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9월

코드 액트

코리아나미술관 9.5~11.15

퍼포먼스 영상에 주목해 온 코리아나미술관의 국제 기획전. 드로잉, 오브제, 설치, 미디어 테크놀로지, 사운드, 텍스트 등 다양한 매체와 연계된 퍼포먼스와 그 의미 작용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신체 자체를 넘어 외부 미디엄과 연계된 제스처와 행위가 역사와 삶의 문맥에서 어떠한 다양한 코드를 함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행위가 기존의 일상적이고 관습화된 코드를 어떻게 전복할 수 있는지에 주목한다. 조안 조나스, 윌리엄 켄트리지, 캐서린 설리반, 욘 복 등 퍼포먼스, 드로잉, 설치, 영화 분야를 넘나들며 작업하는 국내외 작가 10명이 참여하여 10여 점의 퍼포먼스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드로잉의 행위 자체가 퍼포먼스로 전이되고 오브제나 미디어 테크놀로지에 의해 원래 신체의 맥락들이 재번역되는 과정을 통해 퍼포밍하는 신체는 외부 미디엄에 의해 번역되고 ‘대안적 신체’로 전이되는 것을 보여준다. 정금형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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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허수영_양산동09_캔버스에 유채_291x182cm_2013

시대의 눈-회화 : Multi-Painting

OCI미술관 9.12~10.31

다원주의 시대 멀티미디어 환경을 공유하는 회화의 현실을 살펴보는 전시. 인간과 함께 해 온 가장 오래된 예술 매체인 회화가 우리 시대의 문화환경 특성이 회화에서 ‘다층적, 다면적’으로 발화되는 양상을 함의하는 ‘멀티’로서 거듭나는 현대 사회에서의 모습에 주목한다. 우리의 사고방식 체계와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 TV, 컴퓨터, 스마트폰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를 통한 정보의 습득과 재생산과 함께 쏟아지는 이미지들 속에서 회화의 위치를 살펴보기위해 기획되었다. 멀티미디어 환경에 친화적인 세대로서 회화라는 전통적 매체를 기본 토양으로 삼는 강서경 공시네 박미나 박진아 배윤환 안두진 정수진 차혜림 허수영 9명의 작가의 ‘Multi-Painting’현상을 관통하는 회화적 발언을 살펴보고 자기 부정과 정체성의 재정립을 무수히 반복하는 회화의 현주소를 확인해 본다.허수영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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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리지아 파페

역병의 해 일지

아르코미술관 8.31~11.16

아시아 지역 42명의 작가가 국가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 사회적 맥락에 대한 성찰에서 시작하여, 도시를 둘러싼 전염병과 관련하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집단적인 공포, 아시아의 국가주의적 긴장 등의 문제를 돌아본다.  리지아 파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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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_달을_그리는_법_2014_lights,_stainless_steel_mirrors,_wooden_table,_stones_dimensions_variable

안규철

하이트컬렉션 8.29~12.13

일상의 오브제와 언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작업을 해온 안규철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타일, 벽돌, 구슬, 손수건 등의 오브제들을 사용해 실패의 과정에 존재하는 노동과 시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보이며 결과만을 좇는 지금의 현상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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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안토니 문타다스

안토니 문타다스

토탈미술관 8.25~10.19

초기 개념미술과 미디어아트의 개척자 안토니 문타다스의 첫 번째 한국 개인전. 건축가, 리서처, 큐레이터들과 함께 조사한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미지와 코드를 연관시키는 과정에서 빚어지는 유사점과 차이점, 충돌의 지점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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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hibition_1d6The_Art_of_Dansaekhwa_w

단색화의 예술

국제갤러리 8.28~10.19

한국미술의 대표적인 성과인 단색화와 이 흐름을 이끌었던 거장들의 작품을 재조명한다. 서구식으로 재편되던 당대 사회상과 급변하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도 예술정신을 지키고자 했던 단색화운동의 면면을 미술사적 맥락에서 살펴본다. 정창섭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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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전준호

전준호

갤러리 현대 8.29~9.28

한국의 정치적, 사회적 현실을 특유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영상 및 설치작품으로 미술계의 큰 주목을 받아온 전준호의 개인전.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만들어내는 이미지들과 대한민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통해 인간사의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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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김성환

김성환

아트선재센터 8.30~11.30

비디오, 드로잉, 설치, 퍼포먼스 등을 전시 공간 속에서 유기적으로 결합, 재구성하는 김성환의 작업세계를 소개한다. 특히 작가가 런던 테이트 모던의 ‘탱크스’ 개관전 첫 번째 커미션 작가로 선정되어 제작한 <Temper Clay>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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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신상호2

신상호

금호미술관 8.29~9.28

전통도자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지속해 온 신상호의 개인전. 도자, 조각, 회화를 바탕으로 작가가 영감을 획득하는 대상과 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이번 전시는 금호미술관을 비롯해 이화익갤러리와 예화랑에서 각각 9.18~10.5, 9.12~10.18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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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최정화

최정화

문화역서울 284 9.4~10.19

<총천연색>이라는 타이틀로 꾸며지는 최정화의 개인전. 한국 근대화를 상징하는 대량생산과 과잉소비 등의 키워드로 작업 활동을 지속하는 작가는 사람들이 쉽게 모였다 흩어지는 문화역서울 284라는 공간에서 그 덧없음, 공허함의 감정을 극대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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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리안

스테판 보르다리에

리안갤러리 서울 8.6~9.20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스테판 보르다리에의 개인전. 2008년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연 이래 8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회화 특유의 색과 화면의 질’ 에 집중한 다양한 사이즈의 최근작 13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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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이중섭, 황소, 1953, 종이에 에나멜과 유채, 35.5x52cm

황소걸음

서울미술관 8.5~9.21

서울미술관이 개관 2주년 기념 소장품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을 선보이는 특별 전시로, 한국의 미술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전진할 서울미술관의 전망을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이중섭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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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형구

이형구

갤러리 스케이프 9.2~10.19

예술적 상상력과 과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신체의 변형과 왜곡, 확장을 실험적으로 선보여온 이형구의 개인전. 이번 전시는 지식의 체계를 바탕으로 확장된 시지각을 선보이는 납판작업, 조각, 설치, 드로잉에 걸친 20여 점의 신작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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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수보드

수보드 굽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9.1~10.5

작가가 인도에 거주하며 경험한 삶과 애환, 일상과 문화 속에 녹아든 역사와 종교의 흔적들이 현대미술로 치환되는 과정을 공개한다. 30여 점의 음식 페인팅 등을 전시함으로써 음식문화에 녹아있는 정치, 종교, 사회적 이데올로기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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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오인환

오인환

갤러리 팩토리&윌링앤딜링 9.4~24

작가는 물리적으로 떨어져있는 두 장소 ‘윌링앤딜링’과 ‘갤러리 팩토리’의 내부를 감시카메라를 이용해 상호연결한다. 이는 모니터를 매개로한 감상방식과 전시장에서의 실제와 다른 경험을 제공하며 개인의 다양한 사각지대에 대해 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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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적 부록

갤러리 잔다리 9.18~10.8

설치작가 이부록, 소설가 김연수, 그래픽디자이너 안지미의 협업 전시. 세 예술가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영감을 받아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14년 서울에서 우리가 유토피아를 건설하고 있는지 디스토피아를 표류하고 있는지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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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권오상 이걸로!!

권오상

페리지갤러리 9.12~11.8

사진이미지를 이용한 조각 작업을 진행하는 권오상의 개인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제 사물의 이미지를 차용한 <Mass Patterns>와 자신의 기존 작업에서 가지고 온 이미지를 재구성한 <New Structure>시리즈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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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마류밍

마류밍

학고재갤러리 9.2~10.5

퍼포먼스와 회화를 긴밀하게 연결한 작업을 통해 중국 현대미술을 알리는 마류밍의 개인전.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마류밍의 초기 퍼포먼스 작업을 기록한 영상과 사진, 여기에서 파생된 최근 회화와 조각작업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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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이연희

류연희&이민정

누크갤러리 9.12~10.11

일상적인 것들을 소재로 추상적인 형태를 만들어가는 류연희와 인체를 조형언어의 근거로 삼아 작업하는 이민정의 2인전. 전혀 다른 매체로 추상의 형태를 만들어 가는 두 작가의 만남은 뜻밖에도 예술세계의 조화로움을 이끌어낸다. 이민정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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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박지나. 빗방울은 물이 없는 곳에서 생겨났다 2013 피그먼트 프린트, 150x100cm

박지나

대안공간 스페이스22 9.22~10.11

평소 시 쓰기로 단련된 독창적 사고와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사진과 조각, 설치작업을 하며 시적인 이미지를 펼쳐내는 박지나의 개인전. 이번 전시는 스페이스22의 신진작가 지원전시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작가의 작업세계를 엿볼 수 있도록 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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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베르나르

베르나르 프리츠

부산 조현화랑 9.19~10.19

규칙성과 질서 그리고 우연성에 따라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향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추상회화 작가인 베르나르 프리츠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15점은 레진의 두터운 층과 아크릴 물감의 부드럽고 형태 변화가 용이한 성질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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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김남진

김남진

부산 미광화랑 9.20~30

작가 김남진의 28회째 개인전. 이번 전시는 “숲-히말리야시다”, “The Actress”, “정물시리즈”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인물과 정물, 그리고 풍경 등  다양한 소재로 나누어져 있으나 작품 하나하나 저변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사유가 공통적으로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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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전은희

 

전은희

서울시청하늘광장갤러리 8.20~10.19

사람과 사물의 공존이 장소의 진정성을 부여한다고 생각하는 전은희의 개인전.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 속의 사라진 장소와 살아갈 장소의 문패로 보여지는 사람과 사물들의 존재를 장소가 가진 감정으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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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이희상작업사진

