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塔
탑은 형태에 따라 복발형탑(覆鉢形塔), 감탑(龕塔), 주탑(柱塔), 안탑(雁塔), 라마탑(喇嘛塔), 다보탑(多寶塔), 보협인탑(寶篋印塔), 오륜탑(五輪塔) 등으로 나누어지며, 재료에 따라 목탑(木塔), 전탑(塼塔), 모전석탑(模塼石塔), 석탑(石塔), 니탑(泥塔), 청동탑(靑銅塔), 금동탑(金銅塔) 등이 있다. 인도에서는 스투파*라 하여 복발*형으로 마치 분묘와 같은 형태의 탑이 유행하였는데, 시대가 지나오면서 점차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 탑형식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전탑과 목탑, 한국에서는 석탑, 일본에서는 목탑이 주류를 이루면서 발달하였다. 한국에서는 불교의 전래와 함께 4세기 후반부터 세워지기 시작하여 인도, 중국과는 다른 독특한 형식의 탑파가 만들어졌다. 목탑은 나무로 만든 탑으로 인도에서는 보기 드문 편이나 중국에서는 성행하였다. 한국에서는 중국의 고루형(高樓形) 목탑형식의 영향을 받아 초기에는 다층의 누각형(樓閣形) 목탑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지만 대표적인 목탑으로 신라의 〈황룡사지皇龍寺址 9층 목탑〉과 〈사천왕사지四天王寺址 쌍탑雙塔〉을 들 수 있다.
석탑은 부처의 사리를 안치하기 위하여 돌을 쌓아서 만든 탑으로 분탑(墳塔) 또는 묘탑(墓塔)이라고도 한다. 중국 서진(西秦)시대에 석탑 건립에 관한 문헌이 보이며 현존하는 예로는 5세기경에 만들어진 운강석굴* 안에 있는 4각5층석탑이 있다.
한국에는 1,000여기 이상의 탑이 현존하는데 이 중에서 석탑은 재료의 견고성과 내구성으로 인해 오늘날 가장 많이 남아 있다. 석탑은 7세기경 백제와 신라에서 이전의 목탑구조를 모방하여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삼국시대 석탑의 특징은 목탑의 구조를 최대한 재현하였다는 점으로, 백제의 〈미륵사지彌勒寺址 석탑石塔〉에서 가구수법*(架構手法), 배흘림 기둥* 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통일신라시대 초기에는 〈감은사지感恩寺址 삼층 석탑三層石塔〉에서 볼 수 있듯이, 상하 2층의 기단(基壇)과 우주(隅柱)가 있는 옥신(屋身), 5단의 옥개(屋蓋)받침, 추녀 끝이 약간 들리는 특징 등 석탑양식의 전형이 성립된다. 8세기에 이르면 하층 기단의 탱주가 둘로 줄고 탑신과 옥개석이 하나의 돌로 만들어지는 등 축소현상이 나타난다.
8세기 말부터는 규모도 더욱 작아지고 간략화되는 반면 조각솜씨가 정교해져 표면에 불, 보살 등의 장식문양이 조각된다. 9세기경에는 조각장식이 더욱 유행, 불국사 다보탑과 같은 이형(異形)양식의 석탑이 조성되었다. 고려시대에는 석탑이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각 지방의 색채가 가미되면서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경상도 지역은 신라석탑의 전통을 계승하였고, 백제지역에서는 목조가구(架構)의 특징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새로운 유형의 석탑으로 〈월정사月精寺 팔각구층석탑八角九層石塔〉 〈경천사지敬天寺址 십층석탑十層石塔〉 등이 있는데, 방형중층(方形重層)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조선시대 석탑은 초기에는 방형중층이 일반화되다가, 후기에 전란 등으로 석탑 건립이 단절되다시피 하였다.
전탑은 벽돌로 만든 탑으로서 중국에서는 남북조(南北朝)시대부터 목조건축의 처마와 두공*(枓栱)을 모방한 전탑이 유행하기 시작하였고, 〈숭악사嵩岳寺 12각5층전탑〉(523)이 가장 오래된 예이다. 이러한 형식은 당, 송대(唐宋代)에 이르기까지 많이 건립되었다.
한국에서도 이미 삼국시대에 건립되었으나 화강암을 사용하고 옥신석에 감실*(龕室)을 설치한 것 등은 중국과는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에서는 석재로써 전탑을 모방하여 만든 모전석탑이 전탑보다 유행하였는데 그 형태는 석재를 벽돌과 같이 잘라서 전탑 모양으로 축조한 것과 석탑의 기본형식을 따르면서 표면을 전탑과 같이 가공하여 축조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후자의 모전석탑형식은 통일신라시대에 많이 건립되었다. 그 밖에 과거불의 하나인 다보불(多寶佛)을 모신 탑을 다보탑, 《보협인다라니경寶篋印他羅尼經》을 넣은 보협인탑, 사리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