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초 頭陀草
조선후기 문인 이하곤李夏坤(1677~1724)의 문집. 전체 18책으로 1,650여편의 시(詩)와 서(書) 등이 실려 있다. 이 중 중국 회화나 고려, 조선시대 회화에 대한 안목있는 비평이 많아 주목된다. 소개되어 있는 중국 화가는 당대(唐代)의 왕유王維(우앙 웨이, 699~759), 송대(宋代)의 마원馬遠(마 위엔), 하규夏珪(시안 꾸에이), 조백구趙伯駒(자오 뿌어쥐), 유송년劉松年(리우 쏭니앤), 원대(元代)의 조맹부趙孟頫(자오 멍후, 1254~1322), 전선錢選(치앤 쉬엔, 1235~1301년 이후), 명대(明代)의 심주沈周(선 저우, 1427~1509), 동기창董其昌(똥 치츠앙, 1555~1636), 청대(淸代)의 맹영광孟永光(멍 융구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고려나 조선시대 화가에 대한 언급은 공민왕恭愍王, 이징李澄(1581~1645), 이덕익李德益, 윤두서尹斗緖, 정선鄭敾(1676~1759) 등이 있는데, 화가와 그림에 대한 간략한 평가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 화론서와 서화를 두루 섭렵했던 이하곤은 학식이 높은 선비화가들의 작품을 높게 평가하고 사의*(寫意)를 중시하였던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그는 정신을 중시하는 것과 더불어 그리는 대상을 닮게 그리는 형사(形似)도 중요시하는 독특한 회화관을 전개하여 당시로서는 진취적인 회화관을 제기하였다. 이는 당대(當代)의 화가 윤두서가 그린 자화상*이나 말그림, 노승도(老僧圖) 등에 대해 사실성이 높은 훌륭한 그림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아울러 정선의 진경산수*(眞景山水) 그림이 중국식의 그림이 아니라, 자신의 시의(詩意)로서 그려진 개성있는 그림이라는 품평을 함으로써 선구적 비평 안목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회화는 완물상지(玩物喪志)의 대상’이라는 성리학적인 회화관에서 한걸음 나아가 회화에 대하여 높은 가치를 부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