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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프트 캔버스

셰이프트 캔버스 shaped canvas(영)

기성의 사각형 캔버스가 아닌 다양한 형태와 모양을 갖춘 캔버스. 전시 벽면과 어울리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각형을 채택한 전통적인 형태의 캔버스*를 탈피한다. 셰이프트 캔버스의 기원은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에서 유행했던 톤도*라고 불린 원형 회화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20세기초에도 타원형과 마름모꼴, 십자가 모양 등의 캔버스가 사용되었지만, 셰이프트 캔버스 개념이 널리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 9월 레오 카스텔리 갤러리에서 전시된 스텔라Frank Stella(1936~ )의 ‘오늬형(notched)’ 회화가 기점이다. 화면 위에 지그재그로 반복되는 줄무늬 모양에 맞추어 캔버스의 모양이 결정되는 스텔라의 셰이프트 캔버스는 점차 X, U, Y, S자 형태로 나타나면서 자유자재로 변형되었다. 그 후 그는 그림의 내부 무늬와 외부인 화폭의 모양 사이의 상호관계를 체계적으로 탐색하였다. 전통적인 캔버스의 형태를 버리고 화폭에 캔버스 안의 그림의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그림에 화폭을 종속시킨 결과, 회화*는 그것을 지배하던 캔버스 틀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
이처럼 캔버스와 그 위에 그려진 이미지가 일체화된 셰이프트 캔버스에 이르러 회화는 화면 위에 환영적인 세계를 묘사한 것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독립적 오브제*가 되어 자율성을 획득하였다. 알로웨이Lawrence Alloway(1926~1990)는 셰이프트 캔버스가 미술의 오브제적 특성을 강조하며 회화와 조각*, 공예*의 혼합물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이렇게 셰이프트 캔버스 작품은 일반적으로 회화와 조각을 종합한 것으로 간주되지만, 사실 그 의도는 정반대였다. 셰이프트 캔버스는 완전히 평면인 하나의 통일된 화면을 주장하면서 회화는 그려진 표면임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보다 나중에 등장한, 주로 스텔라가 제작한 다양한 깊이의 공간감을 표현하여 회화와 조각의 구별이 불가능한 삼차원적 앗상블라주* 및 부조*와 대조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