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세밀화
인도 세밀화 Indian miniature painting(영)
인도에서 발달한 회화*의 형식으로서, 세밀한 필법으로 그린 작은 크기의 채색화이다. 12세기 초 서인도의 구자라트와 라지푸트 지역에서 시작된 세밀화*(細密畵)는 14세기 말경 완전한 형식을 갖추게 된다. 초기의 세밀화는 책의 삽화, 혹은 경전, 서사시, 신화, 시 등의 도해(圖解)로 많이 그려졌는데, 자이나교*의 경전화인 〈칼파 수트라Kalpa sutra〉(1439)가 대표적이다. 세밀화의 양식*을 보면 인물은 대개 측면관으로 그려지고 입체감을 나타내는 음영법은 사용되지 않으며, 공간에 대한 암시도 거의 없어 평면적이다. 예를 들어 1500년경 그려진 〈초라판차시카Caurapancāśika〉는 시를 위에 쓰고 밑에 그림을 그린 형식의 작품인데, 음영*이 없는 균질한 색채를 사용하여 입체감이나 공간감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슬람교도들이 인도로 진출한 뒤에는 서인도 세밀화의 색조나 인물 표현에 페르시아 그림의 영향이 반영되기도 하였다. 무갈 제국이 등장한 16세기 이후의 인도 세밀화는 무갈 회화*와 그 밖의 다른 인도 화파들로 구분될 수 있다. 인도 화파들의 그림을 ‘라지푸트 회화’라고 하는데, 17세기 경 두 개의 중요 그룹으로 나누어졌다. 즉 라자스탄 지방의 라자스탄 회화*와 펀잡 고원과 서부 히말라야 지역의 파하리 회화*가 그것으로 각 화파의 그림도 지역에 따라 양식이 조금씩 다르다. 두 화파에 포함되지 않는 데칸 지방의 회화를 따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들 중에는 인도의 전통적인 세밀화 양식을 계승한 것도 있고 무갈 회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