이희상

가나인사아트센터 9.24~30

열쇠가 있는 방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목재를 이용한 조형물과 반복적 사각패턴위에 시계와 열쇠를 접목시킨 작업으로 키는 하나의 생명으로서의 의미를 가지며 작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인간의 생명과 소통의 의미를 재해석 해보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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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장현주, So Happy, mixed media on canvas, 130x130, 2014

장현주

갤러리 가비 9.17~10.4

동시다발적인 감정에서 형성되는 이미지가 연결고리를 생성해가며 어우러지는 형상을 구현하는 장현주의 개인전. 작가는 ‘마치 쇼핑카트에 물건을 담듯 그리고 싶은 이미지를 골라 마구 뒤섞는’ 단계를 통해 부조화 속의 조화를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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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류예지

류예지

갤러리 가이아 9.3~9

류예지는 자신을 태우며 무언가를 돕는 존재인 ‘성냥’의 이미지를 통하여 지치고 바쁜 현대인의 삶에 다가가고자 한다. 파스텔톤의 색채와 강렬한 원색의 조화를 통하여 심리적 안정감과 사유의 멈춤을 위한 작은 충격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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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김재범

잔상의 기억

가일미술관 8.1~9.28

김재범 뮌 박주욱 방혜자 서윤희 송영욱 조습 7명의 작가가 인간의 트라우마에 대하여 집중한다. 작가들은 단순히 자신들의 상처를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 공동이 함께 겪는 사회적 트라우마를 도출해서 이미지로 담아낸다. 김재범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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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glakscjd

히만청

갤러리em 8.21~9.27

싱가포르 작가 히만청의 한국에서 갖는 첫 개인전이자 제10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선보일 작업의 연장선상에 놓인 전시. 작가는 퍼포먼스와 텍스트, 순수예술과 디자인, 이미지와 텍스트 사이의 경계에서 둘 사이의 관계를 끊임없이 재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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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4499067

전중관

갤러리 GMA 9.17~23

살아오면서 잊고 있었던 유년시절의 아련한 진실, 각종 부조리에 찌든 현실에서 한순간 조용히 눈감고 바닥까지 내려가 잊었던 진실을 화면에 표현한다. 작가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순수하고 즐거운 모습으로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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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박재동_-금보성아트센터_30

김선화&박재동

갤러리 마레 9.1~20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김선화와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손바닥 크기의 화폭에 담아내는 박재동의 2인전. 이 부부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빚어낸 이 시대 소소한 일상과 풍경 이야기를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박재동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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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이태량

이태량

갤러리 그림손 9.10~23

회화에 기반을 두고 영상, 설치 및 공공미술에까지 폭넓은 예술적 실험을 이어온 이태량의 개인전. 언어와 사고에서 비롯한 회화의 확장을 추구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지금까지 견지해온 개념을 넘어 새롭게 시도하는 영상, 설치물 연작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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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유현미 - 복사본

유현미

갤러리 분도 9.12~10.18

사진, 조각, 회화, 영화, 출판까지 아우르는 유현미의 작업세계를 면밀히 살펴본다. 이번 전시에는 회화적 구도와 색감을 취해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생각하게 하는 작가의 대표작을 포함하여 모두 2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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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김종훈

김종훈

서촌재 9.1~10.15

투박하고 소담한 도자작업을 지속하고 있는 김종훈의 개인전. 작가는 소소한 일상에서 아름다움을 찾으며 그를 바탕으로 소박한 멋을 담는 도자기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작가의 아름다움에 대한 갈증의 해소이자 일상의 공감을 담는 그릇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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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백현옥

백현옥

세종갤러리 9.16~28

자연물 속에서 발견한 색과 조형성을 바탕으로 디자인의 패턴요소를 재해석하는 최준영의 개인전. 작가는 꽃과 나무를 소재로 친근감 있는 조형작품을 제작 추구하며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패턴 제작에 역점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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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김아영

김아영

갤러리 파비욘드 8.19~9.20

현대사회의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전통적인 가치를 이어받은 이 시대의 한국현대미술을 릴레이 형식으로 소개하는 K-ART전. 이번에는 김아영 작가의 작품을 통해 예술이 한국에서 어떻게 수렴되어 다시 세계로 향해 나가는지를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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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김영우_월간미술_9월_프리뷰

김영우

에이블서울갤러리 8.27~9.9

다양한 삶의 모습을 포착해 표현하는 김영우의 개인전. 현실을 다양한 각도로 받아들이는 표정이나 눈빛, 행동들을 통해 삶의 소중함과 생명의 존귀함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물질과 자본, 이념이 전부가 아니며 개개인이 현대사회의 주인공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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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박동균

박동균

가나인사아트센터 9.10~15

먹과 화선지만의 독특한 물성을 이용한 수묵의 추상성과 현대적인 표현을 모색하는 박동균의 개인전. 각기 다른 먹빛과 형상, 그리고 시간성을 담고 있는 먹조각들을 겹겹이 붙이는 작업을 통해 한국화의 현대적 조형 공간을 구축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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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이희돈

제16회 2014 현대미술 12인전

예일화랑 9.12~21

제16회를 맞이하는 예일화랑의 가을 정기 기획전으로 서양화, 한국화, 조각 등 3개 장르에서 역량있는 작가 12인의 작품 24점을 선보인다. 전시 작가는 오세영 이희돈 김수남 한춘희 조홍근 박상수 문홍규 박미레 한경옥 이종혁 장국보 이현희이다.  이희돈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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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박용일

박용일

갤러리 이즈 9.17~23

He-story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박용일 개인전. 재개발 지역 풍경을 주제로 작업해온 작가는 거기살던 사람들 저마다의 숱한 사연을 간직한 장소이지만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질 풍경, 실재하지만 실재하지 않는 장소를 보따리에 담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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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윤수보

윤수보&정춘표

갤러리 조이 9.12~10.3

여체의 곡선을 사랑의 생명체로 표현하는 정춘표와 원색의 자연을 그리는 윤수보의 작품이 조화롭게 펼쳐지는 2인전. 조각과 회화를 넘나들며 표현되는 꿈과 자유, 사랑, 싱그러운 자연과의 교감은 우리의 마음을 푸근하고 따뜻하게 한다. 윤수보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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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김두하

김두하

청도 bk갤러리 8.1~9.30

<보통소녀>는 2013년 말부터 기획된 ‘일반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30대 여성의 신체를 기록하는 작업. 일반인 여성들은 <보통소녀>를 통해 사회가 규정한 ‘얌전한 여성’ 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본연의 욕구를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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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장용주

장용주

아트링크 9.11~21

전문적으로 임모화를 그려오던 장용주의 개인전. 이번전시에서 작가는 아크릴 표면에 전동드릴로 흠집을 내는 스크래치 기법과 에폭시패널 스크래치 기법의 작품을 선보이며 전통으로 단련된 작가가 현대의 기법을 통해 시간의 층위를 전한다.

 

 

 

 

[New Face 2014] 이미래

物性 고민의 실험장

작가 이미래의 작업은 물리적 공정에 의해 시작되고 결정된다. 그녀는 사전에 스토리를 면밀히 짜고 리서치를 기본으로 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사회에 대한 거대담론을 논하거나, 인간내면의 감정을 드라마틱하게 표출하는 형식을 띠지도 않는다. 다만 작업의 공정에서 발생하는 충돌에 천착한다. 그는 자신의 ‘정신성이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나 자신을 믿지 않는다’고 스스로 평하지만 그의 작업은 물성 자체에 대한 당위성을 찾아 꾸밈없이 순수하게 나아간다. 작가는 각 작업 본연의 기능을 극대화할 뿐 그 이상의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재료와 형태 자체가 가진 본질이 각각의 작업에서 그대로 드러나며 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현재 인사미술공간에서 진행 중인 이미래의 세 번째 개인전 <낭만쟁취>(8.14~9.14)는 작업 간 유기적 관계가 돋보인다. <수석장>은 이번 전시에 선보인 <청개구리 엄마무덤> 작업 과정에 발생한 시멘트 폐기물들을 모아 조각으로 만든 것, 길거리에서 줍거나 혹은 지인에게서 받은 크고 작은 물체들을 마치 전시장에 진열하듯 정돈해 두었다. 이전 작업인 <일본식 꽃꽂이>에서 선보인 이미지와 함께 다양한 조각이 나열되어 있다. 본래 작업실에서 물성실험을 즐겨 하며 사이즈, 부피, 탄성을 고려해 이리저리 배열하고 배합해 보던 작가의 습관이 반영된 작품이다. 죽어있는 매체들이 모여 있는 쇼케이스와 같은 수석장은 나란히 배열된 그녀의 조각을 연상케 한다.
반면 함께 전시된 <청개구리 엄마무덤>과 <청개구리 엄마무덤을 위한 비, 천둥, 번개 구조물>에선 이미래의 이미지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 작업은 우화의 신파적 이야기 전개과정, 거친 날것의 재료와 단순한 움직임 장치 그리고 치밀하게 짜인 각 작업 간의 구성이 혼재되어 있다. 사실 <청개구리 엄마무덤>은 올해 초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연 전시 <앞에서 본 누락>(2.19~3.9)에서 선보인바 있는 동명의 작품에 다양한 요소를 더해 복합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천둥 효과에 육중한 무게를 주기 위해 시멘트 틀을 제작하여 볼링공을 굴리는 것이 눈에 띄는 변화다. 또 한 가지 변화는 웹투니스트 이자혜의 단편만화 <금덤판>을 협업형식으로 제작해 함께 설치한 점이다. 자신의 작업에 동시대 사회적 연결고리를 더하고 싶었던 작가는 이야기 전달에 가장 적합한 매체로 만화를 선택했다. 이와 같이 그녀의 작업은 면밀하고 명백하게 그 역할과 기능을 갖는다. 그리고 이들은 이전작업 혹은 함께 설치되는 작업 간 ‘얼기설기’ 엮어져서 서로 유동한다. 그렇지만 “청소를 하는 기분으로 정리정돈을 하면서 평면적이고 담백한 마음으로 작업을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녀의 작업은 시각적으로 다분히 정제되어 있다.  작가 이미래의 작업은 이제 시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러 함의가 담긴 행복이란 단어에 뒤엉킨 무수한 이해관계의 조합 속에서 ‘낭만’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는 단순하지만 이 시대에 참으로 얻기 힘든 낭만을 마치 작업이 가진 그 속성과 일치한다고 보았다. 이에 무한히 새로운 조형을 만들어내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근래의 조각이 디자인에 가까운 디스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으며, “오랜 기간 지켜볼 수 있을 만큼 조형적 의미가 깊은, 고전주의적 숭고미를 느낄 수 있는 스펙터클한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조각을 다루는 젊은 작가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녀가 포착할 물성의 조형적 변주가 기대된다.

