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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사실주의

극사실주의 極寫實主義 Hyper-Realism(영)

1960년대 후반 미국에서 일어난 새로운 미술경향으로 주로 일상적인 현실을 지극히 생생하고 완벽하게 묘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슈퍼 리얼리즘, 포토 리얼리즘, 래디컬 리얼리즘, 마이뉴트 리얼리즘, 스튜디오 리얼리즘, 샤프 포커스 리얼리즘 등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주관을 적극 배격하고 어디까지나 중립적 입장에서 사진과 같이 극명한 화면을 구성하는데, 주로 의미 없는 장소, 친구, 가족 등이 대상으로 선택된다. 극사실주의는 미국적인 사실주의*로, 특히 팝 아트*의 강력한 영향 아래에서 일어난 것이다. 따라서 팝 아트처럼 일상적 생활, 즉 우리의 눈앞에 늘 있는 진부한 이미지의 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팝 아트와는 달리 극히 억제된 것으로서 아무런 코멘트도 없이 다만 그 세계를 현상 그대로 다룰 뿐이다. 그렇게 감정을 배제한 채 기계적으로 확대한 화면의 효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우리가 육안으로는 식별할 수 없었던 점들이 그대로 클로즈업되어, 보통이라면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사실성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충격을 받게 하는 것이다. 극사실주의는 미국적 즉물주의의 발상 또는 미니멀 아트*의 몰개성주의와 서로 통한다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종래의 추상미술*로부터의 완전한 이탈이라는 의미와 함께 사진 그 자체와 양쪽에 대한 아이러니의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극사실주의는 작품 제작에 사진이나 슬라이드를 직접 또는 간접으로 이용하는 클로즈Chuck Close(1940~ ), 캐노비츠Howard Kanovitz, 몰리Malcolm Morley(1931~ ) 등과, 사진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자연의 풍경이나 모델만을 대상으로 하는 펄스타인Philip Pearlstein(1924~ ), 틸림Sidney Tillim 등의 두 계열로 나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