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공
박공 博栱 gable(영) pignon(프)
고전 건축에서 경사진 지붕의 양쪽 끝부분에 만들어진 지붕면과 벽이 이루고 있는 삼각형 모양의 공간으로, 보통 처마에서 지붕 끝까지 뻗어 있다. 양쪽으로 뾰족하게 경사진 지붕을 ‘박공지붕’이라고 하며, 이 지붕의 측면에 있는 삼각벽을 ‘박공벽’이라고 부르는데 박공이라는 용어는 이 두 가지 모두의 약칭으로도 사용된다.
로마 건축에서는 호(弧) 모양의 박공이 나타나며 이것은 지붕 끝에 설치했던 원래의 용도 외에 창문과 출입문 위에 설치해 비를 가리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일반 건축물에서 박공이 등장한 것도 벽과 지붕이 만나는 곳의 방수 문제에 대해 미학적으로 만족할만한 해결 방안을 찾으려는 시도 때문이었다. 바로크* 시대의 건축물에서는 장식적 용도로 사용된 꺾임 박공이 주류를 이루었다.
한편 북유럽이나 서유럽에서는 깎아지른 듯한 경사를 갖는 지붕이 대부분으로 박공은 층계 모양이나 곡선 형태로 풍부하게 꾸미고 항아리나 조각상, 오벨리스크* 등으로 장식 효과를 높였다. 박공은 중국이나 일본 건축에서도 중요한 특징이다. 동양에서 박공은 돌출된 지붕 기와, 용마루와 처마선에 있는 기괴한 동물상 그리고 때때로 박공 표면에 새긴 조각으로 장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