임승현 기자

이미래는198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전공하고 영상연합매체를 복수 전공했다. 2013년 <문래3가에서 빛으로 가는 길>을 시작으로 3번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 외에 2011년부터 지금까지 10회의 그룹전 및 프로젝트 결과전에 참여했다.

이미래

<청개구리 엄마 무덤> 시멘트, 볼링공, 워터펌프, 스트로보, 마이크 대, 믹서,헤드폰 외 가변설치 2013

 

[New Face 2014] 인세인 박

모든 것은 이미지다

오늘날 우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하루에도 수백만 개의 이미지를 접하는 이미지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언제부턴가 작가들이 이미지를 생산하기보다 기존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편집해 작업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러한 방식을 작업 전면에 내세우는 작가가 있다. 인세인 박은 미디어를 통해 수없이 생산되는 이미지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차용해 재편집한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7.17~8.24)에서 3년 만에 개인전을 연 그는 전시 제목으로 ‘디렉터스 컷’을 내세웠다. 그는 마치 영화감독처럼 영화, 동영상, 인터넷에서 떠도는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했다.
인세인 박은 작업실에서 작업하는 것보다 TV나 컴퓨터 앞에서 뉴스, 컬트영화, 광고, 인터넷 이미지나 댓글, 포르노 무비 등을 보며 이미지를 수집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는 수많은 이미지를 흡수하면서 전혀 관련 없는 이미지들을 뒤섞어 합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어느 날 북핵 뉴스를 접하고 나서 어느 영화사의 횃불을 든 여신상 로고를 보면서 핵이 폭발하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겹쳐졌다고 한다. 이 장면이 바로 <Nuclear>로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에서 인세인 박은 이미지를 편집하는 방식 그 자체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그는 “이미지를 편집하는 데 작가의 의도를 주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거의 모든 작업에서 뭉개짐(Blur)이나 망점 확대(Pixelate)와 같은 포토샵 기능이 전시를 통해 구현되었다. 이미지 확대는 프레임의 크기 변화로, 흐리기 효과는 반투명한 유리를 덧씌워 보여준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출품된 사진들이 작가가 수집한 것이면서 동시에 그가 직접 찍은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수집한 이미지를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띄우고 촬영하다 보니 사진 이미지에 플래시가 터진 모습도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그는 이러한 과정이 “사진의 피사체가 하나의 화면인지, 무한히 바뀌는 이미지인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의 작업에서 피사체의 의미는 모호해지고 이미지만 둥둥 떠다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세인 박은 개념미술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작가들이 자신의 작업에 과도하게 의미 부여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작업에서 의미를 버리는 데 2년이 걸렸단다. 몇 해 전 만해도 그는 작업을 통해 매스미디어가 정보를 조작하는 데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지금 그러한 작업 태도에 대해 식상하다고 말한다. 물론 하루에도 생각이 수없이 바뀌듯이 자신의 작업관도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매스미디어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다뤘지만 이미지를 대하는 태도는 계속 변화했다”며 “전시장 1층의 영상작업은 짜깁기지만 언젠가 실제 이미지를  촬영하는 작업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인세인 박은 오는 10월 초 ‘2013 에트로상’ 수상을 기념해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무리해서라도 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인물 이미지를 표현한 케이블 작업을 선보인단다. 그동안 케이블을 이용한 작품엔 ‘미디어가 인간을 조종하고 있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그가 작품에서 의미를 덜어내고 어떤 방식으로 연출할지 주목해볼만 하다.

이슬비 기자

인세인 박(본명 박영덕)은 1980년에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났다. 경기대학교 서양화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 신한갤러리에서 열린 <Raid on Media>를 시작으로 4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경기도미술관, 세네갈비엔날레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영은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2013년 제2회 에트로미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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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rint 36×36cm(9점) 2014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전시광경

 

 

kim shin’s design essay 3

싼값에 사서 버릴 때는 쓰레기 폐기하듯 냉정하게

김신  디자인 칼럼리스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드디어 12월에 한국에 상륙한다. 이케아란 원래 차를 몰고 거대한 매장에 가서 물건을 산 뒤 차에 싣고 집에 와서 직접 조립해 구매를 완성하는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매장이 없었다. 한국 소비자는 대개 수입상들이 개설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산 뒤 배달을 받았다. 원래 이케아는 상품을 배달해주지 않는다. 배달이라는 서비스를 하지 않는 만큼 물건값을 내려준다는 게 이케아의 전략이다. 소비자는 싸게 구입한 대신 차 기름값과 조립이라는 노동력을 지불하지만, 싼값에 현혹돼 그런 건 계산하지 못한다. 아무튼 이케아뿐만 아니라 이른바 저렴하지만 세련된 브랜드들이 마구 들어오고 있다. 자라 홈, H&M 홈 등이 그것이다. 자라나 H&M은 패션 브랜드지만, 그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리빙 분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이들 브랜드의 특징은 저가의 상품을 만들면서 교묘하게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제 리빙 브랜드에 관심이 많아진 건가? 한국인의 관심이 패션에서 리빙으로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패션이란 자랑거리지만 가구와 같은 집안의 물건은 자랑보다는 자기만족과 가족을 위한 것이다. 이 분야가 그동안 낙후된 것은 소비자의 관심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케아를 비롯해 자라 홈, H&M 홈이 한국에 진출한다는 건 그만큼 한국의 리빙시장이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최근 미술관에서 가구 전시가 많아지고 흥행도 된 것은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흐름 속에서 가장 먼저 한국에 관심을 보인 브랜드가 아주 대중적인 브랜드인 것은 당연해 보인다. 몰테니 같은 최고급 가구 브랜드는 샤넬이나 루이비통처럼 대중화될 수 없고, 어차피 한국에서도 최고 부자들은 수입을 통해 이미 구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대중의 인식이다. 한국 대중에게 인식된 가구 브랜드는 한샘, 카사미아, 보르네오 같은 브랜드다. 이들과 견주어 이케아의 상품은 질이 훨씬 떨어진다. 튼튼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직접 운반하고 조립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아야 한다. 디자인은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를 흉내 낸 것이 많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케아는 실제 상품의 품질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케아는 스웨덴 브랜드다. 스웨덴이라는 훌륭한 복지국가의 좋은 이미지를 등에 업고 있다. 이케아는 심지어 환경친화적인 이미지까지 있다. 막대한 홍보활동 덕이다. 이케아는 가구의 민주주의를 이루었다고 주장한다. 이 말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저렴하지만 세련된 디자인의 이케아를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구매함으로써 이케아는 가난한 이들에게도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세례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 가정 실내환경의 하향 평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비싸고 뛰어난 가구를 살 수 있는 사람들도 이케아를 사기 때문이다.
이케아의 핵심 가치는 사실 쉽게 버릴 수 있는 상품을 창조했다는 데 있다. 올해 한국에서도 개봉된 영화 <그녀>를 감독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이 만든 이케아의 광고가 있다. 한 여성이 테이블 램프를 쓰레기와 함께 집밖에 버린다. 램프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양이어서 원래부터 처량해 보이는데, 비바람 치는 밖에 놓이고 밤이 되자 더욱 불쌍해 보인다. 게다가 아주 슬픈 음악이 흐르면서 방 안의 새로운 램프와 버려져 비를 맞는 램프를 교차 편집으로 보여주어 보는 이의 연민을 더욱 자극한다. 이 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런 생각을 갖게 된다. “어서 누가 저 가엾은 램프를 좀 구해주면 좋을 텐데.” 그때 한 남자가 나타나 램프 앞에서 말을 시작한다. “여러분 중 많은 이가 이 램프에 대해 슬픔을 느꼈죠. 미친 거예요. 램프는 감정이 없어요. 새것이 훨씬 좋아요.” 1분밖에 안 되는 시간 동안 사람의 마음을 이토록 슬프게 하고 끝에 반전을 이끌어내는 걸 보니 역시 영화 연출자는 다르다. 이 짧은 광고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램프에, 넓게는 물건에 깊은 애정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거다. 폐기하고 더 좋은 상품을 사라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소비주의를 이토록 짧고 강하게 연출하다니. 자사 제품을 만드는 노동자에게 인색한 이케아는 광고를 만드는 데는 엄청난 돈을 투입한다. 그게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카탈로그와 영상 속 이케아는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이 광고에서 나타난 이케아의 본질, 질은 낮지만 세련된 디자인   (물론 B급 세련이지만), 싼값, 쉬운 폐기, 이런 것들은 우리 사회를 정확히 반영한다. 이케아의 소비주의는 물건을 대하는 태도뿐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모든 것을 소모품으로 보는 거다. 사람과 물건은 최대한 부려먹은 뒤 버릴 때는 냉정하게 버린다. 싼값에 구매했다는 사실이 어떠한 연민이나 죄책감도 차단해준다. 물건을 정성 들여 만들지 않듯이 사람 역시 쉽게 쓰고 쉽게 내친다. 기업에 고용된 사람 역시 소모품이다. 우리가 쓰다 버린 물건은 바로 우리 자신인 거다.●

 

ikea

이케아 카탈로그 이미지

위·홍인숙 <잘 보이는 마음과 잘 보이지 않는 마음> 혼합재료 113.5×153×60.5cm 2009
홍인숙은 “싼값에 사서 버릴 때는 쓰레기 폐기하듯 냉정”하지 않다. 버려진 자개장을 분리하고 새로 틀을 만들어 가구로 제작했다.
 

