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미술
구체미술 具體美術 Art Concret(프) Concrete Art(영)
네덜란드 화가인 반 되스부르크Theo van Doesburg(1883~1931)가 1930년에 추상미술*에 대해 언급하면서 처음 사용한 용어. 그의 정의에 따르면, 구체미술은 자연에 뿌리를 두지 않은 대신, 미술 자체의 형식적 속성과 기하학에 바탕을 둔 미술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회화*의 형식적 속성은 색채와 형태이고, 조각*에서의 형식적 속성은 양감*과 윤곽*을 가리킨다. 1930년에 반 되스부르크는 “한 가닥의 선*, 하나의 색채, 하나의 면* 이상으로 구체적인 것이 있을까… 여자, 나무, 소 등은 자연의 존재로서는 분명히 구체적이지만, 회화적 존재로서는 면이나 선보다 훨씬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막연한 환영”이라고 말하면서, 추상미술, 추상회화 대신 구체미술, 구체회화의 명칭을 제안하였다.
이 용어는 1933년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앨버스Josef Albers(1888~1976)와 빌Max Bill(1908~1994)이 구체미술을 전파하려고 노력한 결과, 제2차세계대전을 전후로 널리 통용되기 시작했다. 1936년 빌은 자신의 작품에 구체미술이라는 용어를 적용했다. 객관성을 추구하는 구체미술에서는 미술가의 개인적인 터치*가 감춰지기 때문에, 미술작품이 사람이 아닌 기계가 제작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구체미술은 1950년대 이후 더 이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으나, 미술작품이 사회적 문제나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더라도 미술작품 자체로서의 독립된 가치를 지닌다는 기본 입장은 미술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색면회화*, 옵 아트* 등은 구체미술과 직, 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