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미학
마르크스주의 미학 Marxist aesthetics(영)
예술(특히 문학)에 대한 마르크스Karl Marx와 엥겔스Friedrich Engels의 언급들이 마르크스주의 문예 비평에 모범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언급들은 사실상 다소 비체계적이며, 미래의 공산주의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에 대한 언급 부분도 너무나 간략하고 유토피아적이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 미학은, 마르크스의 경제, 문화 및 사회에 대한 일관된 연관성 속에서 예술을 설명해내려고 하는 지난 60여년 간의 마르크스주의 계승자들의 노력에 의해 주로 발전되었다.
1930년대 유럽의 마르크스주의자들(아도르노Theodore W. Adorno, 벤야민Walter Benjamin, 루카치Gyorg Lukács, 마르쿠제Herbert Marcuse, 라파엘Max Raphael 등)이 특히 마르크스주의 미학의 제반 가능성을 진지하게 탐구했다. 그러나 그들의 작업은 당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던 파시즘 체제와 러시아 스탈린 체제-러시아에서는 1950년대 후반까지 예술에 대한 공식 노선이었던 이른바 ‘즈다노프주의’는 마르크스주의 미학을 모더니즘* 계열에 대한 엄격한 검열 및 사회주의 사실주의*의 촉진과 동일시하였다-양쪽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다. 그러나 아도르노 등을 중심으로 하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저작은 1960년대에는 서구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였으며 현재는 라파엘의 저작이 점차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가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에 의해 영향을 받은 그 외의 예술이론가들로는 피셔Ernst Fischer, 코드웰Christopher Caudwell, 하우저Arnold Hauser, 안탈Frederick Antal(1887~1954), 클링겐더F.D.Klingender, 모라브스키Stefan Morawski, 버거John Berger, 렌치오Toni Del Renzio, 풀러Peter Fuller, 브레히트Bertold Brecht 등이 있다.
마르크스주의 미학 이론의 주된 요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예술 및 미적 감각의 기원. ②예술의 사적 발전, 그리고 그것이 생산 수단 및 생산 관계와 가지는 변증법적 관계에 관한 이론. ③경제, 사회적 변화와 사진과 같은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발명이 예술에 대해 가지는 의미. ④내용과 형식의 관계;예술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의 문제. ⑤계급, 이데올로기, 진리, 소외, 대중 매체 등과 예술의 관계. ⑥예술의 상대적 자율성의 문제. ⑦정치 투쟁이나 공산주의 정당의 선전의 필요성과 예술과의 관련성 문제. ⑧부르주아 사회, 사회주의 사회 및 미래에 도래할 공산주의 사회에서의 예술의 역할.
마르크스주의에 따르면, 예술은 사회 의식의 한 형식, 즉 사회적 현실이 인간의 의식에 반영된 한 형식이다. 여기서 말하는 반영이라는 개념에는 예술가가 단순히 수동적으로 현실을 관조하는 것이 아니라, 형상화하는 가운데 새로운 현실을 창조해나가고 현실의 개조를 향한 의식을 고양한다는 인식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한 인식에서 현실의 반영과 이념의 표현, 개체와 전형, 예술의 인식적 기능과 교육적 의의, 예술의 사상성, 당파성 등의 문제를 파생시킨다.
한편 예술사에 대한 고찰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작품의 분석을 통해 예술 문화의 생산 과정에서 진보적 민중세력과 반동적 착취세력의 갈등, 낡은 형식과 새로운 내용의 충돌, 사실주의*의 여러 경향과 반사실주의적인 여러 경향 간의 투쟁, 예술의 민족적 특질 형성, 장르 및 양식의 변화 등에 관한 여러 법칙이 연구되고, 이 모든 것이 종합되어 마르크스주의적 창작 이론이 전개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예술에 대한 언급 자체는 다소 비체계적이어서, 이 언급들이 일관되어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후대의 연구자들에게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다양한 정치적 목적에 사용하는 데에서, 또 마르크스주의자들이 그들의 대부(代父)인 마르크스와 엥겔스 자신들이 마르크스주의적 비판의 굴레에 씌워지는 것-예를 들면,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예술에 대한 취향 그 자체는 그들이 살았던 사회에 의해 이미 규정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의 문제-을 대체로 극히 싫어한다는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마르크스주의 미학 이론이 안고 있는 간헐적으로 제기되는 한 가지 의문점은, 마르크스가 그리스 예술에 대해 그 시대는 이미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매력이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고 관찰한 데에 있다. 라파엘은 이를 ‘특정한 경제적 양식에 속하는 이데올로기적 상부 구조로서의 예술이… 어떻게 이 경제 양식이 사라진 뒤에도 계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가?’하는 물음으로 정리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