[art book]현재 심사정- 조선남종화의 탄생

이예성 (2)심사정, 오로지 화가였던 사람

이예성, 《현재 심사정- 조선남종화의 탄생》 돌베개, 2014

조선회화사를 살펴보거나 조선시대 명품 전시를 둘러볼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가가 있다. 바로 현재 심사정(玄齋 沈師正, 1707~1769)이다. 그는 당대 겸재 정선에 비교될 만큼 조선후기 화풍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남긴 그림만 해도 300여 점에 달한다. 하지만 당시의 명성에 비해 전해지는 기록 자료는 턱없이 부족하다.  당대 최고의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집안이 역모에 연루되어 풍비박산 났기 때문이다. 심사정 연구자인 이예성은 “사람들이 역모 죄인의 자손과 교유하기를 꺼렸던 탓에 친분을 맺었던 강세황, 김광수, 김광국을 제외하면 그의 그림에 발문(跋文)이나 제시(題詩)를 쓴 사람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평생 그림만 그린 심사정은  문인화가였지만 역적의 후손으로 곤궁한 사정에 그림으로 생계를 유지해야만 했다. 당시 조선의 문인화가들은 중국 문인화풍인 남종화풍은 선호했지만 직업화가의 화풍인 절파화풍이나 기타 북종화풍은 배척하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일찍이 출세의 길이 막혀 신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웠던 심사정은 중국의 남종화풍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고,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라면 북종화풍에서도 필요한 기법을 취해 자신만의 화풍으로 완성시켰다.
정선이 실경산수화 분야에서 우리의 산천을 대상으로 우리의 미감이 반영된 ‘진경산수화’를 만들어냈다면 심사정은 관념산수화 분야에서 중국 남종화풍과 다른 우리 고유의 미감이 드러나는 ‘조선남종화’를 탄생시켰다. 저자는 “조선 최고의 감식가였던 강세황은 일찍이 정선과 심사정의 작품을 비교한 바 있는데 호매(豪邁)하고 웅장한 기상은 정선이 낫고, 문인화의 격조있는 운치는 심사정이 낫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부터 동양에서는 뛰어난 화가가 갖추어야 할 두 가지 필수 덕목이 있다.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길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당대 최고의 후원자를 두었던 정선은 금강산을 비롯해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지만 심사정은 역적의 자손으로 여행 다닐 처지가 못 되었다. 물론 당대 문인화가들처럼 금강산을 관람하는 등 실경산수화를 일부 남겼지만 심사정은 칩거해하면서 중국에서 들여온 화보를 진력으로 연구하고 자신의 화풍을 만들어냈다.
이때 ‘화보(畵譜)’란 중국 대가들의 그림을 모아 놓은 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 회화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문인화가들은 화보를 통해 주로 중국의 관념산수나 인물을 그렸지만 그중에서도 심사정은 누구보다 전통에 충실했고 화보를 바탕으로 화풍의 변화를 모색했다. “동양화에서 대가의 작품을 보고 그리는 ‘방(倣)’의 개념은 대가의 정신을 본받고, 대가의 양식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양식을 창조한다는 점에서 모방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한편 심사정은 손을 사용하여 그린 지두화(指頭畵) 같은 청나라의 새로운 화풍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50여 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그림을 그렸으며 산수, 화조, 인물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다양한 작품들을 남겼다. 강세황은 그의 그림 중 화조를 으뜸으로 꼽았지만 저자는 심사정의 그림은 단연 산수화가 으뜸이라고 강조했다. 심사정은 죽기 8개월 전 자신의 모든 화법과 기량을 한자리에 펼쳐 보였는데, 그 작품이 바로 <촉잔도(蜀棧圖)>이다. 가로 길이가 8미터를 넘는 대작으로 현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간송문화전(7.2~9.28)에서 그 전모를 확인할 수 있다.
심사정의 화풍은 후배 화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문인화가로는 정수영, 홍의영, 박제가, 윤제홍 등에게, 직업화가로는 이인문, 김홍도, 김수규, 이한철 등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는데, 저자는 이들을 ‘심사정파’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심사정은 큰 화가로 그와 심사정파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현재 심사정에 관한 어린이 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슬비 기자

이예성은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한국미술사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심사정에 관한 국내의 대표적인 연구자로 꼽히며 여러 대학 및 문화 관련 기관 등에서 한국미술사에 관하여 강의를 하고 있다. 단독 저서로 《현재 심사정 연구》(2000)가 있으며, 공저로 《조선왕실의 행사그림과 옛지도》(2005), 《조선왕실의 미술문화》(2005), 《한국의 미술가》(2006, 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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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3)예술을 뒤바꾼 아이디어100

마이클 버드 지음/ 김호경 옮김

쉽고 명쾌한 내용의 미술서적을 편찬하는 영국 로렌스킹의 대표 시리즈. 시대나 사조로 미술사를 서술하기보다 선사시대 동굴 암각화부터 현대미술까지 핵심어를 꼽아 미술사의 지형을 새롭게 풀어 써서 미술입문자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시드포스트 232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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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8)이미지 인문학 2

진중권 지음

‘현실과 가상이 중첩하는 파타피직스의 세계’를 다룬 1권에 이어 이번에는 그 속에서 인간이 갖는 감정을 깊게 살펴본다. 특히 디지털 이미지에 나타나는 언캐니한 감정을 중심으로 21세기의 디지털 미학이 무엇인지 의문을 던진다.
천년의상상 340쪽·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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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4)기하학으로 본 데이비드 호크니의 꼴라주

박순기 지음

현대기하학을 중심으로 호크니의 1982~86년 포토콜라주를 해석한 저자의 논문에 1990~2012년 작품들의 분석을 보완 수록했을 뿐 아니라 예술론적 관점에서 호크니의 예술세계를 들여다본 책. 다각적 분석이 돋보인다.
이마지네 312쪽·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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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5)태양보다 강렬한 색의 나라 멕시코

유화열 지음

한국에서 도예를 전공한 저자가 멕시코로 건너가 현지에서 생활하며 접한 예술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묶었다. 멕시코의 생활환경, 토착예술을 자세히 풀어낼 뿐 아니라 구체적인 예술가, 미술관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미술문화 336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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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6)자연을 사랑한 화가 밀레

알프레드 상시에 지음/정진국 옮김

<만종>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 밀레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밀레의 후원자이자 친구였던 저자가 130년 전에 쓴 전기가 번역 출간되었다. 밀레의 일기장, 메모들,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해 밀레의 삶을 자세히 엿볼 수 있다.
웅진문학임프린트 348·1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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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1)장식

안토니 가우디 지음/이병기 옮김

스페인을 대표하는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7년에 걸쳐 작성한 노트 <레우스 수기>를 일부 옮겼다. 이 노트는 가우디의 개인 기록물을 엮은 것으로 글의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건축에 대한 가우디의 진솔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아키트윈스 128쪽·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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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7)크리에이티브란 무엇인가

로잔느 서머슨·마라L. 허마노 지음/김준·우진하옮김

세계적인 예술대학인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의 ‘비평적 창조’수업을 소개한다. 창의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같은 재료를 가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풀어내는 방법을 단계를 나눠 체계적으로 탐구하도록 돕는다.
브레인스토어 352쪽·1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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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_AB2추가마크 키슬러의 드로잉 수업

마크 키슬러 지음/박성은 옮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티스트이자 만화 일러스트레이터인 마크 키슬러의 드로잉 강의서. 저자만의 재치 넘치는 설명으로 드로잉의 9가지 기초인 단축법, 배치, 크기, 오버랩, 명암, 그림자, 윤곽선, 수평선, 밀도를 설명한다.
라의눈 264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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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2)앵그르의 예술한담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지음/이세진 옮김

19세기 프랑스의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글을 모았다. 그리기와 창작, 생활에 대해 그가 가진 생각을 꾸준히 드러내는 글을 통해 일상에서 예술을 대하는 화가의 태도를 접할 수 있다.
북노마드 256쪽·1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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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9)그릇-도예가 13인의 삶과 작업실 풍경

홍지수 지음

도예가의 작업실을 소개하고 그들의 인물, 작품 사진 등을 함께 선보인다. 각 장마다 도예가들의 밥상을 소개하는 부분은 소소한 재미가 있다. 생활 속에서 사용가능하기에 어느 장르보다 더 가까운 도예작품에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
미디어샘 256쪽·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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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0)포스트모더니즘: 마르크스주의의 비판

알렉스 캘리니코스 지음/이수현 옮김

오늘날의 지배적 사상・문화현상으로 여겨지는 포스트모더니즘을 깊게 살펴본다. 철학과 사회이론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포스트모더니즘 담론의 주요 주장들을 하나하나 비판하며 마르크스주의 이론들을 역사적으로 살펴본다.
책갈피 352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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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북 (1)아름다운 성경
율리우스 슈노어 폰 카롤스펠트 그림/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옮김
160년 전인 1851년부터 1860년까지 독일의 목판화가 폰 카롤스펠트가 성서이야기를 주제로 그린 240점의 목판화를 한 권으로 묶었다. 마치 에칭과 같은 정교한 목판화를 크게 보여주고 그 내용에 맞는 성경구절을 병치했다.
프롬나드 260쪽·28,000원

 

 

 

 

 

[art journal]

