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미술 Afghan Art(영)
아프가니스탄은 동서를 잇는 교역로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서 예부터 중계 무역이 성행했다. 지리적인 여건상 여러 민족들, 즉 그리스계, 이란계, 투르크계의 왕조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했고 불교, 조로아스터교(배화교), 힌두교, 이슬람교 등 여러 종교가 전해졌다. 민족과 종교가 다양했으므로 미술 역시 이란, 인도*, 중앙아시아*의 각종 문화가 혼합된 점이 특징이다.
불교 미술*은 동부의 하다Hadda에서 북부의 옛 박트리아* 지역까지, 이슬람 미술은 가즈니Ghazni로부터 남부 시스탄Sīstān까지, 힌두교 미술*은 카불Kabul 동쪽을 중심으로 유물과 유적들이 다수 전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북부는 이란을 비롯한 서방의 문화가, 동부는 인도 문화가 많은 영향을 끼쳤다. 박트리아의 도시 유적인 아이 하눔에서 헬레니즘 문화와 관련 있는 각종 유물이 출토되었고, 쿤두즈와 칸바르 부근에서는 박트리아의 화폐가 발견되었다.
인도 쿠샨 시대*에 아프가니스탄 동부에서는 불교 미술이 널리 유행했는데, 힌두쿠시 산맥을 경계로 남쪽과 북쪽의 양식이 조금씩 다르다. 남쪽은 간다라 미술*과 같은 양식으로서 청색 편마암으로 만든 건축물과 조각상 및 스투코*상이 남아 있다. 북쪽은 아무다리야 유역의 옥서스Oxus 미술과 같은 범주로 석회암제의 조각품이 출토되었다. 베그람Begram에서는 로마의 청동기, 석고 부조상, 인도의 상아 조각품, 중국 한漢나라 시대의 칠기* 등이 발견되어 과거 이 지역이 동서 문화가 교류했던 곳임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바미얀 석굴 벽화*의 양식은 사산조 이란*, 인도 굽타 왕조*, 동투르케스탄 지역 미술과의 관계를 나타내며, 폰두키스탄의 소조불과 벽화에서는 굽타 미술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북부의 수르흐 코탈Surkh Kotal에는 배화신전(拜火神殿)으로 생각되는 유적이 남아 있다.