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의 보존 및 수복 conservation and restoration(영)
영구적인 미술작품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시간의 경과에 따른 작품의 변질을 억제하는 보존 및 수복(修復)이 중요한 사안으로 되었다. 보존작업은 정교한 기술과 재료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미적 감수성과 미술사 지식을 아울러 요구한다. 작품을 부패시키는 원인은 물리적인 손상과는 달리 항상 그림과 기저재(基底材, support)의 재료에 내재해 있다. 그러나 그러한 원인 중 많은 부분은 적당한 조치, 또는 대기의 습도 등을 비롯한 환경상태에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보존의 가장 중요한 일부분은 환경 요인에 대한 정기적 검사와 노후화의 진단이 가능한 적절한 환경에서 그림을 전시하고 안전하게 소장하는 일들이 포함된다.
그림의 기법, 재료, 상태에 관한 최대한의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검사해 볼 수 있고, X선이나 방사선을 이용해 검사할 수도 있다. 보존 과정에서는 작품의 다양한 기술적 특징이나 병리학적 특징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림의 물질적 구조는 기저재(벽, 패널*, 캔버스*, 종이, 동판, 상아 등), 밑칠 도료(塗料, ground;제소, 백묵, 적갈색 점토, 색소 등), 안료층, 표면 도장재(塗裝材), 바니시*, 납(蠟)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층은 각각의 기능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층에서 생기는 다양한 형태의 부패를 상쇄시키는 것이 보완의 목적이다.
대부분 부패의 원인이 처음의 재료에 내재해 있으므로 재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실제로 임상적인 관심을 가장 흔하게 요구하는 것이 기저재와 표면이다. 이상적인 기저재는 그 기계적인 기능 외에도 물질적으로나 화학적으로 견고하고 화학작용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재료들 가운데서 이 점을 완전히 충족시키는 것은 거의 없다. 벽화나 프레스코*는 벽의 습기 때문에 부패한다. 패널화에서는 비교적 습기가 있는 대기의 변화가 목재의 수분 내용물을 변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목재의 크기를 변화시킨다.
안료와 도장재는 가변성이 높은 목재에서는 쉽게 부서져 떨어지기 쉬운데,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손상된다. 캔버스와 그 위에 입힌 바니시도 습기를 흡수하여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 그 외에도 균규(菌類)가 침해하는 경우라든지, 캔버스가 약해서 찢어지고 부패하는 현상도 생길 수 있다. 수채화*, 소묘*, 그리고 판화*도 노후화가 일어나는데, 기저재에서 흔히 기인하는 것이다. 바니시로 표면을 입힌 최종층은 바니시가 마치 필름처럼 깨끗하고 색채가 눈에 띄지 않게 연속적으로 입혀져야 하기 때문에 복원작업에서 가장 섬세하고 어려운 부분이다. 바니시와 안료는 콜로이드이기 때문에 그 물질적 화학적 성질에 대한 전문가적인 지식이 있어야 작업 중에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