아시아 네트워크를 향한 여정

광주시립미술관 상록분관에서 <아시아 민주주의 거울과 모니터전>열려

제3회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책임기획 서진석)이 나아갈 방향성을 보여주는 전시 <아시아 민주주의 거울과 모니터>가 광주시립미술관 상록분관에서 8월 22일 개막해 9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전시에는  ‘민주주의와 예술’이란 개념을 바탕으로 배영환, 허예창, 야오-주이 창, 모건 옹 등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 프로그램’ 회원국의 기획자 20명이 추천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본전시는 아시아 17개국 27명의 작가가 저마다의 방식에 따라 담론을 모색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각국의 서로 다른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토양에 따라 아시아 민주주의의 의미와 정체성을 고찰하고 재해석한 다양한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전시 개막에 앞서 8월 21일에는 광주시립미술관 본관에서 <21세기 아시아의 조화론적 민주주의와 예술의 공공적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경제적 소득, 계급, 종교 국가 간의 갈등과 충돌 등 우리 시대에 도래한 문제들 속에서 예술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노암 촘스키가 ‘미국 정책의 추동력’을 주제로 영상강연을 펼쳤고 베른하르트 제렉스, 김규항, 서진석, 제이슨 바커, 페트릭 D. 플로레스가 발제자로 참여했다. 발제 후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는 동북·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교류 지역을 확대해 30개국 43개 창작공간의 기획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22일 개최된 비공개포럼에서는 두 그룹으로 나눠 협의체 확대와 지속적 발전을 위한 계획과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2015년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역할과 그 속에서 아시아 창작공간이 추구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다만 포럼의 구체적인 방향이 제시되지 않아 단순한 의견 교류에 머문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행사 내용은 오는 10월경 출판물로 제작될 예정이며 ‘아시아 창작공간 네트워크’ 온라인 사이트(www.asiaartspace.net)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광주=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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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협약식2

2만여 점의 미술자료가 한곳에 모인다

김달진미술연구소 자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기증

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 소장이 지난 40여 년간 모은 미술자료 2만여 점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단계적으로 기증한다. 김 소장은 그동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으로 창전동에 한국미술정보센터를 열고 수집한 자료를 공개해왔다. 그러나 오는 9월 30일부로 지원이 끊기게 됨에따라 마땅한 장소를 찾던 중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양측은 지난 7월 30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기증 협약식을 가졌다.
김 소장이 기증하기로 한 자료에는 1926년 1월 31일에 나온 교과서로 제4학년 아동용 《  보통학교 도화첩(普通學校 圖畵帖)》과 같은 미술교과서와 《  향토(鄕土)》 창간호,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 미술월간지《  신미술》 창간호 등 한국 근현대미술에 의미 있는 도서자료가 다수 포함됐다. 이외의 기증자료에는 전시도록, 미술잡지, 학위논문, 전시 팸플릿이나 브로셔 등이 있다. 자료는 분류작업을 거친 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디지털정보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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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2)

로렌초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을 만나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기념 <천국의 문-평화와 위로의 선물전>열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교황의 방한을 기념해 미술계에서도 크고 작은 전시가 열렸다. 8월 15일부터 11월 14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천국의 문-평화와 위로의 선물전>은 중세부터 바로크까지의 유물로 눈길을 끈다. 이 전시는 천국의 문 전시추진위원회와 피렌체 두오모대성당 박물관이 공동 기획했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작품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조각가 로렌초 기베르티의 <천국의 문>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은 오페라 델 두오모 박물관에 복원 설치되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헬로, 프란치스코!전>(7.26~8.18)은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부터 지금까지 교황과 관련된 150여점의 사진을 전시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천주교 관련 근대유물 400여 점을 선보이는 <서소문·동소문 별곡전>(8.8~10.31)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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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닷 (1)

건축미학을 전시디자인에 담다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2014 수상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렸던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 (1.28~8.31)이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디자인센터에서 주관하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2014>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분에 수상작으로 뽑혔다. 이 시상제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이번 수상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의 단색화>(2012), <그림일기: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2013)에 이어 3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이타미 준: 바람의 조형전>은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의 건축과 예술세계를 살펴보는  회고전으로 미술관에 기증한 고인의 아카이브와 유족 소장품으로 구성되었다. 이타미 준의 건축 미학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의 실제 건축에 보이는 특징인 검정의 농담, 구조의 열림과 닫힘, 부유하는 공간을 살린 디자인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24일 베를린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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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_NW3

호텔에서 즐기는 그림 쇼핑

<제12회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개최

<제12회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Asia Hotel Art Fair(이하 AHAF))>가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렸다. AHAF는 매년 2월과 8월에 홍콩과 서울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호텔 아트 페어다. 특히 이번 페어는 롯데호텔과 공동으로 개최하면서 페어가 열리기 전인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롯데 에비뉴엘 전관에서 타이완 출신 디자인 그룹 STAYREAL의 특별 기획전이 열리고, 8월 13일부터 31일까지 일본의 유명 3D아트 작가 마쓰에다 유키의 개인전이 롯데갤러리 본점에서 열리는 등 다양한 전시가 함께 진행되었다.
표갤러리, 이화익갤러리, 313 아트프로젝트, 금산갤러리 등 국내 갤러리를 비롯하여 캣스트릿(홍콩) 아트비투스(홍콩) 다이나스트(대만) 등 아시아 60여 개 갤러리의 600여 명의 작가, 4000여 점의 작품을 70여 개의 객실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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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 (1)

서양 근·현대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보다

대전시립미술관 특별전 <피카소와 천재화가들>

지난 7월 2일부터 10월 9일까지 100일간 대전시립미술관 제1~4 전시실에서 특별전 <피카소와 천재화가들>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미국 양대 컬렉션 중 하나인 필립스컬렉션이 소장한 세계 유명 걸작들 중 국내 미공개 회화작품 85점을 최초로 선보였으며, 피카소, 고흐, 모네, 마네, 드가, 고야, 세잔, 고갱, 마티스, 보나르, 칸딘스키, 잭슨 폴록 등 68명 작가의 85점이 소개되었다. 미국 워싱턴 DC에 소재한 필립스컬렉션은 던컨 필립스가 수십 년에 걸쳐 수집한 3000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한 미술관으로 그중 엄선한 85점을 이번 전시에 공개하는 것이다. 시립미술관과 대전MBC, 충청투데이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신고전주의부터 추상표현주의’까지 19세기에서 20세기에 이르는 서양 근현대미술의 역사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로서 그 의의가 있다.
21일 대전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개막 51일 만에 누적관람객 10만 명을 넘어섰다. 미술교과서를 통해 익숙한 서양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전시됐다는 점과 모두 원본이자 대표작 수준의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다양성이 전시의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고야의 <회개하는 성 베드로>(1820~4), 앵그르의 <목욕하는 여인>(1826), 폴 세잔의    <생 빅투아르 산>(1886~7), 고흐의 <오베르의 집>, 작품 속 숨은 초상화의 발견으로 화제가 된 피카소 <푸른 방> 등 너무나 잘 알려진 작품들뿐만 아니라 피카소와 동시대에 활동한 입체파 작가이면서도 덜 알려진 작가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돼 비교하며 감상 수 있는 점이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으로 옮겨져 오는 11월 25일부터 내년 3월 1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대전=이정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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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태수

대구 미술계 추모 분위기에 젖어

김태수 맥향화랑 대표, 최창윤 미술평론가 별세

대구미술계에 공헌해 온 두 인물이 잇달아 세상을 떠났다. 맥향화랑을 이끌어 온 김태수 대표(왼쪽)가 7월 13일에 별세했다(향년 73세).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염색산업 관련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우연히 색채에 매료되어 시작된 고인의 미술 인생은 1976년 대구에서 맥향화랑을 개업하면서 본격화되었다. 그는 40여 년 동안 화랑업을 중심으로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 수많은 작가가 그의 화랑을 거쳐갔으며, 한국판화미술진흥회, 대구미술아카데미를 키워냈다. 또한 고인은 지역화랑 대표로는 최초로 한국화랑협회 회장을 맡으며, 외환금용위기 시기에 위축된 미술시장에서 화랑 측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재작년에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던 대구 출신 화가 이인성의 1937년 작 <포도나무와 여인>을 대구문화재단에 기증했다. 그가 떠난 맥향화랑은 부인 김성희 씨와 딸 김주영 씨가운영을 맡으면서 2세 경영체제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
한편, 미술평론가인 최창윤 씨(오른쪽)도 지난 8월 9일에 지병으로 숨을 거두었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미학미술사를 공부한 고인은 일찍이 현장에서 문화운동을 벌인 투사였다. 대학생 시절부터 시를 써서 발표하기도 한 그는 2008년 계간지《  사람의 문학》을 통해서 등단, 본격적인 시인의 길을 걸었다. 미술평론과 시 창작과 시민사회 운동을 동시에 펼친 고인의 이력은 대구 민예총과 예술마당 솔, 대구작가회의, 대구미술비평회 등의 단체에서 살림꾼 역할을 맡은 기록으로 남아있다. 대구경북작가회의장으로 치러진 고인의 장례식에는 여러 분야의 활동가들이 집결하는 계기가 되었다. 유족인 부인 박순남 씨는 신조미술대상을 수상한 화가로서, 고인이 완성하지 못한 예술을 작품으로 구체화하는 중이다.
대구=윤규홍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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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OSIUM

• 리움 개관 10주년과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 기념 협력프로젝트로 9월 2일과 4일 ‘확장하는 예술경험’을 주제로 서울과 광주에서 심포지엄을 연다. 9월 2일에는 삼성미술관 리움 강당에서 ‘진화하는 전시&미술관’, ‘디지털시대의 새로워지는 미술관 경험’을 타이틀로 9월 4일에는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비엔날레 확장과 현대미술의 진화’ ‘예술가와의 동행’을 타이틀로 국내외 미술관계자들이 참여한다.

