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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주의

다문화주의 多文化主義
Multiculturalism(영)

민족중심주의의 반대 개념으로 나타난 개념. 하나의 국가 내지 사회 속에서 복수의 다른 인종, 민족, 계층 등이 존재할 때, 서로 다른 문화의 공존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그들 각자의 독자성을 육성하려는 입장.
미술에서의 다문화주의란 백인 중심의 유럽문화적 전통만을 우월한 것으로 생각하는 태도로부터 다양한 민족과 지역의 문화적 전통을 인정하는 차원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다문화주의는 특히 모더니즘*이 갖는 순수주의 내지 중심주의를 탈피하려는 시각에서 필연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과 만나게 되면서 미술에서도 급속하게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 개념은 1980년대말경 미국과 유럽에서 통용되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미국과 유럽에 이민으로 유입된 유색인 수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인종 차별적인 사건이 부분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적 기술의 발달 덕분에 국경을 넘어서 정보와 사고의 즉각적인 전달이 가능해진 점도 다문화주의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했다. 다문화주의는 다른 문화에 속하는 미술을 ‘원시적’인 것으로 보거나, 문화적인 타자(他者)에 의한 색다른 산물로 간주하는 경향에 잠재하는 식민지주의의 흔적을 거부한다. 그리고 비유럽적인 문화에서 제작된 미술작품은 그들의 자체적 기준에 따라 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989년 <대지의 마술사들Les Magiciens de la Terre>이라는 이름으로 퐁피두센터*에서 열린 전시회는 유명한 서양의 미술가와 무명의 제3세계 작가의 작품을 한 데 모았다. 이 전시회는 근본적으로 다른 여러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일깨워줌으로써 예술의 본질에 대한 사고방식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지금까지 다문화주의 개념은 서양 문화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기묘하게 적용되는 예가 적지 않았으며, 이러한 한계 속의 다문화주의는 단순한 다양성을 위한 도구의 개념에 불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