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지상주의
예술지상주의 藝術至上主義
l’art pour l’art(프)
‘예술을 위한 예술’. 19세기 낭만주의*의 중심 명제의 하나. 예술*은 사회성, 윤리성 그 어느 것에도 구속되지 않고 그 자신 때문에 존재한다는 사상. 흔히 ‘인생을 위한 예술’이라는 것과 대비적으로 쓰인다. 즉 미*(美)를 예술 창조 및 향수의 유일한 목적으로 삼고, 예술의 자율성을 주장하여 예술이 다른 어떤 문화 영역에도 종속되거나 관여하는 것을 부정하는 사고 방식을 말한다.
이 용어는 쿠쟁Cousin이 잡지 《Revue des Deux Monde》에 기고한 글 중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 의도는 진(眞)과 선(善)의 가치에 대항하는 미적 가치의 주장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상업주의와 민주주의를 배경으로 하는 당시의 프티 부르주아 사회의 취미와 윤리에 대하여, 또 거기에서 근원하는 일체의 삶을 위한 예술에 대하여, 예술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서 울려진 구호였다. 예술을 위한 예술은 예술적 형성 속에 윤리적 의미를 찾으려는 일종의 미적 엄격주의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또 탐미적 퇴폐주의로 변이된 반속(反俗)주의로서의 예술지상주의를 의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반속성(反俗性)을 매개로 하여 귀족주의와 이국정서가 따르게 된다.
미술 분야에 있어서 19세기 초의 신고전주의* 시대에는 대혁명을 주도한 디드로Denis Diderot(1713~1784) 등과 같이 예술의 사회적 임무를 요청하는 태도가 일반적이었으나, 1820년대 낭만파의 대두는 신고전주의에 대한 반동으로서, 이러한 이념이 예술의 근대화의 한 계기로서 주창되었다. 예술지상주의는 예술의 자율적인 가치를 인식하고 미적 형식의 독자성을 발견한 적극적 의의는 있지만, 한편으로 예술이 현실의 문제와 유리되어 고답적이 되거나 유희적, 퇴폐적이 되는 폐해를 동시에 함유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부심하는 미술의 경향이나 미술가의 제작 태도 등을 이 말을 써서 비판적으로 부르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