• 뮤지엄 관련 테크놀로지를 논의하는 단체인 <Museums and the Web (MW)>이 <Museums and the Web Asia 2014> 학회를 개최한다. 10월 7,8일 이틀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콘퍼런스가 진행되는데 특히 8일에는 고암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심포지엄 <Digital Rebirth: Future of Single Artist Museums>이 계획돼 있어 주목된다. 10월 10일에는 이화여자대학교 ECC에서 워크숍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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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프레스 (1)

학예적 고찰이 돋보이는 전시가 펼쳐진다

인디프레스 개관

부산에서 20년 가까이 갤러리를 운영한 베테랑 화상 김정대가 지난 8월 서울 효자동에 갤러리를 오픈했다. 김정대 대표는 1994년 11월 미술서적 전문 북카페 ‘태도가 형식이 될 때’를 시작으로 1990년대 말부터는 인디프레스란 이름으로 갤러리를 운영해왔다. 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한 그는 “갤러리 운영은 자체가 하나의 작업형태”라며 그간 운영해온 대안공간과 상업공간이 합쳐진 독특한 맥락의 갤러리에 대해 설명했다.
부산에서 오랜 기간 갤러리를 운영하며 서울에서 활동 해보려 꿈을 키워왔다는 김 씨는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작품이지만 그간 시장의 메커니즘에 의해 간과된 작품, 기존에 활발히 작업했으나 최근 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작가들의 좋은 작업에 주목한다.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 그는 인디프레스 서울 개관전으로  8월 1일부터 20일까지 신학철, 장경호, 박불똥, 구본주 4인전을 진행했다. 앞으로 이 공간은 “한국미술에서 나타나는 학계와 시장 사이의 극심한 간극을 지적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해 학예적 고찰이 기본이 되는 전시”를 펼칠 예정이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을지라도 대관전시 없이 자신만의 미학적, 학예적 감각을 펼치는 전시를 해온 김 대표는 스스로를 아트 매니지먼트라고 칭하며 “인디프레스 서울에서 미술계의 다양한 교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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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이응노 레지던스 오픈식

새로운 해외 레지던스의 시작

파리 <이응노 국제레지던스> 오픈

동양미술학교의 정통성을 잇는 고암 후학 양성기관인 고암아카데미가 파리 보쉬르센에 ‘파리 이응노 국제레지던스’를 열었다. 이에 지난 8월 5일 오픈식 행사가 입주작가를 비롯 박인경 이응노미술관 명예관장, 김상휘 대전광역시 문화체육국장, 이지호 고암미술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보쉬르센 현지에서 진행됐다.
대전시가 올해 처음 추진하는 지역 작가 대상 국제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한·프 작가 간 문화 교류의 장으로써의 기능 뿐 아니라 국내 작가들의 세계 무대 진출에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지난 5월 제1기 공개모집한 입주작가 3명(박홍준, 이순구, 송유림)이 3개월간 입주해 전시, 교류,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지원 받는다. 레지던스가 들어선 공간에는 현재 고암아카데미를 비롯하여 고암서방, 고암기념관, 고암 작품보관소가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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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탐방 | 가회동60

작가를 품는 갤러리

사간동에서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거리에 제법 사람 왕래가 늘더니 요즈은 화동고개를 넘어 가회동까지 인파로 북적인다. 이곳에 제법 터줏대감 티를 내는 공간이 있으니 바로 ‘가회동60’이 그곳이다. 이곳을 2008년부터 지키고 있는 김정민(사진 왼쪽), 손진우 공동대표를 만났다.
회화를 전공한 이들은 1990년부터 작업실이 가까운 것을 계기로 막역한 친구가 됐다. 그리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한 공간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전시공간을 운영하기 이전 각자의 길을 걷고 있던 그들이 의기투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 대표는 “손 대표는 미술 관련 일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어요. 그런데 아버지(故 김종휘 홍익대 교수)의 작업세계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30~40대 작가 중 이러저러한 이유로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이들이 뒤늦게 작업을 시작했을 때 그들을 지원하고 싶었습니다”라고 개관 이유를 설명했다.
두 사람이 모두 회화를 전공했으니 전시장에서 만나는 작가도 나름의 특색과 맥락을 갖게 된다. “갤러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참여 작가에 따라 이야기가 펼쳐지며 그것이 바로 인맥으로 연결된다”는 손 대표는 “담론보다는 작품이 이야기하는 바가 명확했으면 한다. 그것이 가회동60이 선정하는 작가의 기준”이라 말한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손 대표는 기획자로서 공간의 성격이 드러나기보다는 작가의 작업을 ‘소담스럽게’ 내보이는 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말과 손이 일치되어 가회동60이 품고 싶은 작가의 전시를 하고 싶단다. 공간과 ‘령(靈)’이 맞는 작가를 의미하리라. 갤러리 운영이 녹록지 않음도 솔직하게 시인한다. 가뜩이나 이 동네의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 운영 부담이 커졌을 터. 그렇지만 ‘의무감’이 생긴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디자인60’이라는 전시와 관련한 발간과 디자인 영역에도 손을 뻗쳤다. 모두 이 공간이 지속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벌인 일이다.
인터뷰가 끝나고 손 대표가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자연스럽게 ‘겹’이 쌓여 좋은 ‘결’을 이루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고보니 두 대표는 ‘쟁이’라는 말을 인터뷰에서 자주썼다. “잘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 이기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가회동60 두 대표가 낼 그 ‘즐김’의 화음은 어떻게 들릴까? 문의 (02)3673-0585, www.gahoedong60.com

황석권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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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기 (3)

시대를 뛰어넘는 옹기의 미

헤이리 한향림옹기박물관 개관 5주년 기념전

개관 5주년을 맞은 한향림옹기박물관이 2004년 첫 전시 이후 10년 만에 옹기를 주제로 한 특별초대전 <옹기·그림을 만나다Ⅱ>를 열었다. 7월 18일부터 8월 24일까지 진행된 이번 전시에는 석철주, 고재권, 안창표가 각자의 표현방식으로 옹기를 그린 회화작품과 옹기가 함께 전시되어 다양한 시각적 유희를 제공한다.
생활일기 연작을 통해 옹기의 이미지를 보이는 석철주, 옹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고재권, 옹기와 계절의 변화를 담은 안창표의 작업은 현대적인 감각과 옹기의 고전미를 두루 보여준다. 헤이리에 위치한 한향림옹기박물관은 2층에서 진행된 특별기획전 외에 1층에 상설전시실이 있어 옹기소품에서 대형항아리까지 다양한 옹기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8월 29일부터 11월 30일까지 개관 5주년 특별기획전의 연속으로 배연식, 장영필, 정영락, 류제연이 만든 옹기를 볼 수 있는 <검고 푸른 옹기_푸레독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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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환 (3)

역사의 순환을 꽃으로 표현하다

독일에서 열리는 <최정환 개인전>

오랫동안 역사를 주제로 한국적 미감을 구현해온 작가 최정환이 이번에는 꽃을 소재로 제9회 개인전 <Nach einer göttlichen Stadt-Blumen>을 연다. 이번 전시는 전라북도의 해외전시지원사업 일환으로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카를스루에에 위치한 갤러리 아트파크에서 8월 10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린다. 그동안 작가는 역사라는 큰 틀 안에서 솟대, 백두산, 소나무, 새 등을 소재로 작업해왔다. 자신이 경험하고 살아온 동양의 문화적 토양과 자산을 기반으로 삼은 작업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역사와 문화의 흥망성쇠 과정을 꽃의 특징에 견주어 표현했다. 꽃이 피고 지고, 열매가 열리고 씨앗이 틔워지는 자연의 이치를 역사의 순환에 적용한 것이다.
또한 작가는 자연스러운 색의 사용과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캔버스를 병치하고 추상과 구상을 나란히 보이는 배치방식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 최정환은 현재 남성고등학교에 재직하면서 원광대에 출강하고 미술평론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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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5)

광주비엔날레의 모델을 논의하다

미테 우그로와 공간 힘 공동주최 <비엔날레 개혁 토론회> 열려

최근 홍성담 화가의 작품 <세월오월> 전시 유보 사태로 파행을 빚은 광주비엔날레의 20주년을 되돌아보는 자리가 열렸다. 광주의 대안창작공간 ‘미테 우그로’와 부산 팔도시장에 위치한 ‘공간 힘’이 공동으로 주최한 포럼이 그것으로 두 지역의 민간단체가 최초로 마련한 토론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초 두 공간이 최근 펴낸 미술문화계간지 《   POST》 창간 기념으로 열린 이날 포럼에선 최근 사태와 맞물려 광주비엔날레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명훈 예술공간 돈키호테 큐레이터는 그동안 안티비엔날레, 최민 감독 해임, 신정아 사태 그리고 최근 홍성담 작품 전시 유보 등 여러 차례 파행을 겪으면서도 정상적인 구조를 갖추지 못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희 미테 우그로 큐레이터는 “지역에서 광주비엔날레가 지역과의 소통을 외면했다고 지적하면 재단에서는 작가 참여 비율이 8%나 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며 “하지만 누가 얼마나 참여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재단이 작가들의 플랫폼 역할을 얼마나 잘하고 있느냐의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 큐레이터는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지역에 있는 작가들조차 타자의 시선으로 광주비엔날레를 바라보면서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선 6기 광주시장인수위원회가 내놓은 ‘지역 작가 쿼터제’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작가들은 지역 작가 쿼터제는 재단과 지역의 소통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 ‘민원 해결을 위한’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재단 내 지역 인력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또 재단이 지역의 기획자들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광주비엔날레가 민과 관, 국제주의와 지역주의, 예술과 축제, 예향과 의향의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의견도 표출됐다. 박경섭 전남대 인류학과 강사는 “광주비엔날레는 이 4가지 축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관과 국제주의, 예향과 예술이라는 한쪽만 강조해왔다”며 “향후 광주비엔날레가 어떻게든 개혁되겠지만 공공성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자율성을 강조해 민으로 치우칠지 명확한 모델을 가지고 방향을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박진현 통신원

 

[Editor’s letter]

