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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라

템페라 tempera(영)

달걀 노른자, 벌꿀, 무화과즙 등을 접합체로 쓴 투명 그림 물감 및 그것으로 그린 그림. 수성과 유성이 있다. 르네상스* 시대의 첸니니Cennino Cennini(c.1360~1440)는 템페라라는 단어를 매체*와 거의 같은 뜻으로 사용했으며, 바자리Giorgio Vasari(1511~1574) 역시 유화물감이나 바니시*로 굳힌 안료의 혼합물을 통칭하는 말로 사용했다. 따라서 템페라는 프레스코*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방법에 적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달걀 노른자는 유화제가 아니며, 이런 이유로 템페라의 판단 기준이 유화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템페라 화법에서 이를 제외시킨다.
템페라 화법은 건조가 빠르고, 또 엷고 투명한 물감의 층이 광택을 띠어 덧칠하면 붓자국이 시각적인 혼합 효과를 낸다. 또 일단 건조된 뒤에는 변질되지 않고, 갈라지거나 떨어지지도 않으며, 온도나 습도에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빛을 거의 굴절시키지 않아 유화보다 맑고 생생한 색을 낼 수 있어 벽화* 등에 아주 적합한 기법이다. 그러나 붓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하므로 색조가 딱딱해지는 흠이 있고, 수채화*나 유화같이 자연스러운 효과와 명암*, 톤*의 미묘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템페라 화법이 유럽에 처음 등장한 것은 12세기 또는 13세기 초로 15세기에 유화가 유행할 때까지 패널* 그림의 중요한 기법이 되었다. 중세의 성화를 그리기에 적당해 베를링기에리Berlinghieri, 두치오Duccio에서부터 미켈란젤로Michelangelo(1475~1564), 라파엘로Raffaello Sanzio(1483~1520)에 이르기까지 여러 화가들에 의해 애용되었다. 그 후 소홀히 취급되다가 19세기에는 무대 배경에 응용되었고, 20세기에 와서 일부 화가에 의해 부분적으로나마 부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