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미술
중앙아시아 미술 Central Asian Art(영)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전개된 미술로 이 지역은 파미르 고원을 경계로 하여 동쪽의 타림 분지 주변 지역인 동투르케스탄과 고원 이서(以西) 지역인 서투르케스탄으로 나뉘어진다. 동투르케스탄은 중국의 신강新疆 위구르자치구 지역으로서 서역이라고도 한다. 서투르케스탄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이 위치한 지역을 말한다. 중앙아시아를 동, 서투르케스탄으로 부르는데서 알 수 있듯이 이 지역은 대부분 투르크 계통의 민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렇지만 9세기 이전에는 이란 계통의 민족들이 오아시스 도시들을 중심으로 살고 있었다. 고대에는 동서무역로인 실크로드*가 이 지역을 지나갔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번성했으나 해로(海路)의 발달로 점차 역사에서 잊혀지게 되었다.
그런데 19세기말부터 20세기초에 걸쳐 러시아의 올덴부르그S. F. Oldenburg, 스웨덴의 헤딘S. Hedin, 영국의 스타인A. Stein, 독일의 그륀베델A. Grünwedel과 르 코그A. von Le Coq, 프랑스의 펠리오P. Pelliot, 일본의 오타니大谷 탐험대 등 각국의 탐험가들이 동투르케스탄 지역의 유적을 조사하였다. 또한 서투르케스탄 지역의 유적도 러시아 학자들과 각 지역 학자들에 의해 조사되고 있어 과거 이 지역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고대부터 민족과 국가의 교체가 자주 있었으며 조로아스터교, 불교, 마니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여러 종교가 전파되었기 때문에 역사, 문화적으로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미술 역시 동서 여러나라의 미술이 혼합되어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지만 중앙아시아적인 양식*도 발전시켰다. 파르티아*의 수도였던 니사Nisa(기원전 2세기~서기 10), 소그디아의 도시인 아프라시압Afrasiab(현 사마르칸트)과 피안지켄트Piandjikent 등 서투르케스탄의 유적지에서는 궁전으로 추정되는 유구가 발굴되었다.
동투르케스탄의 건축물은 평지에 건립된 불교 사원과 석굴 사원 그리고 주거지로 구분된다. 투르판 지역의 불교 사원은 햇볕에 말린 흙벽돌로 지어졌는데 스투파*를 둘러싼 형식이다. 또한 쿠차 지역에는 키질, 쿰트라, 쇼르축 등 많은 석굴 사원이 남아 있다. 도읍지였던 카라호자(高昌故城)와 야르호토(交河故城)에는 관공서, 주택, 사원 등의 유구가 남아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의 회화는 나무판, 종이, 비단 위에 그림을 그린 예들도 남아있으나 대부분은 벽화*이다. 쿠차 지역의 석굴 사원이나 미란, 투르판 지역의 불화*(佛畵)들은 불전도*와 본생도*가 주된 주제이다. 화풍은 로마, 인도, 중국 등 주변 지역의 영향을 받아 다채로운 양식을 보여주지만 서투르케스탄 지역은 이란의 영향을 받았다. 누란樓蘭에서는 ‘연년익수(延年益壽)’ 등 길상어(吉祥語)를 짜 넣은 한漢의 비단과 금속기, 칠기* 등이 발견되었다. 또한 헤르메스 신을 표현한 모직물도 발견되어 이 지역이 동서문화가 교류하던 곳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각* 작품의 대부분은 소상(塑像)이며 동투르케스탄에서는 청동, 주조*, 목조가, 서투르케스탄에서는 석조 유물이 약간씩 출토되었다. 소상은 점토로 형태를 만들어 구운 테라코타*, 회반죽으로 만든 스투코*, 점토에 동물 털이나 볏짚을 섞어서 만든 소조상(니상(泥像)이라고도 함)으로 나누어진다. 동투르케스탄의 남쪽 지역과 북쪽의 툼슉에는 3~6세기 초에 해당되는 것들이 많고, 키질과 쿰트라에는 6~8세기, 쇼르축에는 7~8세기, 투르판 지역의 조각들은 8~10세기에 속하는 예들이 많다. 처음 남쪽 지방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에는 그레코-로만 양식이 나타났으나 그 후의 조각에서는 간다라* 후기나 이란, 중국의 영향을 볼 수 있다. 서투르케스탄의 조각 중에는 틀을 사용하지 않고 제작한 아지나 테페의 것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