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漫畵
comic strips, cartoon(영) bande dessinée(프)
익살맞은 주제를 생략적인 수법으로 나타낸 회화*의 한 형식. 대상의 성격을 과장하거나 변형하여 인생이나 사회를 풍자하거나 비판하며, 특히 정치 풍자, 일상 생활의 유머, 난센스 등을 주제로 다루어 웃음을 제공한다. 만화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과장된 인물화*를 캐리커처*(caricature)라고 하며, 한편 시사 만화나 한 장면만으로 구성된 만화는 카툰*(cartoon), 네 컷 이상이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만화를 코믹스(comics) 또는 코믹 스트립스(comic strips)라고 한다. 이처럼 만화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우리만큼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만화의 개념은 비교적 근대에 정착되어 사진*, 영화와 더불어 근대 복제미술*의 한 분야를 형성하고 있다. 일찍이 서양의 바빌로니아, 이집트 등의 벽화*에서 동물을 의인화하였으며, 그 풍자의 의미는 전해지지 않지만 만화의 기원으로 볼 수 있다. 또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만화가 그려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폼페이 벽화 중 어떤 것은 외설적이지만 만화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형태의 만화는 19세기경 이루어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판화*기술의 발전은 만화가 대중에 파고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대량 인쇄가 가능해지면서 저널리즘을 통해 보급되었다.
19세기초 프랑스에서는 《실루엣》(1829)을 시작으로 《카리카튀르》(1830), 《샤리바리》(1832) 등 만화신문이 매주 발행되었으며, 이를 통해 도미에Honoré Daumier(1808~1879) 등의 작가들이 석판 만화가로서 활약하였다. 프랑스에서 툴루즈-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1864~1901) 등이 풍속만화를 그릴 무렵인 1895년 미국에서는 신문에 연재만화인 코믹 스트립스가 최초로 등장하였다. 《뉴욕 세계The New York World》지에 실린 아우트콜트Richard Felton Outcault의 <옐로 키드Yellow Kid>를 시작으로 20세기에 들어서 연재만화와 스토리만화가 성행하였다.
또 움직이는 만화인 애니메이션*도 급속한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단순히 오락적인 기능을 위해 발행되기 시작했던 만화는 오늘날에는 가장 대중적인 시각 매체 중 하나가 되었다. 한때 만화는 호가드William Hogarth(1697~1764), 도미에 같은 화가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역으로 화가들이 만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20세기의 몇몇 미술가들은 상업 디자이너로서 출발하기도 했는데 이들 중 파이닝거Lyonel Feininger(1871~1956)는 1906년 두 종류의 만화 시리즈를 제작한 바 있다.
그러나 만화가 진정한 자기 영역을 차지한 것은 미술가들이 기능이 다양해진 만화에 능동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1950년대 중반부터였다. 광고나 포스터*처럼 만화는 많은 현대 화가의 작품 속에 도입되었다. 이들 현대 화가 중 어떤 작가는 만화를 단순히 일시적인 모티브*로 사용했지만, 어떤 작가들은 그 형식과 테마까지 도입했다. 1953년부터 1959년까지 콜라주*를 만들었던 콜린스Jess Collins가 전자를 대표한다면, 1958년 이래 전 작품의 기초를 만화에 두었던 팔스트륌Oyvind Fahlström(1928~1976)은 후자의 전형적인 작가이다.
만화의 연속적인 구성과 장면을 차용한 팝 아트* 작가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1923~1998)을 비롯해 아다미Valerio Adami(1935~ ), 텔레마크Hérve Télémaque, 랑시야크Bernard Rancillac, 다칸젤로Allan d’Arcangelo(1930~ ), 알트Otman Alt 등 많은 현대 화가들은 작품에 만화의 형식과 내용을 직접적으로 도입하였다. 한편 현대 만화의 발전은 팝 아트와 SF소설의 발전과도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