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1 2 7

일루저니즘

일루저니즘 illusionism(영)

자연주의* 미술의 ‘환영성(幻影性)’을 뜻한다. 이차원적인 평면에 삼차원적인 착각을 불러 일으켜, 현실을 눈에 비치게 하는 것과 같은 시각적 효과를 낳게 하는 회화적 기법. 원근법*처럼, 그려진 것을 실재라고 생각하도록 눈을 속이는 회화 기법 혹은 건축이나 무대 장치에서 구조물을 실제보다 더 확대되어 보이도록 하는 수법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트롱프뢰유*는 일루저니즘의 논리적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감을 묘출하기 위해서는 명암법*, 원근법, 단축법* 등을 사용한다. 고대 및 르네상스 시대의 일루저니즘은 타일 마루의 형태나 모자이크*, 벽화*의 가상 프레임같은 디자인 인테리어에 많이 사용되었으며 쉽게 눈속임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회화에서 일루저니즘의 가장 뛰어난 사례는 로마 치기Chigi성의 페루치Baldassare Peruzzi의 벽화를 들 수 있는데, 이는 벽 너머를 마치 개방된 주랑 현관을 통해 보는 듯한 전망을 전개하였다. 그림 속의 대리석은 실제 대리석과 조화를 이루고 가상 기둥 위의 빛은 실제 창문을 통해 비치는 듯하여 하이라이트*를 교묘하게 만들고 있다. 만테냐Andrea Mantegna(1430~1506)에 의한 만투아Mantua의 천장화(1474년 완성)는 15세기의 원근법의 산물로서 바로크* 장식의 놀라운 일루저니즘의 전조라고 할 수 있다. 바로크 양식으로는 1690년 로마의 성 이그나티우스 교회의 안드레아 포초Andrea Pozzo(1642~1709)가 그린 천장화가 있다. 르네상스의 건축 역시 건물 외관상의 크기를 확대하기 위해 일루저니즘의 한 방법으로 원근법적 기법을 사용한 바 있다. 또한 일루저니즘은 17세기 네덜란드의 요지경 상자들을 만들거나 그림을 그리는 기법에 적용되기도 했는데, 이는 과학적 원근법의 원리를 엄격한 적용에 의한 눈속임을 통해 오락을 제공했다.

일루전

일루전 illusion(영)

환상, 착각, 망상 등의 의미이며, 본래는 실재하지 않는 형상을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지각하는 작용 및 그 형상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예술이 창조해내는 세계가 다소 현실처럼 보이더라도 허구에 불과하다고 한다면 예술의 본질을 일루전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입장을 취하는 랑게Conrad Lange(1855~1921)는 예술의 창작에 있어서 그 목적인 미적 쾌감은 의식적인 자기 기만으로서 일루전의 유희에 바탕하고 있다고 주장하여 예술 환상설을 부르짖었다. 미술에서는 예술 작품을 볼 때 일어나는 심적 과정의 하나로 의식적인 자기 착각을 말한다. 회화*는 평면 위에 그린 것이지만 마치 실재의 사물에 있는 입체감, 원근감, 공간감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은 일루전이 있기 때문이다.
원근법*에서는 가까운 것은 크게, 먼 것은 그만큼 작게 나타난다. 이러한 방법으로 화면에서 거리감을 만들어 마치 멀리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착각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 일루전이다. 이러한 원근은 색채에도 있다. 이를테면, 노랑이나 주황, 그리고 빨강은 가깝게 보이고 푸른 색, 녹색, 보라색 등은 멀게 보인다. 이와 같이 색 자체에도 그 성질에 따라서 멀고 가까운 일루전이 있다. 또 명암에도 원근이 있어서 밝은 색조는 가깝고 어두운 색조는 멀게 느껴진다. 이와 같이 회화나 부조*에 있어서 여러가지 표현상의 조작에 의하여 보는 사람의 눈을 속여 마치 자연에 있는 입체감, 원근감, 실재감을 나타내는 것이 일루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