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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

흑도 黑陶 bei-tao(중)

중국 신석기시대에 채도에 이어 나타난 토기*로, 용산문화*(龍山文化)의 대표적인 토기이다. 고운 태토를 사용하고 물레로 성형하며 구울 때 통풍이 안되는 환원염으로 번조하므로 태토의 철분이 환원되어 회색이 되고 마지막에 연기를 내어 그을리게 하여 탄소의 미립자를 태토에 스며들게 한 후 문지르면 검은 광택이 나는 표면이 만들어진다. 그릇형태는 변화가 많으며 얇게 성형된 것은 특히 ‘난각(卵殼)토기’라고 부른다.
이러한 예는 하모도문화(河姆渡文化)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양자강 도작(稻作)문화에 널리 파급되었고 대문구문화(大汶口文化)나 후기의 양저문화(良渚文化)에는 두꺼운 흑도가 있다. 춘추전국(春秋戰國)~진한(秦漢)시대까지 존속하고 감숙성甘肅省의 제가문화(齊家文化)나 하남河南, 섬서성陝西省에 흑도의 용*(俑)이나 기물(器物)이 보인다.

흑인미술

흑인미술 黑人美術 Negro Art(영)

아프리카의 흑인에 의한 원시 미술. 그 제작 지역은 아프리카 북부의 이슬람 문화권을 제외한 서부 및 중앙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하여 세네갈에서 차드에 이르는 지구, 콩고 지구, 수단 지구로 크게 나뉘어진다. 나무, 상아, 청동, 철, 금, 은 등을 써서 만든 조각*과 공예*가 주요한 것으로, 중심은 종교적, 주술적인 가면이나 인체 조각에 있다. 기하학적 형태, 생명감이 넘치는 변형 등이 19세기에 주목을 받은 이래 유럽 미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가장 융성했던 시기는 지역이나 민족에 따라 다르다. 베닌에서는 16~17세기, 콩고에서는 17세기경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제작 시기가 불명확한 것이 많다.
근대 미술*은 이 흑인미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야수주의*는 원시적 데포르마시옹*을 배웠고, 표현주의*는 신비적 요소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피카소Pablo Picasso(1881~1973)를 비롯, 입체주의*에 끼친 흑인 미술의 영향이다. 특히 1906~1909년의 피카소의 작품들은 ‘흑인미술 시대’로 구별하고 있을 정도이다. 피카소는 주로 흑인미술에 나타나는 볼륨*의 해석에 의한 기하학적 면의 구성, 논리적인 사고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논리 체계에 의한 물체의 파악, 입체적인 단순화와 부분의 강조 등에서 힌트를 얻어 그것을 실제의 제작에 도입했다.

희화

희화 戱畵

장난이나, 우스개 또는 풍자를 목적으로 그린 그림. 더 나아가서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그림을 말한다. 대개 붓이나 펜에 의한 약화적(略畵的) 형식을 취하며 그 성격상 캐리커처*나 만화*와 비슷한 면모를 지닌다. 특히 16세기말 이탈리아에서 출현한 캐리커처는 위트와 풍자가 충만한 희화의 한 장르*로서 성립되었다.
웃음의 소재와 개념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희화의 내용도 매우 폭넓다고 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사티로스*Satyros, 프리아포Priapos처럼 호색적이고 익살스러운 신(神)들의 기행(奇行)을 그린 그림 중에는 희화에 속하는 것들이 많다. 중세의 괴물이나 그로테스크한 우화적인 동물 등도 우스꽝스럽게 묘사되곤 한다. 15~16세기에는 그라프Urs Graf나 보슈Hieronymus Bosch, 브뤼겔Pieter Bruegel 등의 풍속화*에서도 유머스러운 희화화가 엿보인다.

