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도
화훼도 花卉圖
화조 영모화*의 한 화제(畵題). 짐승에 꽃이나 나무를 배치하는 화조화*와는 달리 꽃이나 풀만 그리는 것이다. 화초도에 속하며 절지(折枝)를 포함한 꽃그림을 총칭한다. 초충도*를 포괄하기도 한다. 서아시아가 기원으로 중국으로는 남북조(南北朝)~당대(唐代)에 전파되었다. 특히 연화, 모란, 부용 등 각종의 덩굴풀 문양은 장식문양으로 발전하였다. 중국 회화사상 ‘화훼’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나타나는 것은 840년경에 쓰여진 주경현朱景玄(주 징시앤)의 《당조명화록唐朝名畵錄》에서이다. 그뒤 화훼라는 화목(畵目)은 화조화*나 소과도(蔬果圖), 초충도 등과 함께 소개되다가, 청대(淸代)에 이르러 화훼만을 다룬 화보로 추일계鄒一桂(처우 이지에, 1686~1772)의 《소산화보小山畵譜》가 나왔다. 독립된 화제로서 그려진 오래된 예로 남조(南朝) 양梁의 장승요張僧繇(즈앙 썽야오)가 그렸다는 요철화(凹凸花)와 초당(初唐) 은중용殷仲容(인 쫑롱)이 그린 묵화(墨畵) 등이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화훼도가 본격적인 발달을 보인 것은 오대(五代)와 북송北宋에 걸쳐서이다. 이 때는 가지 하나만을 그리는 절지화*(折枝花)와 뿌리에서부터 전체를 다 그리는 전주화(全株花)의 구별이 생겼고, 일반적으로 구륵법이 사용되었다. 몰골*법(沒骨法)으로 그려진 수묵 화훼도는 문인화*가 발달됨에 따라 등장하게 되었다. 사군자*도 엄격히 말하자면 이 범주에 속한다. 문인화와 선화(禪畵)의 발달로 인한 수묵화훼도의 전통은 명대(明代) 중기의 심주沈周(선 저우), 서위徐渭(쉬 웨이) 등에 이어졌고, 청대의 팔대산인八大山人(빠따르산르언)이나 양주팔괴*(揚州八怪)에 이어졌다. 표현 기법에는 구륵전채법*(鉤勒塡彩法), 구륵을 배제한 몰골채색법(沒骨彩色法), 수묵법(水墨法), 백묘법*(白描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