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팝 아트 Pop Art(영)
1960년대 초기에 미국에서 발달하여 미국화단을 지배했던 구상* 회화의 한 경향. ‘팝pop’이라는 명칭은 ‘popular’에서 유래하였으며, 일상생활에 범람하는 기성 이미지인 대중적 이미지에서 제재(題材)를 취했던 미술의 경향을 일컫는다.
팝 아트가 급속히 일반화된 것은 1962년 뉴욕의 시드니 제니스Sidney Janis 화랑에서 열렸던 <뉴 리얼리스트전New Realists> 이후의 일이나 영국에서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그 전조가 된 미술가들의 활동이 있었다. 1950년대 초부터 해밀턴Richard Hamilton(1922~ ), 파올로치Eduardo Paolozzi(1924~ ) 등의 젊은 작가들이 모여서 대중 사회의 문화, 예술, 매스 미디어와 같은 문제들을 토론하고 전시회를 개최함으로써 팝 아트라는 명칭을 얻게 된 것이다.
이 말을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영국의 비평가 알로웨이Lawrence Alloway(1926~1990)였다. 그러나 그에 따르면, 이 명칭은 이미 1950년대 초에 런던의 소그룹 예술가들 사이에서 쓰여왔다는 것이다. 영국의 팝 아트는 초기부터 사회 비판적이었으며, 구태의연한 사회질서에 대한 비판으로서 사회와 예술을 접목시키고자 했던 젊은 예술가들에 의해 전개되었다. 따라서 알로웨이가 영국에 있어서 ‘대중 문화’라고 언급한 것은 미국과는 다른 문화적 계급을 의식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팝 아트는 1950년대 초기의 미국 화단을 휩쓸었던 추상표현주의*의 애매하고 환영적(幻影的)인 형태와 주관적인 미학에 대한 반동의 결과로 나타나게 됐다. 미국의 팝 아트는 특히, 지극히 평범한 것조차도 미적, 예술적인 가치가 있다는 전위 작곡가 케이지John Cage의 사상에 고무된 바 크다.
또한 제2차세계대전 때부터 미국 미술에는 유럽으로부터 수용된 입체주의*와 초현실주의*의 영향이 지속되었는데, 1960년대 이후로 이 영향력은 추상주의와 사실주의*라는 양극으로 분리된다. 미국의 팝 아트는 사실주의의 한 지류로서 미국으로 상징되는 현대의 테크놀로지 문명에 대한 낙관주의를 기조로 하고 있다. 미국 팝 아트의 전조 작가로는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1925~ )와 존스Jasper Johns(1930~ )를 들 수 있다. 특히 라우센버그는 일상 생활에서 흔히 발견되는 물체, 이를테면 콜라병, 자동차 타이어, 침대 등을 이용하여 컴바인 페인팅*을 창안함으로써 팝 아트의 기틀을 마련했다.
미국의 팝 아트는 흔히 발견되는 일상의 이미지나 물체를 미술 작품으로 전환시켰는데, 이 점은 다다*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다다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팝 아트가 세련된 고도의 기술에 의해 ‘일상’을 미술의 영역으로 또는 사회의 체계 속으로 끌어들였으며, 반(反)미학적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또 화면에 나타난 이미지는 구상적이지만 회화체계 자체는 추상성이 높다. 대표적 작가로는 대중 스타의 얼굴이나 대중생산품을 재현한 워홀Andy Warhol(1928~1987), 만화 이미지를 확대한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1923~1998), 일상적인 사물을 삼차원으로 옮긴 올덴버그Claes Oldenburg(1929~ ) 등이 있다.
미국의 팝 아트는 뉴욕뿐만 아니라 서부에서도 독자적인 전개를 보여, 뉴욕 팝과 함께 캘리포니아 팝이 2대 조류를 이룬다. 벵스턴Billy Al Bengston, 키엔홀츠Edward Kienholz(1927~1994), 라모스Mel Ramos(1935~ ), 러샤Edward Ruscha(1937~ ), 티보Wayne Thiebaud 등으로 대표되는 캘리포니아 팝 아트는 고유한 지방색이 첨부되었으며, 뉴욕 팝보다는 생경한 표현이 적고 상업적인 테크닉의 재현에 강조를 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