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으로 만드는 꿈

에르빈 부름 《꿈》

2023. 5. 11 – 6. 24
리만머핀 서울

꿈은 현실을 전제한다. 현실로부터, 이성으로부터 자유로움을 허락받은 꿈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다. 조각가 에르빈 부름 Erwin Wurm은 꿈이 주는 모순과 불합리를 선택했다.

CLOTHES SCULPTURES, hanging pullovers 〈Untitled〉 1990
작가 홈페이지, https://www.erwinwurm.at/artworks/clothes-sculptures.html

리만 머핀에서 열리는 에르빈 부름의 여덟 번째 개인전 《꿈 Dream》에서는 작가의 신작 및 근작을 소개하며 그가 전개해온 조각적 실천을 조명한다. 전시 명과 같은 조각 〈Dream〉은 익숙한 것들이 모여 기이함을 자아낸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니트와 매일 접하는 사람의 다리와 신발이지만 그가 선택한 조합은 왠지 낯선 감정이 들게 한다. 〈Dream〉은 작가의 연작 〈클로드 스컵쳐 CLOTHES SCULPTURES〉의 발전된 형태로 일상의 구성품을 왜곡시킨다. 언제라도 뛰어갈 것 같은 두 발은 작품에 인격을 부여함과 동시에, 그 핏기 없는 색은 고대 청동 조각상에서 감지되는 텅 빈 느낌을 연상하게 한다. 친숙함을 도구로 부조리함을 드러내고 냉소적인 태도로 유머를 선사하는 에르빈 부름의 개인전은 6월 24일까지.

전시 전경

글, 사진: 문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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