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n artist going abroad ] Beijing

The Korean Society of Art & Media
Art & MediA, silk road 8.14  – 17 G-ART Gallery/Windless Zone

글로벌아트갤러리 입구에서 포즈를 취한 〈예술과 미디어, 실크로드전〉 참여작가

쑹좡에서 시작하는 21세기 新 실크로드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세상이다. 그 변화의 속도는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예술과 미디어학회(회장 조관용)가 주최한 〈2018 베이징 국제미술초대전  – 예술과 미디어, 실크로드〉(8.14~17, G – Art갤러리, 갤러리 무풍지대)는 변화 속도를 줄이고 사유의 깊이를 더하자는 취지를 담은 전시로 보인다.

글로벌아트갤러리 전시광경

전시는 중국 베이징시 동쪽 외곽 쑹좡(宋庄) 예술특구에 위치한 갤러리 2곳에서 열렸다. 쑹좡은 알려진 대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베이징의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작가들이 하나둘 모여 특구를 이룬 곳으로 현재 중국현대미술의 심장이라 불린다. 이번 전시는 이곳을 거점으로 한 갤러리 ‘무풍지대(无风地带)’ (대표 전일)와 ‘글로벌아트(环球艺术, G – Art)’(관장 이산호)에서 동시에 열렸다. 20여 명의 작가는 현재 학회 회원이면서 교수직 혹은 박사과정에 있는 이들이라고.

이재희 〈Here, I was…〉

먼저 글로벌아트에서는 사진과 설치작업을 주로 선보다. 특징은 엄격한 전시 디스플레이 방식을 벗어나 유연한 상황을 연출했다는 점이다. 철조망에 걸린 작업들은 벽면에 걸린 작업과 겹쳐 보이게 해 주제의 맥락을 살리고자 했다. 또한 도예작업도 선보여 미디엄(medium)의 다양성의 표출을 꾀한 흔적도 엿보다. 이에 비해 갤러리 무풍지대는 설치와 평면작업을 되도록 구분해 연출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와 더불어 갤러리의 개관전을 겸하는 것이라 그 의의를 더했다고.

전시명의 ‘실크로드’는 역사적, 물리적 공간으로서 고유명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과 정신이 하나로  융합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여기에서 한걸음 나아가 미술가의 역할과 기능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디어’의 고정된 형식을 벗어나 개념을 드러내고 되도록 비상업적 색채를 띤 작업이 주로 출품됐다. 전시 그 자체로서 의의를 가진다고도 할 수 있으나 중국 현대미술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그곳에서 만난 작가와 기획자의 대화를 통한 워크숍에도 이번 행사의 초점이 맞춰졌다. 일례로 쑹좡에서 작업하는 옌지(延吉) 출신의 조선족 작가 박광섭의 작업실을 방문해 작업 과정을 살펴보고 그가 느끼는 중국 현대미술의 현황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나, 쑹좡당대예술문헌관(宋庄当代艺术文献馆) 관장 우훙(吴鸿)과의 미팅을 통한 교류의 장을 마련한 것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향후 교류를 위한 플랫폼 마련에도 방점이 찍혀 있는 셈이다.

무풍지대갤러리 전시광경. 원형 좌대 설치는 김재남의 〈Finding black salt〉 혼합매체 2018

조 회장은 “‘실크로드’는 물리적인 것이 아닌 아시아 고대 정신을 부활시키는 문화의 실크로드를 의미한다. 일종의 흐름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 쑹좡에서 출발해 몽골, 카자흐스탄으로, 또 다른 경로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나아가 플랫폼을 구축하려 한다. 아시아의 고대 정신을 통해 세계의 문화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축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일조하고자 한다”고 전시 의의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한편 예술과 미디어학회는 1998년 설립되어 2017년 KCI에 등재된 학술단체다. 순수시각예술 및 멀티미디어상에 대한 교육 및 학술연구, 창작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예술 이론과 예술 창작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제반 학문과의 통섭을 꾀하며 이를 통해 예술 본래의 의미를 드러내겠다는 것을 결성 취지로 삼았다.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을 비롯해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가상의 매체들(상, 웹, SNS, 홀로그램과 기타 등등)을 통해 보다 확장해가는 분야들(디지털 분야, 상 분야, 신경생리학, 인공지능, 미생물학, 신경생리학, 유전 공학, 기타 등등)과 통섭함으로써 예술이 지닌 그 본래 의미를 탐구하고 있다고 조 회장은 밝혔다.

| 베이징  = 황석권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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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미술> Vol.404 | 2018.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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