관람 권유

알아서 스케줄 정리를 해주는 스마트한 손전화기도 없다. 예쁜 손 글씨로 꾹꾹 눌러 쓴 일기장도 없다. 대신 매일 있었던 일을 간단히 메모하는 A4용지 크기 다이어리를 가지고 있다. 펼치면 한 달 치 요일과 날짜가 한눈에 들어온다. 하루 24시간이 가로세로 5cm 면적으로 구분 되어있다. 거기에 하루 동안의 일상과 기억을 저장한다. 그렇다고 완벽한 문장으로 기록하지도 않는다. 사람이름과 고유명사 그리고 숫자와 = → ※ 같은 기호를 사용해 아주 간결하게 끄적이는 수준이다. 필체는 지랄발광체. 그러니 모르는 사람이 보면 무슨 암호문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내용은 별 것 없다. 만난 사람과 장소, 식당이나 술집이름 그리고 주종(酒種)과 안주 등 주로 먹고 마시고 떠들며 보낸 흔적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작가이름이나 전시제목 또는 갤러리/미술관 이름 따위 단서가 보태진다. 이처럼 개인적인 음주활동 내역하고 촬영·간담회·인터뷰·출장 등 회사업무와 관련된 음주활동 내역 비율이 대략 반반이다. (그나마 음주가무보다 음주잡담을 즐기는 것을 다행(?)이라 해야 할지…) 아무튼, 이런 생활패턴에서 公과 私의 구별은 애초에 무의미하다.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사적인 만남의 시간이고, 또 어디서 어디까지가 공적인 업무의 공간인지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은 다른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이 대목에서 기자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특히 (미술전문지) 기자들은 일반 직장인처럼 하루 종일 시원하고 쾌적한 사무실 책상머리에만 앉아 있질 못한다. 혹여 그렇더라도 일을 많이 한다거나 잘하는 게 아니다. 주말이나 휴일, 심지어 휴가 중에도 전시를 보거나 작가를 만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만약에 이런 경우를 일로 여긴다면 그거야말로 고역일 게다. 자기가 좋으니까, 관심이 있으니까, 진심으로 우러나서, 윗사람이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흔쾌히 전시를 보러 다니고 밤늦도록 음주활동에 매진하는 거다.(부디 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길!)
지난달 나는 이 지면에서 “제발 돈 내고 책을 사서보시라”고 말했다. 이번엔 감히 또 이렇게 권유한다. “제발 전시를 직접 관람하시라!”고. 학교에서 시키니까 마지못해 가거나, 남들이 보러 간다니까가 덩달아 따라 가는 식이 아니라, 평소에 자발적으로 자주 전시장을 둘러보길 바란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작품을 훑어보고  그 전시를 진짜로 봤다고 착각하거나 오해하지 마시라. 제 발로 전시장을 찾아가 작품 앞에  서서 두 눈으로 직접 봐야 그게 진짜다. 아무리 화질이 좋은 모니터나 인쇄상태가 좋은 도록, 잡지에서 봤더라도 그건 다 가짜다. 실제 미술작품을 본다는 것, 그것은 리얼리티와 오리지널리티 나아가 ‘아우라’를 체험하는 일이다.
이번 특집, 옛 그림에 나타난 이상향이다. 솔직히 이상향은 ‘(옛)그림’ 속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작금의 현실이 비루할지라도 이상향은 분명 이 땅 위 어딘가에 있다. 어떻게 사유하고 실천할 것인가?

편집장 이준희  dam2@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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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3이현주  국립중앙박물관  홍보전문경력관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산수화, 이상향을 꿈꾸다>는 한·중·일 3국의 대표 산수화를 한데 모아놓은 유례가 없는 전시다. 본지의 편집 마감날 개막(7월29일)하는 전시라 사전에 취재해야 하는 상황. 전시 직전이라 매우 바쁜 데도 기자의 자료 요청과 취재에 시간을 기꺼이 할애해 준 이현주 홍보 전문경력관. 20여 년 박물관을 알리는 일에 남다른 열정을 가진 그는 대학원에서 홍보를 전공했을 정도다.  “열심히 일한 직원이 맺은 열매인 전시를 세상에 내놓아 반짝거리게 하는 것이 홍보”라고 말하는 그의 투철한 직업정신이 돋보인다.

 

 

 

MM_CT장계현  갤러리 담 대표

소담한 공간을 가꾸는 아담한 주인. 염성순 작가 기사를 준비하며 하루가 멀다하게 드나들어도 한결같이 따뜻한 차를 우려 기자의 바쁜 마음을 평온히 해주었다. 통인가게에서 16년간 근무한 경력은 전시마다 휴관일 없이 혼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그녀의 우직한 인내를 대변한다. 회화, 조각, 공예를 주로 전시하는 갤러리 담은 2006년 4월 개관하여 내년이면 어느덧 10주년을 바라본다.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시점. 갤러리 담이 깊게 우린 우롱차처럼 짙은 향이 우러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오진이_Photo오진이  서울대학교미술관 학예연구사

취재를 위해 여러 미술관, 갤러리를 돌아다니지만 기자를 항상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는 이가 있다. 특히 이번 취재 때는 전화 통화만 나눠 얼굴을 모르던《월간미술》 필자와 직접 인사시켜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그리고   2013년 5월호 ‘미술공부’ 특집에 필진으로 참여해 미술 공부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해 준 바 있다. 오 학예사는 2006년부터 서울대학교미술관에 재직 중이다. 주요 전시 기획으로 <기록문화: 전통에서 현대까지>(2009),    <한국전쟁의 초상>(2012), <리:퀘스트-1970년대 이후 일본 현대미술>(2013) 등이 있다.

[Column] 리얼리즘의 한국적 버전은 가능한가?

1974년 <이것은 돌입니다> 시리즈를 시작으로 한국 극사실 화의 태동과 형성에 견인차 역할을 해 온 고영훈의 개인전을 계기로 ‘한국 리얼리즘의 장르와 양식 규정의 가능성 모색을 위한 콜로키움’이 지난 5월 31일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렸다. 건강한 미술생태계 조성과 현대미술 전개에 필수적인 비평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편, 한국 현대미술의 주류로 성장해 온 형상미술의 계보와 유파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양식인 리얼리즘의 맥락에서 고찰하기 위해 마련된 토론회다. 평론가 6인(김복영, 김영호, 김영순, 정연심, 정은영, 김성호)과 화가 17인(한만영, 이석주, 주태석, 김강용, 고영훈, 황순일, 김영성, 이원희, 정보영, 김남표, 두민, 권경엽, 강세경, 마리킴 등)을 논객으로 30여 명의 미술인이 머리를 맞대었다. 이 콜로키움은 ‘한국 리얼리즘’이라는 주제를 내세운 난상토론회라는 점 외에도 극사실회화의 주역들과 이론가들이 함께 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주지하듯 예술의 영역에서 리얼리즘이란 ‘객관적 현실을 가능한 한 충실하게 재현·묘사하려는 태도와 창작방식’을 말한다. 리얼리즘에 대한 논쟁은 ‘리얼리티’의 개념과 그 표상방식을 둘러싼 담론을 거치며 전개되어왔다. 논쟁의 중심에는 실재(real), 존재(being), 사실(fact), 진실(truth), 본질(essence), 현실(actuality)과 같은 철학적 개념들이 혼재하며 근대 미학과 예술학의 발전과 더불어 의미가 재규정되면서 복잡성은 가중되었다. 미술의 경우 19세기 프랑스의 리얼리즘 사조가 시대와 현실을 진실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으며 출현한 이래, 사회주의 리얼리즘, 쉬르레알리즘, 누보레알리즘, 하이퍼리얼리즘, 포토리얼리즘, 네오리얼리즘 따위가 바통을 이어받으며 변태와 분화를 계속해 왔다. 최근 장 보드리야르의 하이퍼리얼리티와 시뮬라시옹 개념에서 제기되는 실재와 이미지 해석 방식은 리얼리즘 미술의 생태계를 전과 다른 차원으로 옮겨놓고 있다. 이렇듯 예술의 본성이 변화하는 현실과 존재에 대한 성찰인 이상 리얼리즘의 진화가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주제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한국 현대미술에서 리얼리즘 논의는 (신)형상미술의 출현과 맥락을 같이한다. ‘단색화’로 대변되는 추상미술 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 중반 이후 국내 화단에서 새로운 형상성을 보여주는 작가들이 등장하고, 1980년을 전후해 형상미술이 하나의 경향으로 정착한 이래 한국 리얼리즘 미술은 다양한 갈래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새로운 형상성의 발현 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리얼리즘은 독자적인 양식으로서의 위상을 갖추지 못한 채 섹트주의(sectarianism)의 울타리에 가두어졌거나 서구 특정양식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면이 있다. 한국의 형상미술이 민중미술이나 극사실회화처럼 이제 국제화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환경적 요인을 고려한다면 한국 리얼리즘의 특수성과 양식적 규정의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닐 것이다.
포스트모던 시대가 전개되면서 미술에서 계파와 그룹이 사라지고 개별적 경향들이 부각되는 현실에서 한국 리얼리즘의 현주소를 가늠할 계보를 세우는 일은 가능할까. 또한 미술시장과 미술관의 권력이 미술현장의 경향성과 대중의 미의식을 지배하는 왜곡된 현실에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양식을 세우는 일이 가능한 것일까. 이번 콜로키움은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제기하고 있다. 리얼리즘 포럼이 지속가능한 행사로서 담론 형성의 길잡이가 되기를 희망하며 주최 측은 한국 리얼리즘의 모색과정을 네 마디로 나누어 진행하기로 잠정결론을 내렸다. 첫째. 한국 리얼리즘에 대한 양식적 규정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둘째. 한국 리얼리즘의 경향성을 지니는 작가군을 조사한다. 셋째. 한국의 리얼리즘 작품을 양식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는 논리적 틀을 모색한다. 넷째. 대규모의 기획전 <한국 리얼리즘전>을 개최해 담론을 전시로 구현한다. 이상의 네 마디가 하나의 프로젝트가 될 것이며 첫째 마디에 해당하는 이번 행사에서 드러난 작가와 비평가들의 관심은 차기 행사에 대한 타당성을 제시해주었다.
‘한국 리얼리즘(Korean Realism)’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일이란 무엇일까? 그동안 현상으로써 인정되어 온 다양한 리얼리즘의 계파들을 섹트주의를 넘어 장르현상으로 설정하기 위한 논리개발을 시도하는 일일 것이다. 그것은 또한 한국 리얼리즘의 세계화를 위해 포괄적 외연을 갖추는 가운데 전개되어야 하는 사업일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 리얼리즘의 전통적 맥락과 현대적 계승이 모색되어야 하며 단순히 외면적인 것을 넘어 현실의 본질적 측면을 묘사하기 위한 전형을 창출해야 한다. 엥겔스의 주장처럼 ‘리얼리즘이란 세부적인 묘사의 진실성 이외에 전형적인 환경에서 전형적인 성격을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므로.

