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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언어

시각 언어 視覺言語
visual language(영)

시각에 호소해 의지를 소통시키는 언어를 뜻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근대적인 조형예술의 일반 개념으로, 이전부터 존재해왔지만 케페시Gyorgy Kepesi의 저서 《시각의 언어》(1944)에서 비로소 상세한 규정이 내려지게 되었다. 시각 언어의 종류는 조형예술*, 영화, 사진*, 텔레비전 등 인간의 시각에 의한 생활이나 경험을 재현한 것으로 다양하다. 이것들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가 시각어(視覺語)이며, 이로부터 시각언어가 성립된다는 사고는 상업디자인에서도 중요하게 받아들여 이용되고 있다.

시각 커뮤니케이션

시각 커뮤니케이션 visual communication(영)

전통적인 미술교육 과목인 소묘*, 유화*, 수채화*, 레터링* 등과는 별도로 광고, TV, 사진*, 영화, 만화*, 일러스트레이션*, 인쇄 등이 시각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되는 부분을 지칭한다. 《영역없는 미술》의 편집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용어는 때때로 ‘그래픽 디자인*’의 대용어로 쓰인다. 독일에서는 엔첸베르거Hans M. Enzenberger가 처음 사용하였으며,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실험예술 및 미학연구소Institute for Experimental Art and Aesthetics’에서 발간하는 《미학과 커뮤니케이션》 등의 잡지에서 1970년 이후 사용하고 있는 ‘Visuelle Kommunication’이란 용어는 정치적 사항들에 대한 대중의 인지 수준을 높이는 작업과 관련된 분야를 가리킨다.

시각 혼합

시각 혼합 視覺混合
optical mixture(영)

색채를 섞을 때 팔레트* 위에서 안료를 실제로 혼합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 작은 색점을 인접하게 찍어두고 조금 거리를 두고 볼 때 눈에서 시각적으로 혼색되어 보인다는 현상을 원리로 하는 색채 혼합 방식. 인상주의* 화가들도 순도가 높은 색과 분할된 필촉을 사용하였으나, 시각 혼합 기법은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색채 이론을 기반으로 했던 신인상주의*에서 확립되었다.
이에 따르면, 녹색과 같이 밝은 2차색을 표현하기 위해서 두 개의 원색인 청색과 황색의 작은 점들을 병치한다. 색채는 혼합할수록 탁해지므로 시각적으로 혼합되었을 때 보다 선명하고 밝은 색채를 얻을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감상자의 눈속에서 혼합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항상 거리가 중요한 문제가 되므로 색점은 그림의 크기나 감상되는 거리에 따라 그 크기가 변화되기도 한다.

→ ‘점묘주의’ ‘분할주의’ 참조

시각예술탐구그룹

시각예술탐구그룹 Groupe de Recherche d’Art Visuel, GRAV(프)

1960년 르 파르크Julio Le Parc(1928~ )의 제창으로 결성되고 1968년 해산된 파리에 머무르던 키네틱 아트* 작가들의 그룹. 예술현상을 시각적인 불확실성, 즉 착시, 움직임, 빛, 반사 등으로 표현하고 관객을 예술적 작업과 작품에 직접 참여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르 파르크 외에 로시Garcia Rossi, 소브리노Francisco Sobrino, 스타인Joel Stein, 이바랄Yvaral, 모를레François Morellet(1926~ )가 참여하였다. 이들은 모두 이전에 결성된 ‘시각예술탐구센터’의 구성원이었으며, 1960년대의 제로 그룹*(독일), 그루포 T(이탈리아) 등의 활동으로 활발해진 빛을 이용한 시각적인 키네틱 아트의 한 계보를 형성한다.
본래 이 모임은 개개 회원의 자유로운 연구를 결집해 보다 고차원적인 공동작업 형식을 취했고, 더불어 1961년 파리 비엔날레에서 발표한 공동작품 <미로(迷路)>에서 보여주었듯이 관객의 참여를 전제로 함으로써 관람자와 분리된 종래의 작품 개념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출발했다. 이들은 주로 반사경, 알루미늄, 비닐, 아크릴, 플라스틱 등의 공업재료를 사용하여 모빌*이나 부조* 및 각종 실험 장치를 제작했다. 회전과 요동, 착시 등을 통해 관람자의 불안정한 시각과 심리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옵 아트*와 키네틱 아트, 라이트 아트*가 결합된 이들의 작업은 관람자들을 새롭고 체험적인 상황으로 이끌었다.

