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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주의

다원주의 多元主義 Pluralism(영)

특정한 하나의 것만을 주류로 간주하려는 사고방식과 반대되는 관점. 즉 어떤 단 하나의 접근방식이 대폭적인 지지나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고 다수의 양식이 공존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주의*에서 추상미술*까지 그리고 인상주의*에서 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미술이 모더니즘*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탄생했다. 그러나 1920년대에 이르러서 현대 미술은 19세기말부터 한 양식이 등장했다가는 썰물처럼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 다시 다른 양식이 등장하는 식의 구도가 반복되어 나타났다고 이해되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1950년대에 추상표현주의*는 모더니즘의 절정으로 간주되었고, 평론계에서는 다른 접근방식들을 철저히 외면하고 추상표현주의에만 관심을 집중했다.
그러나 1960년대 중반부터 여러 종류의 현대미술이 공존하게 되는데, 팝 아트*, 색면회화*, 미니멀 아트* 등이 모두 비평의 대상으로서 뿐만 아니라 미술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어서 철저한 다원주의 시대였던 1970년대에는 새로운 양식과 매체가 많이 등장했다. 아르테 포베라*, 개념미술*, 예술로서의 공예, 대지미술*, 페미니스트 아트*, 미디어 아트*, 패턴과 장식*, 퍼포먼스*, 비디오 아트* 등이 이에 포함된다.
다원주의는 1960년대 말의 정치적 문화적 상황의 격변에 따라 나타났다. 미술세계에서 활약하는 여성의 수가 미술사상 어떤 시대보다도 양적으로 늘어난 것이 그 좋은 예다. 1970년대의 다원주의 미술세계는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평론가들이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었다. 다원주의에 호의적이지 않은 평론가들은 회화*와 조각* 이외의 형태를 중시하는 경향을 비난했는데, 이 새로운 형태들은 전혀 새로운 평가 기준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다른 평론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혼란스럽다기보다는 개방적인 것으로 보고, 다원주의가 현대사회의 다양성을 실질적으로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1980년대 중엽에 이르러 신표현주의*가 퇴조하자 진정한 의미에서 다원주의 시대가 시작되며 모든 형식의 작품이 전시, 평가받게 되었다. 그리고 다원주의는 모더니즘의 급진적인 ‘권위주의’로부터 탈출을 의미하며 여러 가지 주의, 주장을 함께 포함하는 동시에, 이론보다는 감각을 우선하는 의지가 한편에 잠재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