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약
유약 釉藥 glaze(영)
①도자기의 표면에 덧씌워 광택과 무늬를 아름답게 하는 유리같은 분말의 약품. 잿물, 도자기를 구울 때 덧씌우는 약으로 단순히 유(釉)라고도 한다. 바탕의 흡수성을 없애고 도자기 자체의 강도를 늘리며 기면을 광택나게 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소성화도(燒成火度)에 희한 고화도유와 저화도유, 외관에 따라 투명유와 불투명유, 성분에 따라 철유(鐵釉), 동유(銅釉), 연유(鉛釉), 장석유(長石釉), 회유(灰釉), 소다유 등으로 분류된다. 규산과 산화알루미늄이 주성분이고 거기에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이 첨가되며 종류에 따라 연(鉛), 아연 등이 사용된다.
고대 자기의 유약은 소다유(알칼리유*), 연유, 회유의 3종으로 대별된다. 소다유는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되었고, 그 후 서아시아와 로마에서 사용된 바 있으며 이슬람 도기에 많이 쓰였다. 연유는 중국 전국시대와 한漢나라 이후에 성행하였다.
유약의 색조는 함유하고 있는 금속의 종류와 양, 소성할 때 환원염(還元焰), 산화염(酸化焰), 중성염(中性焰) 및 용제(溶劑)의 성질에 따라 여러가지로 변한다. 유약 및 금속으로서 철이 색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여 청자유, 흑유, 황유 등이 되고, 동(銅)은 녹유(綠釉)와 홍유(紅釉, 長砂, 桃花紅, 牛血紅) 및 소다유의 청유(靑釉), 망간은 자유(紫釉), 흑유(黑釉), 코발트는 남유(藍釉, 唐藍釉, 瑠璃釉)가 된다. 유럽에서는 중세 말기부터 근세 초기에 걸쳐서 이슬람 세계에서 예부터 쓰인 석유(錫釉) 도기가 유행했다. 스페인의 이스파노모레스크, 이탈리아의 마용리카, 프랑스나 독일의 파이앙스, 네덜란드의 델프트, 영국의 잉글리시 델프트 등이 모두 대표적인 예이다. 중세 말기부터 17, 18세기의 독일 라인 지방에서는 소성 중에 식염을 투입하는 식염유를 바른 석기가 다량으로 구워졌다. 회유는 나무재나 석회를 용제로 하고, 1,200도 이상의 고온에 녹기 때문에 내열성이 뛰어나 중국에서는 자연유로부터 발달하여 자기의 유약으로 보급되어 왔다.
②서양 회화에 나타나는 그림의 기법적인 용어. 색채나 바탕 위에 바른 또다른 색조풍. 그림물감은 혼색하면 뒤로 후퇴하는 반면에 유약을 바른 색채는 앞으로 드러나듯이 보인다. 많은 화가들이 유약을 여러 번 덧칠하는데, 루벤스Pieter Paul Rubens(1577~1640)가 특히 이 방법을 애용하였다. 티치아노Tiziano(1485~1576)와 엘 그레코El Greco(1541~1614)의 그림에서 의상의 화려한 심홍색은 불투명한 밑그림의 심홍색에 유약을 바른 것이다. 19세기에는 유약을 거의 바르지 않는 그림을 선호한 까닭에 유약이 쓰이지 않았다. 19세기의 와니스 유약은 불완전한 부분을 감추고 이전에는 성취할 수 없었던 색채의 눈속임식 조화를 그림에 부여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터너William Turner(1775~1851)가 빛과 대기의 효과를 그리고자 했을 때, 그는 유화에 수채화의 기법을 원용하였다. 그 때 밝은 바탕 위에 투명한 유약이나 밝은 그림물감으로 된 얇은 층을 주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