롤리타 자블론스키엔느 리투아니아 국립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는 작가의 이중적 정체성이 반영된 독특한 분위기”와 “전통과 유희적 요소들의 조화”를 언급하며 이슬기의 작품을 호평했다. 패트릭 플로레스 필리핀대 교수는 “상상력과 생기, 과하지 않은 설치”가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류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는 “우아하면서도 친밀한 공간으로 서로 대조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들을 혼합한 설치가 돋보였으며, 일종의 이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작가가 선정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1990년대 초부터 프랑스에 거주하며 활동 중인 이슬기는 일상적인 사물과 언어, 자연의 근원적 형태에 대한 관심을 조형성이 강조된 조각이나 설치로 표현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그는 특히 전통과 민속에서 소재를 얻어 공예 장인들과 함께 작업하는 방식을 즐겨 사용하는데, 경상남도 통영의 누비 이불 장인, 멕시코 오아하카주 산타마리아 익스카틀란의 전통 바구니 조합 장인들과의 협업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의 작가상 2020》 전시는 4월 4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계속된다.

후보 작가들의 전시 보기

정희승 

사진과 글, 음악이 혼합된 설치 작품을 제작하여 동료 예술가들과 함께 나눈 삶과 예술에 대한 고민을 3전시실에 펼쳐 놓는다. 관객들은 예술가의 삶을 선택한 이들의 헌신과 두려움, 그리고 삶만큼이나 부조리하고 무상한 예술이라는 세계를 향한 발언들을 마주하게 된다.

정윤석

개인의 삶과 사회적 사건 사이의 관계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상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장편 영화 한 편과 사진 및 영상 설치로 구성된 작품 <내일>을 선보인다. 특히 중심이 되는 영화 <내일>은 인간과 닮은 인간의 대체물들을 만들거나 소비, 혹은 이용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이다.

김민애

김민애는 건축적 공간과 미술의 제도적 환경을 소재로 일상 속 사물과 공간에 개입하는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전시실의 독특한 건축구조를 이용한 조각과 구조물로 이루어진 신작 <1. 안녕하세요 2. Hello>를 선보인다.

글: 문혜인
사진: 홍철기|자료제공: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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