김영호·중앙대 교수

위.고영훈 <이것은 돌입니다 7411> 캔버스에 유채190×400cm 1974

[Column] 나전칠기의 귀환 – 고품격의 섬세한 손맛이 그리운 이들에게

옛날 할머니가, 혹은 시어머니가 애지중지하시던 자개장롱이 기억나시는지? 1960~1970년대 중산층 여인들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싶어 했던 혼수품 제1 순위가 바로 자개장롱이었다. 자개란 전복, 혹은 조개껍데기를 얇게 자른 조각으로, 자개로 장식한 나전칠기(螺鈿漆器)는 예부터 실생활에 애용되던 값비싼 전통공예품이다. 그러나 아파트 중심의 현대적 주거문화의 확산과 기능주의적인 서구 모던 디자인 양식이 유행하면서, 장식적이고 덩치만 큰 할머니들의 향수어린 자개장롱은 구식으로 치부되어 내버려지거나 처박히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최근 오랜 기간 잊혔던 칠기가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새롭게 우리 문화계에 화려한 귀환 행진을 벌이고 있어서 주목된다. 얼마 전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동대문시장에서 나전장식 머리핀을 구매하여 한국 나전칠기의 문화적 명성을 드높였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이탈리아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린 특별전 <한국공예의 법고창신>에서도 나전칠기에 대한 국제 디자인계의 평가는 매우 높았다. 2011년 서울모터쇼에서 BMW가 선보인 명품 자동차 <나전칠기 BMW 750Li>는 차량의 내장재를 한국 나전칠기 장인과 협업하여 만든 것으로서 주목받았다. 이와 같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한국의 전통 나전칠기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어떨까? 아직까지 구식 자개장롱으로만 나전칠기를 기억한다면 그대야말로 모더니티 미술 디자인 양식에 매달려 있는 21세기의 구식 인간이다.
나전칠기의 기원은 중국에서 찾을 수 있으나, 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나름대로 독특한 나전칠기를 제작했다. 그중에서도 고려시대의 나전칠기가 가장 고품격의 손맛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존하는 고려시대의 나전칠기는 전 세계를 통틀어 20여 점에 불과한데, 대부분 외국에 있다. 고려 나전칠기에 대한 관심이 대중적으로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천년을 이어온 빛 – 나전칠기> 특별전을 통해서였다. 이 전시에서 나전 장식 공예품이 통일신라시대부터 제작되었으며, 현재 고려시대 나전칠기가 국내에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며, 외국, 특히 일본에 남아 있는 여러 점의 고려 나전칠기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던 것이다.
최근 국외 소장 한국 문화재 환수운동에서 고려 나전칠기 환수 문제가 논의된  것은 당연했다. 올해 봄, 드디어 이러한 관심들이 결실을 보았다.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고려 나전경함(螺鈿經函) 한 점이 환수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것이다. 이번에 기증된 나전경함은 고려말 대장경 간행 때 함께 제작한 불교 경전 보관용 상자로서 전 세계에 9점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옻칠한 상자의 표면에 모란당초문과 연주문 등의 섬세한 문양을 새긴 나전 조각 2만 5000여개를 붙여서 장식한 이 나전경함은 고려시대 장인의 고품격 손맛과 마음이 모아져서 완성된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고려 미술품의 정수이다. 이 나전경함의 귀환으로 인하여,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국립박물관에서 고려 나전칠기의 실물을 직접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려 나전칠기에 버금가는 명품을 제작하려는 현대적 노력은 2001년 미국 뉴욕의 소호에 세워졌던 비움(Vium)과 같은 디자인 기업에 의해서 본격화되었다. 비움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전통 나전칠기 장인들과 현대 디자이너들의 협업은 현재진형형으로 여러 장인과 디자이너들에 의해서 꾸준히 시도되고 있으며, 그 결과 전통적인 수공예 기법과 현대적인 디자인 감각이 조화된 현대 한국 나전칠기 작품들은 세계적으로 호평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나전칠기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올해 봄에는 국립제주박물관에서 <빛의 예술 나전칠기전>을 열어 조선시대 왕실의 명품 나전칠기들을 소개했다. 이번 여름 부산 근대역사관에서는 <근대 나전칠기 공예전>을 통하여 일제강점기에 제작된 우리나라 전통 나전칠기들을 재조명하고 있다. 이러한 전시들에서 소개된 옛 나전칠기 유물들은 정교하면서도 화려한 나전 장식과 검은색 혹은 붉은색의 칠 바탕이 만나서 창출해낸 현란하면서도 아름답고 우아한 한국적 미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간결하고 기능적인  미에 익숙한 현대 한국인들은 최근 귀환한 나전칠기의 국제적 명성을 통해서 섬세함과 느림과 정성이라는 한국 전통 장인들의 손맛이 깃든 아름다움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제 고품격의 손맛을 간직한 나전칠기의 화려한 전통적 아름다움을 할머니의 자개장롱 추억과 함께 곱씹으면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대문화와 미적 감수성에 접목시켜 재탄생시키는 일에 다같이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주경미·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Hot People] 한국관 참여작가 전준호

우리만의 리그를 벗어나다

작가 전준호가  8월 21일부터 9월 23일까지 갤러리 현대 신관에서    ‘그의 거처’란 제목으로 전시를 연다. 2009년이후 5년만의 개인전이다. 전시 개막을 20여 일 앞두고 그를 만났다. “문경원 작가와 공동작업하면서 개인 작업도 지속해왔기에 개인전이란 틀에 부담은 없다. 다만 대중적인 컨텍스트를 간직한 채 현재 고민하는 문제의식을 녹여내는 것에 대한 짐이 있다”며 전시 소감을 밝혔다. 작가는 예술이 늘 무책임하게 ‘소통’을 외치지만 실상 시장과 유착하고 권력 지향으로 점철되는 면에 염증을 느꼈다. ‘우리만의 리그’를 벗어나는 것이 그의 작업을 관통하는 주요 테마다. 문경원과의 프로젝트〈 News from nowhere〉 중 2012년〈 카셀 도쿠멘타13〉에서 선보인, 건축가 디자이너 의사 문학가 등을 만나 함께 작업한〈 Voice of Metanoia〉역시 그러한 시도였다.

전준호 (4)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업〈마지막 장인〉(위 사진)은 나무를 깎은 해골조각이다. 형식적인 면에서 2009년 도쿄 개인전에서 선보인 해골 반가사유상과 비슷할지 모르지만 전혀 다른 맥락을 지닌다. 조각 자체에 대한 경외심보다 그가 관심을 두는 점은 이 작업과 함께 전시될 소설이다. 관객은 해골의 탄생설화가 담긴 14쪽 분량의 단편소설을 읽은  후 전혀 다른 맥락으로 작품을 보게 된다. 이러한 상황 자체가 신화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하나의 담론이 된다. 우리 시대는 일거일동이 신화로 버무려져 있다. 작가는 이런 시대에 ‘현실은 과연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를 물으며 현실과 신화 사이를 표현했다. 한편 오는 9월〈후쿠오카 트리엔날레〉에 선보이게 될 문경원과의 공동작업  〈묘향산관〉도 이번 전시에서 국내 첫선을 보인다. 북한에서 운영하는 중국 북경의 ‘대성산관’이라는 식당에서 남북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말을 건내거나 동료들과 예술에 대해  밤새 이야기를 나눈 경험을 영상으로 풀어냈다. 이승도 저승도 아닌 오묘한 제3의 지대에서 펼쳐지는 예술, 사랑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다. 신화가 현실이 된 세상에서 그 중간지점을 찾는 점이 전준호의 개인 작업과도 맥을 같이한다.
문경원과 함께〈 2015 베니스비엔날레〉에 출품할 작품은〈카셀 도쿠멘타13〉에서 전시한 바 있는   영상작업〈세상의 저편(El Fin del Mundo)〉의 연작이다. 이 작업에 대해서는 “아직 기본적 배경만 나와 있는 상황으로 어떤 방식의 전시로 엮을지는 고민 중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시스템은 무엇이고, 그 속에서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이전보다 더 구체적이고 명료해진 상태”라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준호는 현실 기반의 작업을 하면서 ‘사회적 참여의식이 강한 작가’ 혹은 ‘정치적 발언이 두드러지는 선동적인 작가’라는 주변의 평을 듣곤한다. 이에대해 작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담론을 꾸미는 작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는 예술과 대중의 진정한 소통 방법을 연구하며 우리의 현실과 허상을 일루전이란 시각언어로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임승현 기자

전준호는 1969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동의대를 졸업하고 영국 첼시 칼리지 오브 아트에서 석사를 졸업했다. 1995년 송아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한국, 일본, 프랑스에서 9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수많은 단체전에 참가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영국 컨템포러리 아트 소사이어티, 미국 휴스턴 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여섯 차례의 국내외 수상 경력이 있다.   2013년부터 작가 문경원과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으며 <2015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함께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