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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풍칠월도

빈풍칠월도 豳風七月圖

동양 풍속화*의 한 화제(畵題). 《시경詩經》 〈빈풍편豳風篇〉 7월의 시(詩) 내용을 묘사한 그림이다. 빈풍은 중국 빈나라(주周나라의 옛이름) 사람들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로, 맨처음에 나오는 7월의 시를 그렸기 때문에 빈풍칠월도라고 한다. ‘빈풍무일도豳風無逸圖’ 혹은 ‘빈풍도豳風圖’라고도 한다.
주공周公이 성왕成王으로 하여금 농사의 어려움을 알게 하기 위하여 지은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옛날의 임금들은 병풍으로 만들어 좌우에 설치하여 항상 보고 반성하여 백성들의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하였다. 이는 경직도*와 같이 백성들이 생업인 농업 및 잠업(蠶業)에 종사하는 어려움을 시기별로 표현한 것이다. 원대(元代)에 조맹부趙孟頫(자오 멍후, 1254~1322)가 왕의 명을 받들어 그린 것이 있다.
한국에는 조선 초기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문신인 성현成俔(1439~1504)의 《봉교경직도후서奉敎耕織圖後序》에 빈풍도에 대한 언급이 있고, 중기의 문신인 권벽權擘(1520~1539)이 제(題)한 《빈풍칠월도팔수豳風七月圖八首》가 있으며, 이명규李名珪(1497~1560)가 자신이 구한 빈풍칠월도를 임금에게 진상하였다는 실록의 기록이 있어 전래시기를 짐작할 수 있다.
빈풍칠월도는 후대의 경직도와 함께 조선후기 풍속화의 한 모태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후기의 그림으로는 이방운李昉運이 그린 〈빈풍칠월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