시그널 아트

시그널 아트 Signal Art(영)

공공 신호등과 교통 표식이 갖는 시각적, 심리적 자극 효과를 예술적인 모티브*로 하는 미술 경향. 미국의 시그널 아트는 본래 하드엣지* 회화나 앨버스Josef Albers(1888~1976)의 작품, 몬드리안Piet Mondrian(1872~1944)의 <브로드웨이 부기우기>와 같은 기하학적인 색채 조직망에 뿌리를 두고 있다. 뉴만Barnett Newman(1905~1970)과 라인하트Ad Reinhardt(1913~1967)의 색면이 색채 그 자체의 가치를 추구했던 반면, 켈리Ellsworth Kelly(1923~ ), 영거맨Jack Youngerman, 핼드Al Held(1928~ )의 경우는 색채 구성에서 기하학적인 형성을 중시하고 있다. 이들의 색채 구성은 그 추상적인 형태에도 불구하고 구상적 혹은 기호학적인 연상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연상적인 형식상의 가능성이 각 색채의 표현 가치를 방해하게 된다. 또한 시그널 아트 작품은 색채 형태가 제스처*적인 표현력을 지니기 때문에 하드엣지*의 형태에 모든 요소를 평면 조직으로 구성하고 있다.
핼드와 함께 미국의 추상적 팝 아트* 작가인 크루셰닉Nicolas Krushenick은 시그널에 의한 색채 추상의 대표 작가이다. 크루셰닉의 구축적인 색채 형태는 ‘유기적, 기하학적인 건축 자체’라고 표현되기도 하였다. 이는 입체를 만드는 줄무늬 모양이 장식적으로 겹쳐져 있고, 그 결과 두 가지 색의 교차와 굴절된 윤곽선에 의해 색이 엄격하게 분리되면서 시그널적인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편 리파드Lucy R. Lippard에 의해 ‘정확한 구성력을 지닌 기술적인 디자이너‘로 주목을 받은 다칸젤로Allan d’Arcangelo(1930~ )는 정교한 윤곽의 추상 형태와 효과적인 색채 대비를 통하여 ‘어지러울 정도의 속력으로 미래를 질주하는 미국의 고속도로와 광고간판, 교통표지판’을 테두리로 둘러 표현하고 있다. 한편 유럽에서의 시그널 아트는 팝 아트, 추상표현주의*의 색채 제스처와 구축주의*의 엄격함 사이를 중개하는 다리로서의 특징을 보여준다.

시니피앙, 시니피에

시니피앙, 시니피에 significant, signifié(프)

표현되어진 기호가 시니피앙이라면, 시니피에는 그 기호가 의미하는 내용을 가리킨다. 20세기초까지만 해도 기호는 구체적인 사물을 나타내는 표시로 간주되며 사물과의 필연적인 관계를 지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스위스의 언어학자인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는 기호란 분리가능한 두 개의 요소, 즉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로 구성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기호 속의 발음을 시니피앙, 그 발음에 의해서 생기는 관념적 내용을 시니피에로 간주하였다. 그리고 이들 간의 상호 불가분의 개념을 언어의 본질로 규정하면서 기호와 사물의 관계는 우연적인 결합에 불과하다고 역설하였다. 소쉬르의 이러한 이론은 언어학 뿐만 아니라 구조주의에 영향을 주었다. 구조주의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라캉Jacques Lacan은 시니피앙의 우위를 나타내며,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사이의 경계선 결여가 정신병을 초래한다며 이를 정신병리학에 원용하였다. 예술에 있어서도 작품의 감각적 표현 양식과 그 이념적 내용의 관계가 이같은 상호 불일치를 초래할 수 있다.
한편 바르트Roland Barthes는 시니피앙이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 자체이고, 그 뒤에 숨어 있는 함축적인 의미와 내용이 시니피에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신화Mithology》(1957)에서 어떤 사물에 점점 이야기를 붙여서 눈사람처럼 확대되어 가는 상황을 신화라고 설명하였다.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를 둘러싼 언어학적 방법론은 현대 미술에도 적용되었다. 신구상회화* 화가들은 그림에 어떤 의미를 담을 것인가 하는 문제를 바르트의 언어이론인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을 미술에 도입함으로써 해결하였다. 예를 들어 아이요Gilles Aillaud의 동물원 연작에서 동물원 그림 자체는 시니피앙이고, 동물원과 같은 인공적인 환경에 갇혀있는 현대인의 모습은 시니피에인 것이다. 신구상회화 작가들이 바르트의 《신화》를 읽었고 그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1967년 <일상의 신화>라는 그들의 전시회 명칭에서도 알 수 있다.

