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미술
응용미술 應用美術 applied art(영)
실제적인 효용에 목적을 둔 공예*와 장식미술에 대한 총칭. 순수미술과 응용미술*의 구분은 정치가들과 경제학자들이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의 일환으로 예술에 대한 국가의 후원을 주창한 산업 혁명기에 대두되기 시작했다. 영국의 필Robert Peel은 “이 나라의 순수예술을 위해 내 놓은 모든 지원책은 우리 제조업자들의 이익과도 관련된다. 우리 제조업자들은 기계에 관한 한 외국 경쟁자들보다 우월함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산업 생산물이 소비자의 호감을 얻는 데 매우 중요한 회화적 디자인에 있어서는 불행히도 그만큼 성공적이지 않았으며 그래서 우리들은 그들과 경쟁하기가 벅차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의회에서 순수 예술의 후원자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로 말미암아 부분적이나마 순수 예술을 위한 박물관과 화랑, 정부 지원의 디자인 학교, 장식 예술 박물관 등을 건립하기로 결정하게 된 동기가 됐다. 이 움직임의 기저에 놓인 사상은 예술은 기계공업과는 구분되는 어떤 것이지만, 제조된 물건에 응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예술은 장식과 동일시되었으며, 19세기 후반에 나온 장식에 대한 여러 중요한 이론서에서는 물건의 재료와 기능, 생산 수법에 맞게 장식을 하는, 다양한 양식과 방법 및 정도를 추천하고 있다.
세기가 바뀌어 기능을 중시하는 사람들에 의해 종종 장식에 대한 거부를 포함한 여러가지 반발이 있었다. 그러나 장식적 꾸밈에 대한 거부와 간소한 형태와 장식없는 단순함이 주는 우아함에 대한 고집은 1930년대를 넘어서까지 지속되지는 못했다. 즉 로코코풍과 빅토리아풍에 대한 관심이 부활한 것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나쁘거나 평범한 디자인에 예술적 장식을 응용하면 마음에 들게 할 수 있다고 하는 응용예술의 개념은 조금도 되살아나지 않았다. 유용한 예술이나 산업 미술*에서 말하는 좋은 디자인이란 세공도 훌륭하고 외관도 보기 좋아야 하며 재료와 공법도 중시하고 또 기능의 적합성도 겸비되어야 한다.
19세기 후반 영국에서 모리스William Morris(1834~1896) 등이 주창한 미술과 공예운동*은 실생활의 미화야말로 미에 대한 판별능력을 갖춘 미술가의 역할이어야 한다는 이념에서 출발하였다. 응용미술은 이와 같이 순수미술에 있어서의 ‘미의 원리’가 실생활에 응용되는 조형 활동을 가리키는 말이라 하겠는데, 그 바닥에는 순수 미술을 상위에 두려는 생각이 깔려 있으며 기계 생산을 배제하고 다분히 수공예적인 제작에 중점을 두려는 경향이 있다. 실용적인 미술이라는 의미에서 이전에는 건축까지 포함시켜 응용미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였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주로 손으로 만드는 장식품에 한정시켜 이 말을 사용한다. 또한 공업시대 또는 기술 시대에 부응하는 디자인* 고유의 방법이나 이념이 요구되면서 디자이너라는 직업 분야가 확립되자 응용 미술은 발전적인 의미에서 ‘디자인’이라는 용어로 대체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