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주명화록
익주명화록 益州名畵錄
3권으로 된 중국회화 품평서. 북송北宋의 황휴복黃休復(후앙 시어우후, 10세기말~11세기초)이 지은 것으로 《성도명화기成都名畵記》라고도 한다. 책 앞에는 경덕 2년(景德, 1005) 이전李畋(리 티앤)의 서(序)가 있다. 당唐 건원乾元 초(758)에서 북송 건덕 연간(乾德, 963~967)까지, 익주에서 본 화적(畵迹)을 기록하였는데, 특히 서촉西蜀 고찰의 벽화*가 많다. 각각 간략한 전기와 그림 및 예술작품에 대한 평을 서술하였다. 그림만 있고 이름은 없는 경우와 이름만 있고 그림은 남아 있지 않은 경우를 첨가하였다. 품평은 모두 58명의 화가를 일(逸), 신(神), 묘(妙), 능(能)의 사격(四格)으로 나누어 화가들의 예술적인 수준을 평가하였다. 묘격과 능격은 다시 상, 중, 하의 3품으로 나누어 세분하였다. 황휴복은 화가를 평함에 있어 일격을 가장 높은 품평 기준으로 삼아 문인화가의 심미관을 반영하고 있다. 일격은 법도나 색에 맞게 그리는 데 서투르며 필은 간략하나 형태가 갖추어져 있는데 저절로 얻어 본받을 수 없으며 뜻 밖에서 나온 것을 이른다. 이것은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여 일정함이 없는 것을 일(逸)이라 한다’는 당시의 문인화론과 일치하는 미학사상이다.
신, 묘, 능이라는 회화비평기준은 당의 장회관張懷瓘(즈앙 후에이꾸완)이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 뒤에 주경현朱景玄(주 징시앤, 9세기 전반기 활동)이 일격을 첨가하여 사격이라는 개념이 형성되었다. 이후 황휴복은 사격 중 일격이 가장 높은 품평 기준이라는 새로운 주장을 덧붙여 주목되었다. 아울러 황휴복이 기록한 이 책은 서촉의 회화예술과 화원(畵院) 연구에 관한 중요한 자료도 제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