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주의 空間主義 Spatialism(영) Spazialismo(이)
이탈리아의 화가 폰타나Lucio Fontana(1899~1968)에 의해 제창되었던 예술 운동. 제2차세계대전 후 밀라노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의 <공간주의 선언>을 동반하여 예술표현 영역의 확대를 지향했다. 이 운동은 전통적인 예술 개념을 탈피하고 세라믹, 도자기, 콘크리트, 인광 물질과 같은 공업사회의 재료와 기술수단을 취급하며 특히 4차원적인 공간을 표현하고자 했다. 공간주의의 이러한 시도는 소재와 표현의 해방과 함께 제작자와 관중과의 관계, 예술의 사회성을 시사하였다. 공간주의의 본질적인 내용은 기존 미술의 미학을 타파하고, 시간과 공간의 통일에 기초를 둔 새로운 예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폰타나의 <백색 선언Manifesto Blanco>에 잘 요약되어 있다. 1946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발표된 이 선언문은 “우리들은 예술의 혁신을 계속한다. 우리들은 기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미 색종이와 석고 등은 의미가 없다. 포름*의 변화가 요구되어진다. 회화를, 조각을, 시를, 음악을 초월해야 한다. 새로운 정신이 외치는 주장에 걸맞은 예술이 요구된다. 이미 알고 있는 포름의 사용을 포기하고, 시간과 공간의 통일에 기초한 예술의 발전에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폰타나는 1947년 밀라노에서 <제1차 공간주의자 선언>을 툴리에Tullier, 조폴로B.Joppolo 그리고 비평가 카이셀리안G.Kaisserlian과 함께 발표했다. 이듬해에는 <제2차 공간주의자 선언>이, 1950년에는 <제3차 공간운동헌장 제안>이 발표되었고, 1951년 제9회 밀라노 트리엔날레 국제회의에 임해서는 <제4차 공간주의 기술선언>과 부리Pol Bury(1922~ ), 탄크레디Parmeggiani Tancredi와 함께 발표한 <제5차 공간예술선언>이 잇따랐다. 1952년 텔레비전 방송을 위한 <제6차 공간운동선언>을 마지막으로 공간주의의 선언은 끝을 맺었다. 제9회 밀라노 트리엔날레에서 공간주의는 전시장 입구와 중앙 천장에 거대한 구멍을 뚫고 네온관에 의한 빛을 투사시켜 환경미술*의 원형을 이루었다. 또한 나비리오 화랑에서 열렸던 폰타나의 개인전 <검은 공간적 환경Black Spatial Environment>(1949)은 블랙라이트를 조명으로 사용한 자극적인 전시회였다. 그 전시회에서 작품은 울트라 바이올렛 빛으로 가득찬 화랑 내부에서 소멸해가고 관객은 다만 빛의 홍수 속에서 자신의 의식만을 직면하게 되었는데, 이러한 양상은 해프닝*과 퍼포먼스*를 예고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