힌두 사원

힌두 사원 Hindu temple(영)

굽타시대* 이후 인도에서는 인도인에 의한 통일 왕조는 더 이상 나타날 수 없었으나 각 지역의 여러 왕조들은 힌두교를 적극적으로 후원하였다. 각 지방에서는 힌두교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따라서 힌두교 사원과 각종 건조물들의 건축 활동도 매우 활발하였다.
약 8~13세기의 인도 미술*에서는 힌두교 사원 건축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힌두교 신전은 비마나*(vimāna)와 만다파*(mandapa)로 구성된다. 만다파는 예배나 예식을 준비하는 예비적인 공간으로서 평면은 장방형이다. 비마나는 정방형의 평면으로 그 안에 시바*신의 상징인 링가*나 혹은 다른 힌두교의 신상*들이 봉안되는 장소이다. 비마나의 위쪽에는 높은 탑*이 솟아 있는데 이 탑은 우주의 중심에 있는 메루Meru산을 상징한다. 탑의 형태에 따라 힌두교 신전은 크게 북방(또는 나가라Nagara) 형식과 남방(또는 드라비다Dravida) 형식으로 나뉘어진다.
북방 형식에서는 이 탑을 ‘시카라*(śikhara)’라고 부른다. 이 시카라는 작은 구성요소들이 수직적으로 반복되어 띠를 이루면서 위로 전개되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위로 갈수록 안쪽으로 줄어든다. 남방 형식의 탑은 반복적으로 쌓인 여러 단의 수평적인 층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북방 형식과는 달리 탑 꼭대기만을 ‘시카라’라고 부른다. 그 밖에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베사라Vesara 형식이 있다. 북방 형식은 오리사의 부바네쉬바르Bhūbaneśvar나 중인도의 카주라호Khajurāho에 있는 수많은 신전들에서 볼 수 있다. 남방 형식은 주로 남인도 지역에서 만들어졌으며 특히 타밀 지방이 중심지였다. 팔라바 왕조*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마드라스 부근의 마말라푸람Māmallapuram의 여러 사원들과 칸치푸람Kanchipuram의 사원이 대표적인 남방 형식이다.

힌두교 미술

힌두교 미술 Hindu Art(영)

힌두교 신앙과 관련된 건축, 조각*, 회화* 등의 조형예술*을 말한다. 힌두교는 기원전 1500년경부터 인도로 들어오기 시작한 아리아Ārya족이 《베다Veda》를 중심으로 체계를 세운 브라만교에서 비롯되었다. 베다의 제사의식을 중시하고 브라만의 종교, 사회적 권위를 내세웠던 브라만교는 비아리안 계통인 여러 종족들의 토착적인 종교 관습과 신앙이 습합되어 4세기 말인 굽타시대*에 힌두교라는 대중적인 종교로 발전하였다.
힌두교에서는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가 성삼위일체(트리무르티*)를 이루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 중 한 신만을 찬양하고 숭배한다. 우주의 창조자인 브라흐마는 별로 중요한 신으로 모셔지지 않았고 비슈누나 시바 중 한 신만을 섬기는 종파(비슈누신 숭배Vaishnavism, 시바신 숭배Saivism)가 성행했다. 힌두교 미술에서는 베다, 서사시, 푸라나* 등 힌두 문헌에 기초하여 여러 신의 도상*을 창안했으므로 힌두교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전의 내용과 도상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가장 오래된 힌두교 미술의 유적으로는 굽타시대인 401년에 만들어진 우다야기리Udayagiri 석굴의 제6굴을 들 수 있다. 물론 우다야기리에는 5세기경에 조영된 힌두 석굴이 더 있으며, 데오가르Deogarh의 비슈누 사원과 엘레판타Elephanta 석굴은 6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굽타 시대 이후 인도 전역에서는 힌두 사원*을 중심으로 힌두교 미술이 매우 발달한다.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북인도의 오리사 지역과 카주라호, 남인도의 마말라푸람, 칸치푸람, 탄조르, 데칸 지역의 솜나트푸르와 엘로라 석굴 등을 들 수 있다. 12세기 말 등장한 이슬람 왕조가 북인도의 많은 힌두 사원과 신상*들을 파괴하여 남아 있는 예가 많지 않지만, 힌두 왕조들이 통치했던 남인도에서는 17세기까지 힌두 사원들이 건립되었다. 인도 문화의 영향을 받았던 동남아시아*에서는 7세기경부터 힌두교 미술이 행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