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테 다비타시옹
유니테 다비타시옹 Unité d’Habitation(프)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1887~1965)가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 설계하여 건축한 마르세유에 있는 건축물. 유럽의 젊은 건축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이 건물은 1920년대 건축의 평평한 건물 표면의 미적 특성을 거친 시적 표면 특성을 지닌 ‘베통 브뤼(béton brut, 노출 콘크리트)’로 대치함으로써 새로운 건축 개념을 제시한 건물이었다. 이것은 또한 미래사회에 대한 르 코르뷔지에의 비전을 처음으로 구체화한 것이라 하겠다. 그 반면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거센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이 건물은 그 자체상의 모습으로만 고찰된다면 그 요점을 완전히 잘못 이해할 수 있다. 도시 주변이 급속히 개발되어지는 대도시의 경우,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고층집합주거 블록을 건설하는 것이 적절한 해결방안이 될 것이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의 대담성은 한 지붕 밑에 1,600명을 수용한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적인 기능 수행이라는 점에 있는데, 이 주거단위의 가장 흥미로운 시도는 구매시설을 가로나 지상면에 설치하지 않고 그 건물의 중앙층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외부에서 보면 이 중앙상가는 2층 높이의 수직 루버에 의해 그 위치를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루버는 건물의 중앙부에 있는 계단실에 수직으로 나란히 있는 네모창과 함께 건물외관 전체에 활기를 주면서 스케일 개념을 나타내고 있다. 17층에는 150인용의 육아실이 설치되어 있고 하나의 램프가 옥상 테라스에 직접 통해 있다. 거기에는 필로티* 위에 만들어진 휴식실이나 얕은 풀 등 어린이들을 즐겁게 하는 여러 가지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24×165m의 넓이를 가진 옥상 테라스의 다른 부분은 성인의 사회활동을 위해 계획되어 있다. 일부 옥외 체육관이 있고 건물의 북쪽 단부에는 강한 북풍을 막기 위해 큰 장벽이 있으며, 이것은 야외 연극 공연때에는 배경이 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이 건물의 특이하고 훌륭한 점은 설계기본 모듈을 사용한 그 조형적 특질에 있다. 르 코르뷔지에에 의해 노출콘크리트, 즉 베통 브뤼의 무정형적인 재료는 천연의 암석같은 특색을 갖게 되었다. 그가 이 건물의 개관사에서 ‘이 건물은 모든 부분이 일치해서 외치는 것처럼’이라고 말한 것과 같이 콘크리트 형틀작업의 흔적이나 예기치 않은 흠, 조악한 작업솜씨의 결점을 감추기 위해 그 표면을 평활하게 손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 콘크리트면에 생기를 주기 위해서 거푸집 그대로의 흔적을 그냥 사용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 경우처럼 철근콘크리트가 자연석이나 목재나 테라코타*와 같은 자연재료에 비견될 만큼 그 질감을 살려서 철저히 사용된 것은 처음이었다. 수년 후 영국에서 이런 접근방법을 출발점으로 한 브루탈리즘*이라 부르는 건축적 경향이 일게 되었으며, 1960년대 이후의 현대건축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