시대정신

시대정신 時代精神
Zeitgeist(독)

문자 그대로 어떤 특정 시대를 풍미한 감정 상태와 사고 경향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번역하지 않고 원어인 독일어 ‘자이트가이스트’로 통용된다. 미술 용어에서 시대정신은 어떤 시대나 특정 시기에 전반적으로 보이는 고유한 속성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서 1890년대 세기말 미술의 멜랑콜리한 경향이나 1960년대의 낙관주의 정신, 포스트 모더니즘*에서 전통과 역사를 수용하는 태도 등을 말할 수 있다. 한편 독일에서 열리는 현대미술의 주요 국제전시회로 <자이트가이스트>가 있다. 1982년의 초대전에서는 현재 바우하우스*의 문서를 보관하고 있는 그로피우스Martin Gropius가 설계한 건물에서 45명의 작가들이 큐레이팅되었다. 여기에는 보이스Joseph Beuys(1921~1986)와 톰블리Cy Twombly(1929~ ), 워홀Andy Warhol(1928~1987), 쿠넬리스Jannis Kounellis 등이 포함되었다. 세계 각국의 미술가들이 참여하는 <자이트가이스트> 전시회에서는 다른 시각매체보다도 특히 회화 양식이 집중적으로 다루어진다. 또한 대부분 베를린에서 작업하는 신세대 독일 작가에 관심을 둠으로써 국제 무대에서 독일미술을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는데 공헌하였다.

시르 페르뒤

시르 페르뒤 cire perdue(프)

‘없어진 밀랍’이라는 뜻으로, 주조(鑄造)의 한 기법. 점토에 밀랍으로 살을 붙여 원형(납형)을 만들고, 여기에 고운 모래를 밀착시킨다. 밀착된 모래로 만들어진 주조 피통(被筒)을 가열하면 밀랍이 녹아 내리게 되고 그로 인해 생겨난 틈에 청동을 부어 넣은 다음, 속의 점토를 긁어내면 주상(鑄像)이 된다. 시르 페르뒤는 원시 시대부터 사용된 보편적인 방법이다.

시리즈 미술

시리즈 미술 serial art(영)

미국에서 1968년에 열린 두 전시회, <시리즈 미술Art In Series>과 <연속적 이미지Serial Imagery>와 관련되어 나온 용어. 반복되는 성격이나 조를 이루고 있으며, 구조적 연속성을 지니는 원리에 따라 표현된 미술을 말한다. 이와 비교하여 ‘연속적 이미지’는 회화*나 조각*에 있어서 약간 변화된 정도의 같은 이미지가 계속 반복되는 것을 말하나 완전히 구분되어 쓰이지는 않는다. 전통적으로 미술에서는 완전하게 이루어진 단 하나의 독창적인 작품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였으나, 1880년 모네Claude Monet(1840~1926)가 <건초더미> 연작을 발표하고, 머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1830~1904)가 동물과 인간의 움직임을 연속사진으로 출판한 이래, 연작이 일반화되면서 예술작품에 대한 위와 같은 관념이 점차 무너지게 되었다.
그러나 일정한 주제를 반복하여 시간에 따라 단순히 연작으로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성 자체가 중요한 속성이 됨으로써 보다 협의의 시리즈 미술이 된 것은 1950~1960년대의 미술을 통해서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술작품의 독창성과 고유성의 신화에 대한 반성과 동시에 현대문명의 상징인 대량생산에 대한 미술가들의 반응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워홀Andy Warhol(1928~1987)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취급하여 실크스크린*을 통해 코카콜라 상표나 캠벨수프 깡통 같은 하나의 이미지를 캔버스에 기계적으로 찍었다. 각각의 이미지들은 동일하게 보이면서도 프린팅 과정에서의 실수나 가해진 붓질을 통해 미묘한 차이를 드러낸다. 한편 미니멀 아트*의 작가들은 최소의 조형수단으로서 하나의 단위를 반복하여 전체를 구성하는 작업을 했다. 공업생산물의 제작방식으로 만들어진 기본 단위가 미적 가치에 따라 배치되는 대신,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놓여짐으로써 재료의 물질성이 강조되고 대상성*(objecthood)이 극대화되었다. 이들은 작가의 내적 표현이 극에 달한 미술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으로서 작품을 하나의 사물로 제시한 것이며, 기본 구조의 반복은 그 대표적인 방식이었다. 시리즈 미술에서 시리즈 작업은 그 자체로 작품의 본질이 되며, 반복되는 형상은 하나의 도상으로서 일종의 기호적 성격을 획득한다.

시메트리

시메트리 symmetry(영)

→ 대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